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첫광고
김성희 부동산
이규 레스토랑

[단상] 너의 결혼식

지역뉴스 | 외부 칼럼 | 2024-03-27 12:59:41

단상,나혜경,수필가,너의 결혼식

권순상 노흥성 부동산 470-218-6136표정원 융자미국 크래딧 교정

너의 결혼식은 꿈인 듯 아련하고 아름다웠다. 결혼식이 있었던 프로비던스, 로드아일랜드는 깊어져가는 동부의 멋스러운 가을에 흠뻑 취해있었다. 178년 된 그레이스 성공회 교회에서 오후 4시에 너의 결혼식이 시작될 때 프로비던스 다운타운은 새롭게 깨어났다. 시월의 가을이 안개비를 이끌고 프로비던스 다운타운에 침입하려 했었으나 끝내 비는 내리지 않았고 같은 시각의 뉴저지는 비에 젖어 잠겼다. 뉴저지에서 하객으로 와준 친구들이 “프로비던스 들어오니까 오던 비가 딱 그쳤다”고 입을 모았다. 

아들이 태어난 1993년, 당시 뉴저지는 겨울에 눈이 왔다 하면 폭설이 내려 온 세상을 거대한 눈이불로 덮어버렸고 여름은 여름대로 혹독하게 더웠었다. 우리 가족은 에어컨이 없었던 허름한 아파트에서 여름을 나야만 했다. 나는 불볕더위에 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른 두살 딸과 갓난아이를 욕조의 찬물에 넣었다 뺐다 하며 더위를 식혀주었다. 하지만 빨래를 널기가 무섭게 바짝바짝 말랐을 정도의 폭염에 에어컨 없이 여름을 나기란 쉽지 않았다. 결국 얼마 후에 작은 에어컨 한 대를 안방 창문에 달았을 때는 그야말로 온갖 시름이 물러가는 것 같았다.

그러던 어느 날 사랑스러웠던 아이를 잘 돌보지 못해 화상을 입는 대형사고가 있었다. 화상전문병원으로 이송됐을 만큼 어린아이가 감당할 수 없는 참혹한 부상이었다. 나는 평생 죄인이라는 생각으로 아이를 길렀다. 그러므로 나에게 아이는 애틋하다는 말로밖에 뭐라 설명할 수 없는 존재이다. 내 눈앞에서 아이가 걷고 뛰고 달릴 때는 마치 기적을 보는 것만 같아서 ‘감사합니다’ 소리가 절로 나왔었으니까. 

며칠 전에 아들의 생일이 지났고 며느리의 생일은 다가오고 있어 토요일에는 아들내외를 보러 나들이를 가려고 한다. 눈치 없이 바쁘게 사는 젊은 사람들을 괴롭히고 싶지 않아서 점심식사만 같이 하고 얼른 돌아올 생각이다. 다섯 시간을 달려서 겨우 두어 시간 만나고 돌아간다고 하니 아들이 하룻밤 자고 가라고 붙잡지만 나는 그냥 쿨하게 아쉬움을 남겨두고 뉴저지로 돌아오려고 한다. 비록 운전하고 오는 내내 눈물 콧물 흘리며 울 것이 틀림없지만, 아들이 사는 보스턴에 나의 그리움을 남겨둔 채 내색하지 않는, 곧 죽어도 쿨한 엄마이고 싶어서… 

<나혜경 수필가>

댓글 0

의견쓰기::상업광고,인신공격,비방,욕설,음담패설등의 코멘트는 예고없이 삭제될수 있습니다. (0/100자를 넘길 수 없습니다.)

한인사회, 월드컵 한국팀 공동응원 나선다
한인사회, 월드컵 한국팀 공동응원 나선다

11일 오후 10시 둘루스 콜로세움 북중미 월드컵 대한민국팀 1차전 체코와의 경가 애틀랜타 한인 공동응원전이 애틀랜타한인회(회장 박은석) 주최로  11일 둘루스 소재 애틀랜타 콜로

귀넷정부 신용등급 29년 연속 ‘트리플A’
귀넷정부 신용등급 29년 연속 ‘트리플A’

3대 신용평가사 최고등급 결정 귀넷 카운티 정부가 국제 3대 신용평가 기관으로부터 최고 등급인 트리플A를 29년 연속 유지했다.최근 무디스(Moody’s)사와 스탠더드 앤 푸어스(

순교자 천주교회, 박영철 보니파시오 주임신부 취임
순교자 천주교회, 박영철 보니파시오 주임신부 취임

7일 주임신부 취임 미사 봉헌 애틀랜타 한국 순교자 천주교회는 지난 6월 7일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 미사 중에 신임 주임신부인 박영철 보니파시오 신부의 취임 미사를 거행했다

뷰포드 주민들 잇단 난개발에 화났다
뷰포드 주민들 잇단 난개발에 화났다

패트릭초 인근 주택개발 반대귀넷도시계획위, 계획안 부결  귀넷 카운티에서 주택단지를 건설하려던 유명 주택개발업체의 계획이 무산될 상황에 처하게 됐다. 난개발을 이유로 반대에 나선

김태수 MS 부사장,  ‘AI 미래 설계’ 특강
김태수 MS 부사장, ‘AI 미래 설계’ 특강

"암기보다 논리적 사고 필수"양자 컴퓨터가 암호를 깨는 시대?AI 최고 권위자가 밝힌 생존 전략 김태수 마이크로소프트(MS) 부사장 겸 조지아 공과대학교(Georgia Tech)

다양한 문화 선보인 '스와니 아시안 페스티벌'
다양한 문화 선보인 '스와니 아시안 페스티벌'

스와니 타운센터에 수천명 몰려 스와니 아시안 페스티벌(Suwanee Asian Festival)이 6일 스와니 타운센터 파크에서 열려 아시아 각국의 문화와 음식을 나누고 체험하는

“주류 판매점 너무 많다” 주민들 신규 허가 반대
“주류 판매점 너무 많다” 주민들 신규 허가 반대

디캡 커빙턴Hwy 주민들반대시위 이어 청원서도  주민들이 지역 내 주류 판매점 허가 움직임에 대해 강하게 반대하고 나서 결과가 주목된다.문제가 된 곳은 디캡 카운티 헤어스톤 로드와

월남전 유공자회, 현충일 추념식 개최
월남전 유공자회, 현충일 추념식 개최

둘루스 국군묘역서 거행 미동남부 월남참전국가유공자회(회장 송효남)는 6일 조지아주 둘루스 화이트채플 메모리얼 가든 내 국군묘역에서 71회 현충일 추념 행사를 열고 국가와 국민을 위

조지아 경제성장률 전국 20위…평균 미만
조지아 경제성장률 전국 20위…평균 미만

펜데믹 이후 누적 성장률 10.4%전국평균10.8%...텍사스 19.8% 코로나 19 펜데믹 이후 경제 성장률이 주별로 크게 차이가 난 것으로 집계됐다. 조지아는 전국 평균에도 미

'축제의 장 동남부체전' 애틀랜타 종합우승
'축제의 장 동남부체전' 애틀랜타 종합우승

2위 어거스타...3위 랄리 선수단1200명 참가 13개 종목 경쟁해  미동남부한인회연합회(회장 김기환)가 주최한 제44회 동남부한인체육대회가 지난 5일과 6일 주경기장 둘루스고등

이상무가 간다 yotube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