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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훨훨 날아 먼 길 함께 가자'

지역뉴스 | 외부 칼럼 | 2022-08-29 09:58:19

수필, 김경자(숙명여대 미주총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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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야 꽃향기에 머물지 말고

그 향에 취하여 바람 나부끼듯

훨훨 날아 먼 길 가자

 

개울물 소리 넘어

솔바람보다 앞서가는

봄빛 헤치며 가자

 

나비야 머믄 흔적 없으면  어떻다냐

그냥 가자 산 넘어

훨훨 날아 먼 길 가자           [ 시  서정태 1923년 생, 전북 고창 출생]

 

서정태 시인은  서정주 시인의 동생이시다. 1939년 일본 유학시절 시를 쓰시고 첫 시집으로 ‘천치의 노래’ 등 많은 작품활동을 하셨다. 내가 시집을 접하게 된 것도  10년의 세월이 흘렀다. 90세에 ‘그렇게 살자’ 시집을 출간하시고 고향 정읍에서 두어평 남짓한 오두막에서  혼자 생활하신다 한다. 90세 시인의 모습, 형의 미당문학관 옆에 움막을 짓고 사시는 노시인의 모습이 얼마나 부럽고 멋이 있으신지요. 노인이 되면 할 일이 없어서 노인당이나 찾아다니는 노인이 아님이 더 자랑스러웠습니다. 큰 깨달음이 아니라도 자신의 마음을 시에 담을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아름다우신지요.  지금은 고인이 되셨을지도 모른 서정태 시인의 시집은 제게는 큰 보화를 얻는 마음이었지요.

 

'나향에 취하여'

비껴가라 구름아 날으는 새야

솔잎 향 내음일지라도

누워 있는 그이의 숨결보다는 못하다

 

깨우시리

큰 구렁이가  산 주변을 감돌고 있다

 

생각은 무덤으로 남아 있는데

아직도 천년 

호수를 거느려야 하는가

 

일월을 어찌 무심하다 하는고

그대  내가 있고 있거든

 

난을 품은 주천 앞산이

취하여  저렇게 잠들어 있지 아니한가  [시 -  서정태]

 

서정태 시인의 시를 마음에 담으면  깊은 산 메아리 소리가 들리고, 산을 휘감고 잠들다 잠을 깨우시는  산 안개 속을 헤맨다. 춤추는 난의 모습… 어느 아득한 하늘가 헤매다가 낮선 바다 건너  하늘 서성이는  구름 한 조각  너무 고요해  견딜 수 없는 춤을  난은 혼자 춤을 춘다. 형, 서정주 시인은  모르는 이가 없다.  오늘 서정태 시인의 시를 만나고  그 맑음, 때묻지 않은 시성이 나를 흔들어 깨운다. 깊은 산 옹달샘 아무도 찾지 않는  바람이 쉬어가고 토끼가  눈 비비고 세수하는  그  옹달샘이고 싶다 하셨다. 그거 뭐 외롭겠는가…  문명에 쫓기어  짐승 , 산새들,  바람이나 거느리고 그냥 머물다 가고 싶다하신다. 화려한 서정주 시인의 뒷전에서 도나 닦으시며 뻐꾸기 소리, 갈 풀벌레 소리, 눈 내리는 들길을 홀로 걸으시며 맑은 영혼의 모음의 시를 만나고 꼭 한번 찾아 뵙고 싶은 마음 간절했다. 누구라도 한 줄  시를 마음에 새기며 새아침을 맞이할 수 있으면 하는 마음으로 옛 스승들의 시를 찾아  길을 나선다.

왜 세상은  끊임없이  아픔 투성이로 비틀거리는 것일까… 지구별은 이제 더 이상 미래가 보이질 않는다. 히말라야 티베트 산중턱 고원 지대에 라다크인들이 산마을이 있다. 기원 전 500년 경 몽골 유목민들이  살고 있는  거칠은 사막이다. 그 라다크 인들은  삶의 기쁨을 누릴줄 아는 사람들로 유명하다. 라다크를 찾는 사람들은 그들의 함박꽃 웃음, 기쁨을 누릴 줄 아는  행복은 과연 어디서 오는 게 쉼을 것일까… 라다크 마을 황량한 겨울은  8개월 가량 기온 영하 40도 이하로 떨어지고  고원의 사막지대로 농사를 지을 기간은 겨우 4개월 정도다. 식수라야 산에서 흘러내리는 눈녹은 물이 그들의 식수라한다. 이런 척박한 환경에서  그사람들은 그토록 행복할 수 있었나…

‘오래된 미래’를 쓴 헬레나 호지 스웨덴 학자는 그곳에 머물면서 ‘ 과연 무엇이 그들을 그토록 행복하게하는가’… 라다크인들의 삶을 돌아 본다. 가진 것이 별로 없는 그들은 버리는 것이 없었다. 그들이 갖고 있는것은 단순한 것들 뿐이고, 혹독한 기후때문에 느긋한 쉼, 여유를 즐기고 있었다.

명품이나 화려한 물질 문명에 오염되지 않는 천연의 문명이 준 그것들이 삶의 자산이었다. 이웃과의 ‘공존’ 다정한 인간 관계였다. 가장 심한 욕설은 ‘숀찬’화 잘내는 사람이라는 욕이다. 라다크 노인들은 멍하게 할 일 없이 빈둥대는 노인이 없었다. 나이가 들었다함은 곧 값진 지혜를 가졌다는 해안을 지녔다. 라다크인들은 하늘에 속한 사람들이었다. 신의 젖줄을 물고 이생과 하늘을 연결된 고리로 삼고 있었다. 소유보다는 존재를 소중히 여기며 그들의 입고 있는 옷은 낡은 모직이 다 닳아 너덜거리며 쟁기를 끄는 소의 모습이나 별반 다름이 없었다. 그들의 삶 자체가 순수함 그 자체로  웃음 꽃이 필 수 밖에 없었다. ‘왜 당신들은 우리처럼 행복하지 않는가요?’‘아마 당신들이 불행한 것은  당신의 가진 재산이 당신들에게 주는 기쁨을 빼앗아 갔는지도 모르죠’하며 웃었다.

 

 소요산  아래 사는 까닭--

여기 소요산 아래 혼자 살고 있는 것은

한 사발의 정안수와

추석날  성묘길 찾는 마음

아 그 마음 , 그 마음 마저 없어 졌다면야

다 그만 둬 버리고 

그 어디 낯선 섬이라도 가버렸을 테다

우체부도 안 오는 

그 낯선 섬 에라도  가버렸을 테다.    [ 시    서정태 시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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