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적추적 내리는 늦가을 비가 성급하게 겨울을 재촉하고 있다.
스산하고 을씨년스런 날씨가 이미 초겨울로 들어서고 있는 것을 느끼게 된다.
비가 그치면 갑작스러운 추위가 엄습할 것 같다. 늦가을 빗속에서 잊어버리고 싶은 쓰라린 사랑의 감정을 절절하게 노래한 가수 ‘하수영’의 ‘찬비’는 빗속의 애가이다. (1982년·34세·미혼·요절·대표곡:아내에게 바치는 노래)
“거리에 찬바람 불어오더니 한 잎 두 잎 낙엽이 지고 내 사랑 먼 길을 떠난다기에 가라 가라 아주 가라했네 갈 사람 가야지 잊을 건 잊어야지 찬비야 내려라 밤을 새워 내려라. 그러나 너만을 사랑했었다. 너무너무 사랑했었다” 참으로 애절한 곡이다.
한창 젊은 시절, 회사 산악회의 속리산 가을 등반을 마치고 돌아오는 버스 속에서 노래자랑의 시간이 있었다. 아내와 함께 듀엣으로 불렀던 노래가 ‘찬비’였다.
관광버스는 빗속을 달리고 있었다. 아내와 함께 선곡했던 ‘찬비’는 늦가을의 비 내리는 분위기와 어울려 변변치 않은 나의 노래 실력도 아내의 노래 실력에 힘입어 우수상을 받았다.
부부의 노래 실력보다 어쩌면 아름다운 잉꼬부부의 모습으로 소문이 난 점에 후한 점수를 준 것 같았다.(이듬해 산악회 봄철 등반 후 버스 속 노래자랑에서도 우리 부부가 ‘과수원 길’을 선곡해 불러 영예의 최우수상을 받았었다)
그때 노래는 가창력이 뛰어나도 선곡이 매우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오랜 세월이 지난 지금 가을 빗속의 추억이 아스라이 떠오른다.
젊은 시절의 낭만과 순수했던 사랑의 감정이 사라져가는 것을 못내 아쉬워 가슴 저미는 듯한 아픔을 느낀다.
그러나 빛바랜 추억에서 상실감과 고통의 의미를 헤아리며 위로를 찾는 과정이 결코 일상을 지배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으리라. 지나간 시절의 설익은 낭만이나 어설픈 감성은 흘려보내야 하지 않을까?
불안정한 정서는 마음을 연약하게 한다. 연약함을 극복하는 것은 자신의 감정을 어떻게 다루는가에 달려있다. 기쁨, 슬픔, 열정, 사랑의 감정을 어떻게 적극적으로 표현하는가?
자신의 감정을 다스리고 충동적인 의지를 제어할 수 있는 능력은 냉철한 이성에 의해서 가능하지 않을까? 슬픔의 정서가 마음을 정화하는 작용으로 인해 건강한 감정을 지닐 수 있는 것은 역설적인 것이 아닌가?
현재의 건강한 삶을 위해서는 지난날 삶의 채색된 고통의 흔적과 고난으로 얼룩진 세월에서 벗어나야 하리라. 그 시절 순수했던 감정은 아름답게 승화시켜야 하리라.
삶 전체의 균형과 조화를 이룬다면 일희일비의 감정에서 벗어나 자유로워지리라.
지금 낙엽 진 숲길이 찬비에 흠뻑 젖은 채 선명하게 색채를 드러내고 있다. 마치 한 폭의 아름다운 수채화를 보는 듯하다.
여름날의 푸르름을 자랑했던 숲이 곱게 단풍으로 물들이던 경이로운 순간처럼 사랑의 절정에 이르렀던 지난날 삶의 향취가 묻어났으면 좋겠다.
삶의 여정에 있어서 찬비를 맞는 경험은 가슴 아픈 일이다.
더구나 나이 들어 찬비를 맞는 일은 없어야겠다는 생각이다.
잠시 거친 비바람을 맞는 순간이 있어도 찬비를 피해 재충전할 안식처가 있어야 한다.
우리는 때로는 메마른 땅을 걸어가기도 하고 자신의 어리석음으로 수렁에 빠져 헤어나기 힘든 세월을 보낼 때가 있다. 어찌 삶의 평탄한 길만 걸을 수 있으랴.
삶의 여정에서 힘들게 하는 가파른 오르막길 비탈진 내리막길이 가로놓여 있다.
고통의 길일 수 있다. 삶이 자신이 원하지 않은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갈 수 있다.
그러나 삶의 소중함을 찾는 시간을 허비하지 않아야 한다.
비바람 휘몰아치는 인생의 험난한 광야를 통과해야 쉴 만한 오아시스를 만나는 기쁨이 있다.
오아시스에서 갈증을 해소할 수 있고 탈진한 체력이 회복되며 지친 영혼이 소생되는 강인한 힘을 얻을 수 있다.
재충전의 기회가 영적인 활력소가 되어 솟구치는 용기는 새로운 여정을 지속할 건전한 도전이 되리라. 지금 삶의 제자리 찾기가 매우 어려운 코로나 시국에서 어느덧 한 해가 저물어가고 있다.
아직도 코로나가 끊임없이 위세를 떨치는 상황에서 마음 졸이며 코로나가 멈추어 주길 간절히 바라고 있다.
찬비가 멈춘 후 맑은 날을 볼 수 있듯이, 건강한 삶의 회복을 위해 코로나도 자연스럽게 종식되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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