한국일보 애틀랜타
베테랑스 에듀
김형준 법무사팀
첫광고

[에세이] 바위 굴려 올리기

지역뉴스 | 외부 칼럼 | 2024-04-22 14:32:34

에세이,김홍식, 내과의사, 수필가, 바위 굴려 올리기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

40세 이후부터 인간의 신체기능이 쇠퇴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우리 근육양도 해마다 1-2% 감소한다. 신체 노화로 근육세포의 수가 줄고 충분하지 않은 식사와 운동 부족이 겹치면 근육은 급속히 줄어들게 된다. 그 결과로 운동신경이 둔화되어 보행 장애나 낙상 위험이 높아지며 골절의 위험도 커진다. 근육이 줄어드는 만큼 포도당 사용량도 줄어들어 당뇨병과 동맥경화의 가능성이 높아진다. 모든 운동이 골격근, 심장근육, 내장 근육에 다 도움이 되지만 걷기만 해서는 상체나 허리의 골격근 운동에 부족하다.

필자도 운동부족을 느껴 피트니스 센터에 부지런히 들러 무리하지 않게 운동 하고 있다. 젊은 사람이 많지만 중년, 노년의 남녀노소들, 또 전동차를 타고 도우미와 같이 운동하러 오는 분도 있다. 땀을 흘리며 뿜어내는 에너지는 살아있다. 센터의 2층에서 자전거를 타면서 아래층을 내려다보면 역기를 들거나, 각종 기구 앞에서 쉴 새 없이 반복적으로 움직이는 몸 짱의 남녀들이 보인다. 인체의 아름다움과 함께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신들을 상상해 보기도 한다. 무슨 잘못들을 해서 다시 제자리로 돌아올 무거움을 들어 올리고 당기고 있는 걸까?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시지프스는 코린토스의 왕인데 바람의 신인 아이올로스와 그리스 인의 시조인 헬렌 사이에서 태어났다. 호머에 따르면 시지프스는 인간 중에서 가장 현명하고 신중한 사람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그는 우연히 제우스가 강의 신 아소포스의 딸을 납치하는 장면을 목격하고 그 비밀을 누설하게 된다. 신들의 비밀을 누설하고 신들에게 도전하는 죄로 우여곡절 끝에 시지프스는 형벌을 받게 된다. 시지프스는 지하세계의 어떤 높은 산기슭에서 커다란 둥근 바위를 그 산 정상까지 굴려 올려 놓아야 한다. 시지프스가 어렵게 바위를 정상에 올려놓자마자 바위는 다시 산 밑으로 저절로 굴러 떨어진다. 

그러면 시지프스는 터벅터벅 산 밑으로 내려와 다시 바위를 정상으로 굴려 올려야 한다. 그의 형벌은 절대 끝이 나지 않은 채 영원히 계속된다. 소설가 카뮈는 현대의 부조리, 현대인의 삶을 시지프스의 신화로 비유하였다. 매일 똑같은 일을 반복하는 현대인들은 자칫 거대한 자본주의의 부속품처럼 느껴질 수 있다. 죽음을 통해 부조리에서 도피하는 방법도 있지만 죽지 않고 혼신의 힘을 다해 바위를 밀어 올리는 시지프스의 성실한 매일의 삶이 부조리(부당한 형벌)를 이기는 것이라 했다. 그리스 신들이 인간에게 주려고 했던 절망을 거부하며 시지프스는 다시 굴러 떨어진 바위를 밀기위해 산을 내려가면서 잠시의 휴식을 맛본다. 피트니스 센터에서 우리가 들어 올린 역기나 운동기구들은 제자리로 다시 돌아오기에 또 들어 올려야 하지만 그 힘든 과정 속에서 땀 흘리는 사람들의 근육과 몸은 만들어져간다. 어려운 고통에 절망하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기쁨의 열매가 있다.

세계 곳곳에서 균형 있는 의료 혜택이 이루어지지 않는 부조리를 겪고 있다. 나라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경제적으로 어려운 나라, 특히 아프리카는 더욱 심하다. 필자도 마음을 같이 하는 분들과 미력이나마 아프리카의 의료 기관을 돕고 있다. 그러나 많은 자선 병원들이 심각한 운영난으로 문을 닫고 있다. 돈을 낼 수 있는 환자들이 별로 없기에 누군가의 희생과 땀이 없이는 자선 병원들이 운영될 수 없다. 물질적 도움과 직접 몸으로 도와야 되는 자선병원의 운영은 커다란 바위를 밀어 올리는 것만큼이나 힘들고 부담되는 일이지만 절망하지 않고 힘을 내어 돕는다면 어려운 과정 속에서도 많은 환자들에게 도움과 희망이 될 것이다. 

