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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아침] 한해가 저물고있다 

지역뉴스 | 외부 칼럼 | 2020-12-18 13:13:37

칼럼,김정자,행복한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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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해가 저물고있다. 재난영화같은 한해를 보냈다. 하루가 저물고 석양이 하늘을 황홀하게 물들이는 노을 스케치가 한창이다. 한해의 끝자락도 저물녘 노을이듯 집집마다 고운 불빛 축제가 열리고 있다. 

 

올 만큼 다 왔구나 싶은 12월이다. 기쁨과 즐거움으로 가슴이 따뜻했던 일들, 사회적 거리두기로 불안과 외로움이 가슴을 퍼렇게 물들였던 일이며, 포근한 평안이 행복으로 다가왔던 일들이 조용조용 떠오른다. 팬데믹이란 특이한 상황이 빚어지면서 마음 속을 들여다 보게되는 시간이 많아졌다. 그냥 비우면 될 것을 무슨 대궐 짓듯 벽돌 쌓기만 했나 싶고 단순히 나만의 기억일 뿐인 것을 고이 간직하려 힘들어 했나 싶기도 하다. 티끌만한 욕심이 뿌리를 내려 흙을 움켜쥐고 있었던 적도 있었고, 내 마음 하나 원하는대로 이끌어내지 못하면서 무에 그리 불편한 사람들만 눈에 들어왔던지. 사람보다 찬란한 보석은 없다던 어느 시인의 싯귀가 싸늘한 마찰음을 내며 마음에 박힌다.

공평하게 부여받은 한해였지만 목적한 바에 도달했는가 하면 성취 가능할 것이란 성과를 상상하며 성취 가용도까지 부풀려가며 어슬렁거리기만 했던 시간도 있었을 것이다. 보석같은 시간들을 마냥 바라만 보고 있지는 않았는지. 강박에 가까운 단조로운 반복도 있었을 것이고, 회수할 수 없는 것이 시간임을 자각하지 못한 어리석음도 있었을 것이다.

한해가 저물어가는데도 여전한 팬데믹 횡포로 오롯이 옷깃을 여미게 된다. 열린 마음으로 한해가 마무리 되기를 소망했기에 때가 되면 헤어질 줄도 알아서 옛것과의 석별에만 몰두하지도 말 것이며 새해라 해서 호들갑 법석도 다스림하며 소박한 새해 소망을 세어 보기로 했다. 남은 날 동안 잃은 것을 다 찾을 순 없겠지만 포기하지 않는 송구영신으로 삼으려 한다. 한해가 저물어가는 절기에서만 들을 수 있는 탄성들이 들려온다. 홈런 하나라도 날려볼 심정으로 허공에 배트를 힘껏 휘둘러 일갈을 터뜨리셨단다. 알 듯도 하다. 배트를 휘둘기라도 해야 될 것 같은 한 해였으니까. 하기사 일단은 배트를 쥐고 있어야 어디서 날아올지 모르는 공을 휘갈길 수가 있는 기회라도 만날 수 있을 테니까.  세상과 맞서려면 준비된 자로 버티고 있어야 하기에 준비와 연습의 필요성이 절실한 세상이다. 세상이라는 운동장에선 끝없는 연습만이 살아남을 수 있는 지름길이 된지 오래다. 남이 가는 길을 답습하느니 한번도 가보지 않은 길을 덥석 나서고 싶었지만 팬데믹 탓에 망쳤노라는 푸념도 들려온다. 앞선 사람을 따르는 것 조차 힘겨운 세상인데 예측할 수 없는 길을 어찌 선뜻 들어설 수 있으랴. 

삶이 순조롭게 원하는 방향으로 흘러가기도 하고 순탄한 흐름에 방심이 끼어들 수도 있는 것이 인생길이라 떠나보낸 시간일랑 돌아보지 말것이며 되새김 같은 무익에는 떠밀려가진 않아야 할 터이다. 따뜻한 심장 만으로도 용기의 태엽은 다시 감을 수 있기에 희망을 어색하게 만들지 않는다면 미지의 꿈은 다시 새롭게 개척할 수 있을 것이다. 물질 만능주의 시대상에서 관계의 산을 올라야 하는 것이 치명적인 걸림돌이 되었다는 아우성이 한 해의 끝자락에서 아쉬운 여운으로 남아있다. 얼마 남지 않은 생의 끝자락이 어렴풋하니 잡히기에 각자에게 주어진 생의 한계를 깨닫는 세모가 되어지기를 권면드리게 된다.

예년보다 마음 여유가 줄어들고 있지만 한해가 저물어가는 세밑에 이르면서 만나고 싶은 사람이 떠오르기도 하고, 때로는 생각나는 만큼만 보고 싶은 미흡한 그리움도 뒤척인다. 

팬데믹 참상이 꿈이었으면 싶은 와중이지만 주변을 훈훈하게 해주는 미담들이며 성공적인 삶을 이루어낸 아름다운 이야기들이 위로가 되어 떠오른다. 다시금 새로운 한해라는 산을 오르는 동안 여실히 고통의 골짜기를 만나게 되더라도 삶은 혼자가 아닌 함께의 삶임을 기억하며 극복으로 이겨내야만 할 것이다. 어느 누구라해서 피해갈 수는 없다지만 다시 시작할 회복의 기회를 붙들기 위해선 제자리 걸음일지언정 변절되지 않는 완주의 삶이어야할 것이다. 12월의 창가에서 하얀 눈을 만나고 싶어진다. 먼저 손을 내밀었어야 했음에도 외면하진 않았는지, 서로의 다름을 용납치 못했던 미욱함은 없었는지, 순백한 눈의 나무람을 받고 싶어서이다. 묵은 해와 새해가 매서운 추위 한가운데서 바뀌는 것은 서로 안아주고 토닥여주라는 다사로운 섭리가 숨겨져 있음이라서 모든 인류의 마음 마음들이 따스하게 덥혀지며 새해 소망을 안고 다시 일어서는 세밑 마무리가 되어지기를 기망하며 희원을 올려드린다. 한해가 저물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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