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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악어와 악어새

지역뉴스 | 외부 칼럼 | 2020-02-14 16:16:46

수필,이경화,문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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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집 큰 악어의 쩍 벌린 입속에 악어새가 놀이방을 꾸몄는지, 아니면 먹이를 찾고 있는지 알 수 없지만, 신기하기도 하고 보기 좋은 모습이다. 이들이 공생하는 관계로 알려진 것은 기원전 5세기, 고대 그리스의 역사가인 헤로도토스가 쓴 책 ‘역사’에 기록되어 있고 아리스토텔레스의 ‘동물사’에서도 설명했다고 한다.

 

공생이란 서로 도우며 함께 살아가는 삶이다. 육체적, 정신적 장애가 있는 사람을 도와주고, 이중언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의 일을 해결해 주고, 경제적 여유가 없는 사람들에게 가진 것을 나누어 주고, 마음의 치유가 필요한 사람들에게 말벗이 되어주기도 한다. 그 과정에서 받는 기쁨도 크다. 남을 도왔다는 흐뭇함과 존재감은 물론 그들처럼 고통 받지 않고 살 수 있다는 감사와 행복을 느낄 수도 있다. 작은 것에 만족하고 고마워하는 욕심 없고 순수한 마음도 되받을 수 있다. 이처럼 우리의 삶 속에는 수많은 공생관계가 있다.

 

또한 인간은 기생적인 관계도 많다. 마치 나비 애벌레가 개미 애벌레처럼 행동하며 개미에게서 먹이를 얻어먹고 나중에는 개미알까지 먹어 치우고 성충으로 자란다고 하는 것처럼 말이다. 엄마가 돌아가시기 몇 해 전 일이다. 가끔 하는 통화라서 매우 반기시던 목소리가 언제부턴가 우울해하시고 자꾸 눈물이 난다고 하셨다. 나는 엄마의 속마음을 알 수 없으니 나름 잘살고 있는 자식들 걱정은 접으시라고 위로 아닌 위로만 되풀이했었다. 엄마가 돌아가시고 나서 한국에서 엄마와 가깝게 살던 여동생을 통해 들은 이야기는 참담했다. 공생관계라 생각했던 성당 대모의 부탁으로 신용카드를 빌려주었는데 빚을 갚지 못해 엄마 집을 뺏길 뻔 했다. 이런 사례들은 우리 주변뿐만 아니라 사회적인 문제이기도 하다. 오래전부터 정경유착, 정치권과 언론, 검찰과 검찰 출입 기자들과의 관계는 서로 단물만 빨아먹는 기생 관계로 알려지고 있다.

 

누군가의 제안처럼 공생관계도 지혜가 필요하다. 공생이 되기 위해선 서로 배려하고 이기심을 줄여서 한쪽으로 치우침이 없는 저울대처럼 공평한 나눔과 속임수 없는 진실을 바탕으로 관계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국인의 정서를 이용해서 우리가 남이 가를 남발하며 피해를 주는 일은 하지 말아야 한다. 무조건적 일방적 관계도 삼가야 한다. 원하지 않는 상대를 자신만의 판단으로 몰아붙이는 일도 하지 말아야 한다.

 

공생보다 더 높은 가치가 있다면 상생을 들 수 있다. 서로 힘을 합하여 함께 발전하는 일이다. 줄다리기처럼 내 편을 위해 온 힘을 다해 서로 협동해서 경기를 한다면 승리의 기쁨은 물론이고 하나의 힘들이 모여 십 배 백배로 커질 수 있다. 

 

이천이십년 대통령의 신년사에도 상생을 여러 번 강조하셨다. 혼자만의 노력으로는 온 힘으로도 불가능하다. 그렇지만 내가 없어서도 안 된다. 나 한 사람이 가족, 이웃, 사회공동체, 국가의 일원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알고 있었던 악어와 악어새의 공생관계도 현대 과학의 분석에 의하면 사실이 아니라고 한다. 악어새는 작은 벌레나 식물 열매 등을 먹기에 악어 이빨에 낀 고기는 먹지 않으며 악어는 평생 오십회 이상 삼천여 개의 이빨이 빠졌다 났다를 반복하여 새로운 이빨이 돋아나기 때문에 음식 찌꺼기를 제거해 줄 필요가 없고 이빨 사이가 넓어 끼지도 않는다. 수천 년 전부터 믿어왔던 악어와 악어새의 아름다운 이야기가 왜곡되었다 해도 공생과 상생하는 삶은 바뀌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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