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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세 최의 마음의 풍경] 첫눈 내리는 아침

지역뉴스 | 외부 칼럼 | 2020-02-21 17:17:45

칼럼,모세최,첫눈,문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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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눈> 시인. “노천명”의 시.

“은빛 잠옷을 길게 끌어/ 왼 마을을 희게 덮으며/ 나의 신부가 이 아침에 왔습니다.

/ 사뿐사뿐 걸어/ 내 비위에 맞게 조용히 들어왔습니다.

/ 오래간만에 내 마음은/ 오늘 노래를 부릅니다./ 잊어버렸던 노래를 부릅니다.

/ 자 -잔들을 높이 드시오,/ 포도주를 내가 철철 넘게 치겠소./ 이 좋은 아침

/ 우리들은 다 같이 아름다운 생각을 합시다./ 꾸짖지도 맙시다./ 아기들도 울리지 맙시다.”

 

새해 첫눈이 내렸다. 함박눈이 소복이 쌓여 세상을 은빛 세계로 이루어 놓았다. 

하나님의 놀라운 솜씨로 정화해 놓으신 아름다운 설경에 탄성을 터트리게 된다. 

눈이 내려 소복소복 쌓이는 아침에 내면의 희열이 환상적인 음악의 선율이 되어 감미롭게 흐른다. 첫눈 내리는 아침에 세월의 저편으로 멀어져 간 옛 시절의 노래가 살아나는 가슴 벅찬 순간이다. 시의 내용처럼, 아침의 눈부신 설경에 도취 되어 삶의 순수가 회복되는 기쁨이 넘친다. 

아무도 밟지 않은 새하얀 눈길을 하염없이 걷고 싶은 낭만적인 감정의 물결이 밀려오고 있다. 

영화 <Dr, 지바고>와 영화 <러브스토리>의 아름다운 설경의 명장면이 한 폭의 그림처럼 생생하게 살아난다. 

영화 <Dr, 지바고>에서 러시아의 아름다운 설원을 배경으로 피어나는 러브 로망의 스토리와 함께 화면에 잔잔하게 흐르는 “Somewhere My Love.”는 감미로운 테마 뮤직이 아닌가. 

“지바고”가 사랑하는 연인 “라라”를 찾아 하염없이 설원을 걸어가는 모습과 화면을 가득 채우는 설경의 아름다움은 오랫동안 기억될 명장면이다.

영화 <러브스토리>의 잊을 수 없는 아름다운 설경의 명장면이 떠오른다. 

젊은 연인들이 눈밭을 뒹굴며 눈싸움하는 장면에서 해맑은 웃음이 피어나는 음악 “Snow Frolic” 또한, 경쾌하고 풋풋한 사랑의 시정이 넘치는 환상적인 허밍은 어떤가? 

이 영화의 애절한 사연이 우리의 가슴을 얼마나 아프게 했던가. 

오랜 세월이 흐른 지금도 <러브스토리> 주제가와 함께 심금을 울리던 안타까운 결말이 그때의 애잔한 울림으로 어필해 온다.

우리의 심금을 울리던 비극적인 결말의 문학작품(영화)인 일본의 전후 작가 “고미가와 준뻬이”의 전쟁소설 <인간의 조건>을 빼놓을 수 없다. 

일본 제국(군국)주의 만행으로 고통받는 만주 “노호령” 광산 근로자들을 위해 박애(인도)주의 정신으로 일하던 주인공 “가지”가 일본 당국으로부터 징집 영장을 받고 아내와 이별하고 남지나 전선으로 내몰리게 된다.

“가지는 전선에서도 군국주의 만행에 치열하게 저항하며 싸우다가 일본의 패전 후, 남지나 전선에서 패잔병이 되어 귀향하는 고난의 장정에 오른다. 

눈보라 치는 벌판에서 탈진해 비참한 최후를 맞는 마지막 눈물겨운 장면이 가슴 아프게 한다. 

“가지”는 생의 마지막 순간에서도 사랑하는 아내 “미치코”에 대한 사무치는 그리움과 희망이 가슴속에 솟구친다.

“가지”는 점차 희미해져 가는 기억 속에서도 아내에 대한 사랑의 감정은 끊임없이 불타오른다. “가지”가 쓰러진 곳은 아내가 있는 중국의 만주 탄광촌인 “노호령”과는 너무나 먼 지역이었지만, 아내를 그리워하는 마음은 자신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을 아내 “미치코”를 향해 달려간다. 

‘저녁 불빛 새어 나오는 집 앞에 도착한다.’ 

‘사랑하는 아내가 놀라움과 기쁨에 방문을 열고 달려 나온다.’ 

“가지”는 쓰러진 체 사랑하는 아내를 만나는 기쁨을 그려보며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점점 흐려져 가는 의식 속에서도 아내에 대한 사랑의 감정은 결코, 스러지지 않는다. 

“가지”가 험난한 귀향 과정에서 죽음을 맞게 되지만, 포기할 수 없는 사랑의 마음에 희망의 불을 지피는 숭고한 순간이다.

사력을 다하다 쓰러진 “가지”의 몸 위에 많은 눈이 내려 쌓여 낮은 언덕을 이루고 있다.

이 작품의 마지막 장면의 생생한 묘사에 가슴 아파 눈물 쏟았던 기억이 새롭다.

한창, 감성이 풍부했던 시절의 독서 체험에서 벅찬 감동을 자아내던 여운이 짙게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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