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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총선 이후 한반도 기상도는 '흐림'

지역뉴스 | 외부 칼럼 | 2024-04-22 14:18:44

시론,이희옥,성균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총선 이후 한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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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0 총선에서 집권 여당이 참패하면서 인사와 정책 전반에 걸쳐 쇄신 정책이 준비되고 있다. 그러나 대통령실이 외교안보 인사 라인은 제외하기로 해 기존 한미동맹 위주의 정책 기조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도 지난해 8월 캠프데이비드에서 열린 한미일 정상회의에서 합의한 내용을 조기에 실행해 선거 결과와 무관하게 자국에 유리하게 재편하는 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반면 중국은 정치적 동력을 잃은 윤석열 정부의 대미 일변도 외교정책에 변화가 있기를 기대하기 시작했다.

미국은 중국 견제의 고삐를 단단히 죄고 있다. 다분히 중국을 겨냥해 한미일 협력을 강화하는 한편 미·일·필리핀과 미·일·호주 등 사안별로 소다자 협력을 확대하는 격자형(lattice-like) 동맹도 선보이고 있다. 반면 중국은 이러한 시도에 대해 자국의 내정에 난폭하게 개입하고 있다고 강력하게 반발하면서 한국과 일본을 겨냥하고 있고 러시아도 쿠릴열도 주변의 항행을 금지하는 등 맞불 공세를 펴고 있다. 이처럼 총선 이후 한반도 안보 상황을 보면 미중 대립이 역동적으로 전개되고 있고 남북 관계에 대해 ‘적대적 두 국가론’을 제기한 북한은 한국과의 대화의 문을 걸어 잠그고 있으며 한국도 ‘자유의 북진’을 주장하면서 정체성의 외교 노선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이 틈을 타 중국은 러시아·북한과 전략적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이달 9일 열린 중러 외교장관 회담에서 양국은 다극 질서 필요성에 대해 인식을 같이하는 등 냉전기 동맹보다 중러 관계가 더욱 긴밀해졌다고 자평했고 5월 취임할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중국 국빈 방문도 준비 중이다. 이와 함께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중국의 최고위급 인사인 자오러지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이 북중 수교 75주년을 맞아 평양을 방문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났다. 특히 방문단에는 외교·군사·문화·개발 협력의 주요 인사를 포진시켜 북중 간 개발 연결성을 강화하고 양자 협력을 심화하고자 했다.

이처럼 한미일 협력이 발전하면서 동시에 북중러 협력도 강화되는 모양새다. 다만 지난해 11월 열린 미중 정상회담과 올해 4월 정상 간 통화를 통해 미중 양국이 군 고위급 소통을 재개하는 등 가드레일을 설치하기로 합의한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즉 중국은 미중 전략 경쟁 전선의 확대에 크게 부담을 느끼고 있다. 이런 점에서 북중러 안보 협력보다 중러·북중 간 양자 협력에 치중하고 있고 특히 과도한 북러 밀착에 균열을 내면서 ‘중국이 북한에 대한 영향력을 여전히 가지고 있다’는 대미 메시지를 발신하려고 한다.

따라서 우리가 미중 신냉전을 과도하게 수용해 대미 일변도 외교를 추진하기에는 상황이 가변적이다. 더구나 일본이 미국의 안보 정책에 보조를 맞추면서 국가안보를 위해 전쟁할 수 있는 ‘보통국가’를 선언하고, 한미일 안보 협력이 고도화되면서 북핵과 미사일 문제 해결은 후순위로 밀리며 한반도 안보 불안이 가중될 가능성이 커지는 점도 세심하게 짚을 필요가 있다.

이번 4·10 총선에서 집권당이 참패한 원인의 하나는 소통과 대화, 그리고 통합의 정치 대신 상대를 악마화하고 강성 지지층에 기댔다는 점이다. 국정 전반에 큰 변화가 필요하지만 외교안보 분야는 한미 관계와 한미일 관계에서 그마나 성과를 냈다고 보고 큰 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한국 외교정책이 가치와 정체성을 내세워 신냉전 분위기에 올라탄 측면이 없는지, 미국과 중국을 동시에 관리하면서 국가이익을 충실하게 반영해왔는지, 징용공 등 역사 문제 처리에서 정치적 숙의가 있었는지, 종북·친중·주사파라는 거친 인식이 정책에 반영되지는 않았는지 성찰이 필요하다. 운동장을 넓게 쓰는 것이 중요해지고 있다. 그러나 이것은 전략적 자율성의 의지와 능력이 있을 때나 가능하다. 한중일 정상회의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한미일과 한중일의 2개의 궤도를 돌리는 것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 <이희옥 성균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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