<김홍식 내과의사·수필가>

null

 

댓글 0

의견쓰기::상업광고,인신공격,비방,욕설,음담패설등의 코멘트는 예고없이 삭제될수 있습니다. (0/100자를 넘길 수 없습니다.)

[신앙칼럼] 마음의 개혁(Renovation of the Heart, 로마서Romans 8:31-32)

방유창 목사 혜존(몽고메리 사랑 한인교회) 마틴 루터가 외친 양심의 성원은 마음의 개혁의 결정적인 동기입니다. “내 양심은 하나님 말씀의 포로다. 나는 아무것도 철회할 수 없고 철

[행복한 아침] 살면서 잃어버린 것들

김정자(시인·수필가)   해가 길어지는 5월로 들어섰는데 유난히 바람 부는 날들이 계속되더니 흐리고 비가 내리는 날이 잦다. 꽃가루가 천지를 옐로우 장막으로 씌워주더니. 폭우를 동

대학시위 2천200여명 체포…경찰 발포 과잉대응 논란도
대학시위 2천200여명 체포…경찰 발포 과잉대응 논란도

컬럼비아대 점거건물 진압 과정서 발사…경찰은 "실수"친이·친팔 시위대 충돌까지…바이든 "폭력시위는 허용 안해" 미국 대학가에서 가자 전쟁에 반대하는 시위가 갈수록 커지자 경찰이 강

UMC 동성애자 안수, 동성결혼 허용
UMC 동성애자 안수, 동성결혼 허용

동성애자 목사안수 금지 규정 삭제결혼 정의 "두 신앙인의 계약"으로 연합감리교회(UMC)가 8년만에 노스캐롤라이나 샬롯에서 총회를 열고 성소수자(LGBTQ)에게 불리하게 작용했던

[모세최의 마음의 풍경]  삶의 낮은 곳을 향한 여정
[모세최의 마음의 풍경] 삶의 낮은 곳을 향한 여정

최 모세(고전 음악·인문학 교실) “낮은 곳에서 한 작은 일들은 버림받지 않는다”지난 4월 3일 `24년 한국의 ㅇㅇ 일보에 실린 김형석 교수님의 100년 칼럼의 제목이다.평생을

UGA 풋볼팀 감독 커비 스마트 최고 연봉
UGA 풋볼팀 감독 커비 스마트 최고 연봉

연봉 1300만 달러, 대학 최고 연봉 조지아대학교(UGA) 풋볼팀 불독스 감독인 커비 스마트(Kirby Smart)는 다시 대학 미식축구에서 가장 높은 연봉을 받는 코치가 됐다.

애틀랜타 백인과 흑인 소득격차 확대
애틀랜타 백인과 흑인 소득격차 확대

중간가계소득 백인 11만4195달러흑인 3만8854달러, 아시안 8만5천 애틀랜타에 거주하는 인종별 소득격차가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애니 E. 케이지(Annie E. Ca

귀넷 다문화 축제 18일 개최
귀넷 다문화 축제 18일 개최

카운티 정부 오픈 하우스도 진행18일 귀넷 플레이스 몰 주차장서 제10회 연례 귀넷 다문화 축제(Gwinnett Multicultural Festival) 및 카운티 정부 오픈 하

조지아, 중국인 토지구입 제한법 발효
조지아, 중국인 토지구입 제한법 발효

농지, 군사시설 인근 상업 토지 구매 제한 브라이언 켐프 주지사가 조지아의 농지와 군사시설 인근의 상업용 토지를 중국인들에게 판매할 수 없도록 규정한 상원법안 420에 4월 30일

조지아 54개 카운티, 하계 쓰레기 소각금지 발령
조지아 54개 카운티, 하계 쓰레기 소각금지 발령

5월1일부터 9월 30일까지귀넷, 풀턴, 디캡, 캅 포함나무 및 쓰레기 소각 금지 조지아 주정부가 여름철 야외 쓰레기 소각 금지령을 54개 카운티를 대상으로 발령했다. 조지아 중부

이상무가 간다 yotube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