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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투고] 헬조선 세대의 절망과 분노

지역뉴스 | 외부 칼럼 | 2019-04-25 21:21:44

칼럼,김건흡,헬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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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국에서 들려오는 것은 온통 우울한 소식뿐이다. 대한민국에 실망한 '헬조선 세대'들이 '탈(脫)조선'을 꿈꾼다고 한다. 얼마나 살기 힘들면 그럴까. 부모 세대가 피땀 흘려 일궈놓은 우리나라가 어쩌다가 이 지경이 되었는가. IMF위기 때 금 모으기 운동을 하며 국난을 극복했던 그 애국심은 어디로 갔단 말인가. 2002년 서울 월드컵 때 ‘꿈은 이루어진다’고 외치던 그 함성은 어디로 갔단 말인가.

‘헬조선’의 정서에는 젊은이들의 체념을 넘어선 절망과 분노가 담겨 있다. 필사적으로 애써도 번듯한 직장을 구할 수 없는 젊은이들은 인생의 목표를 향한 달리기에서 점점 지쳐가는 모습이다.  요행히 일자리를 얻어도 부모님 세대와 달리 안정된 미래가 펼쳐지는 것이 아니라 또 다른 무한 경쟁이 기다리고 있다. 주변 사람들이 다 적인 데다 혐오가 넘쳐나고 공동체 의식도 없다. 그래서 대한민국에는 답이 없다고 생각한다.

칠흑같이 어둡던 일제 강점기에 도산 안창호 선생은 전국 방방곡곡을 돌아다니며 민족혼을 일깨웠다. 우리 민족이 나라를 잃고 수모를 당하는 것은 국민 개개인이 깨어있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정신을 바짝 차리고 민족과 사회와 공공을 생각하는 국민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낙망은 청년의 죽음이요, 청년이 죽으면 민족이 죽는다”고 말했다. 조국의 현 상황이 바로 안창호 선생이 걱정하던 그 국면이다. 우리는 다시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   

프로이센은 1806년 나폴레옹에게 먼저 선전포고를 했으나 나폴레옹은 스스로 군대를 이끌고 베를린에 입성했다. 프로이센은 사실상 프랑스의 속국과 다름이 없게 되었다. 국민들의 낙담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지도자들은 자포자기했다. 국토는 분할되고 엄청난 전쟁 배상금이 부과되었다. 이런 국가위기 때 철학자 피히테는 프랑스군의 말발굽 소리를 들으며 낙망에 빠진 독일 국민에게 피를 토하는 열변을 토했다. ‘독일 국민에게 고함’이라는 제목의 우국 강연이다. 나폴레옹 군의 말발굽 소리를 들으며 베를린 학사원에서 매주 한 번씩 열린 이 강연을 통해 피히테는 독일 재건의 길은 무엇보다도 국민정신의 진작에 있다는 것을 강조하면서 독일 국민의 분기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피히테는 독일 국민에게 만연한 패배감·이기심·나태함을 지적하면서 국가 재건에 필요한 새 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국민들은 이에 적극 호응했다. 그리고 초등학교에서부터 민족혼을 위한 국민교육을 시작했다. 청소년들에게 도덕 재무장과 민족혼을 깨우치는 운동이었다. 그로부터 70년 후 독일과 프랑스 사이에 다시 전쟁이 일어났다. 이번엔 독일의 대승으로 끝났다. 독일은 보불전쟁에서 대승을 거두어 파리를 점령하고 프랑스의 나폴레옹 3세를 포로로 사로잡았다. 그리고 분열되었던 독일을 하나로 통일했다. 

'무신불립(無信不立)'이라는 말이 있다. 우리 사회에서 도덕이 바로 서지 않아서 지불하는 거래비용이 얼마나 많은가. 도덕심 부족을 얘기할 때, 흔히 재벌 등 가진 자들의 경우가 문제되곤 한다. 하지만 그것은 일부만 본 것이다. 사회 전체가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다. 우리 사회의 문제는 다 도덕 수준이 낮아져서 발생하는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제부터라도 젊은이들이 희망을 가지는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 그렇지 않고는 나라의 희망이 없다. 나는 국가가 해야 할 가장 시급하고 기본적인 일은 국민, 특히 청년들의 가슴 속에 다시 희망을 불어넣는 일이라 생각한다. 내가 노력하면 합당한 대가가 주어질 것이라는 믿음을 갖게 해주어야 한다. 그것은 우리 모두가 해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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