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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아침] 여름 나기

지역뉴스 | 외부 칼럼 | 2022-08-19 08:25:32

행복한 아침, 김정자(시인·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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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자(시인·수필가)

 

여름 나기는 사전적으로 ‘여름을 보낸다’라는 뜻이지만 무더운 여름을 건강하고 안전하게 무사히 보내고 선선한 가을맞이를 하자는 뜻이 내포된 것이다. 8월의 태양아래 나무들은 절정을 맞아 싱그러움에 어쩔 줄 몰라 하고 초목은 윤기를 더해간다. 계절의 조수 간만을 거쳐가는 인생들의 모습은 다종 다양이다. 당당하게 더위와 맞짱을 뜨는가 하면 아예 종일을 에어컨 바람에 생을 맡겨두고 무아지경으로 칩거하는 족속들도 인구 분포에 빠지지 않는다. 한 더위를 피해 이른 새벽 산책을 나서는 즐거움에 하루의 시작이 경쾌하게 열린다. 여명의 길섶을 호젓하게 걷는 오솔길이 노년의 추억 길을 조촐하게 장식해 주고 있다. 쉽게 끝날 것 같지 않은 혹서가 계속되고 있다. 한 더위가 곡식을 익혀내고 열매가 익어가면 대지는 서서히 식어가고 계절들은 순환을 서두르며 화폭을 바꾸어 갈 것이다. 하루도 빠끔할 날이 없이 비 치레를 해온 끝물에 만난 뜨거운 열기가 가히 여름 뒤 긑 일까 싶다. 더위에 지친 하루들이 마치 김빠진 소다 음료처럼 진기를 잃어가고 있어 예년 기온과 확연히 다른 조짐을 보이고 있다. 세계 곳곳은 폭염과 가뭄, 홍수 등 기후 변화에 따른 이상기후로 몸살을 앓고 있다. 

미국 네바다 주의 미드 호수가 극심한 가뭄으로 바닥을 드러냈다. 콜로라도 강에 후버댐 건설로 생긴 인공호수로 미국 최대 저수지로, 3개주에 전력공급을 하고 있으며 미국 최대 저수지로 식수원이 되고 있는데 역사상 최저의 수위를 나타내게 되었다고 한다. 하늘을 나는 새들도 심각한 탈수로 추락해 날개가 부러지기도 하고 찌는 듯한 더위로 각종 운송수단 부품들이 쉽게 고장을 일으키고 엔진 고장이 잦아 주행 속도를 정상적 기능으로 달릴 수 없는 실정이다. 

최근에는 국지성 집중호우가 잦아지면서 침수로, 산사태로 농작물 피해 등 인명과 재산에 막대한 피해를 가져왔다. 

이러한 이상기후 원인은 지구온난화에서 기인된 것으로 세계 인류를 위협하는 문제라는 인식에서 세계가 함께 이를 방지하기 위한 시급한 대책 마련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이렇듯 현실화 되고 있는 기후 상황 속에서 지구를 지켜내기 위해서는 어느 기후 전문가나 정치인 만의 문제가 아니란 것이다. 지구 온난화 문제에 대해서만은 이를 방지하기 위한 노력을 우리 모두의 문제라는 점을 기억하고 실천해 나가야 할 일이다. 인간이 자연을 파괴시키고 파멸로 몰고가는 현장을 우리는 똑똑히 바라보고 있으며 계속 접하게 될 것이다. 모두 우리 인간이 저지른 잘못에서 파생된 인과응보의 결과가 아닐까. 문명의 이기가 오히려 비 문명적 사태를 빚고 있다. 편리함을 추구하는 인간들을 불편으로 몰고가는 한 더위다. 햇볕이 따가워 밖으로 나갈 염두를 낼 수 없고, 집안에 계속 틀어박혀 있자니 재택을 다시는 실행할 의사가 없는지라 산뜻한 아이디어 발굴 조차도 전쟁 같다.

이즈음은 불볕더위 대신 때아닌 장마철이 들이닥친 것 마냥 하늘은 온통 심란한 무거운 구름이 드리워져 있다. 대낮인데도 산뜻 하지도, 맑지도 않은 해 그름 같은 어스름 어둠이 깔려있다. 온통 우중충하고 시야도 침침하고 심상 또한 무기력해지고 찌부듯하다. 여름 특유 칙칙한 내음이 음산하게 집안을 맴돌고 있다. 에어컨 바람으로 갇혀있는 공기를 바꾸고 싶어 창을 활짝 열고 싶지만 습하고 후덥지근한 열기가 밀려들 것 같아 창을 열기도 쉽지 않다. 결국 여름 나기에는 세 가지 방법 밖에 없을 것 같다. 더위를 피해 산과 물을 찾아 떠나는 피서가 있고, 더위와 당당하게 맞서서 이겨내는 극서가 있고, 더위와 화친하는 화서가 있다. 초여름에는 여름과 타협하면서 보냈는데 무더위가 정점에 달하는 대서 절기에는 가능하면 외출을 줄이고 피서하는 길을 택하게 된다. 더위가 한풀 꺾이면 극서로 여름을 보낼 것이다. 사람 사는 이치도 여름 나기와 닮은 데가 있다. 세상을 이겨보려 해보지만 여의치 않은 상황 앞에서면 우회하게 되고, 결국은 화서로 결론을 내는 여름 나기와 닮아있다. 더위는 더위 대로 맞서 가며 치열하게 추억거리를 만들어 가려 한다. 올해 만난 이번 여름이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서.

조용하고 평온한 아침이 열린다. 이른 아침 산책길 나뭇잎들은 새벽 안개에 묻혀있다. 오늘 기온도 만만치 않을 것 같은 징조다. 여름은 견뎌내기 힘든 계절이다. 오늘은 피서를 택하기 보다 극서나 화서를 택해야 할 듯 하다. 입추도 이미 지났고 처서도 낼 모레다. 늦은 밤 중천 높이 떠있는 달을 바라본다. 보름달로 채워지고 있는 달을 보며 가을을 예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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