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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아침] 고결한 동행

지역뉴스 | 외부 칼럼 | 2019-02-23 20:2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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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 속에서 자주 길을 잃는다. 길치에 속하는 편이라 알고 있는 길이라도 나서거나 앞장서지 않는 편이라 꿈 속에서도 길을 찾아 한 없이 헤매다 끝내 길을 찾지 못하고 지친 상태로 꿈에서 빠져 나오곤 한다. 안개 속을 더듬듯 하냥 걷기도하고 때론 깊은 산 자락을 새처럼 휘휘돌아 민가를 찾아내느라 끊임없이 걷고 날아오르기도 한다. 밤 새도록 길을 찾던 것을 생각해보면 다리가 뻐근할 터인데 꿈 길은 환상보행이라 피곤치가 않나보다. 어느 날엔 안개가 두껍게 내린 강가로 밀여드는 달 빛이 빛조각을 뿌려대듯 흐르고 있어 강인지 안개인지 달빛인지, 손을 휘저으며 붙들 수 있는 무언가를 찾느라 입이 마르도록 헤매이다 문득 눈 앞이 밝아짐을 느끼고 눈을 번쩍 떠보았더니 신생의 상큼한 아침이 열리고 있었다. 얼마나 다행인지. 생의 조각조각들이 꿈으로 편집되고 있었던 것일까. 조각들이 제자리를 찾아드는 유일한 희열 또한 덤으로 얻기도 한다. 꿈길의 길잃음에서 깨어날때면 생의 노정에 끼어들었던 길잃음이 떠오르곤한다. 꿈길에나 삶의 마디에서나 길잃음으로 곤경에 처할때도 있지만 굳이 곤욕스러움이라 홀대할 수 없는 것은 든적스럽지는 않다는 것이다. 길 잃음 끝에는 평안의 안도가 기다려주고 있을 것이라는 여망 때문이었던가 보다. 

길잃음에서 길을 추적하고 더듬게 되면서 꿈길에서 만난 공간여행의 공백 또한 의도치 않았던 비워진 시간이라서 꿈길을 후리듯 오롯이 비어있는 길을 체험하기도하고 어디에도 없는 곳에 과감히 발디딜 수 있는, 경험할 수 없을뻔 했던 시공간을 쏘다니며 몰두 할 수 있었던 것일게다. 세상살이에서 길잃음을 추적하는 발자국들은 황량하고 쓸쓸할 수 밖에 없을것이란 선입견으로 어쩌면 길의 여백이 희망을 갖다줄 것이란 묘연한 기대를 안게도 되지만 잠복해있는 불확실성이나 즉흥성 조차도 투명하지 않다는 것을 뒤늦게야 깨닫게 되더라는 것이다. 꿈이란 것이 실상의 삶과 사념의 모호한 경계가 아닐까 아니면 환상의 입구가 되어 치명적인 속임수로 받아들일 수 밖에 없는 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위험을 품고 있는건 아닐까. 마음의 무늬가 만들어낸 자의식의 발현으로 희미한듯 무난했던 잠재력의 발휘이거나 소박한 간이역을 지나는 세상 풍경의 밑그림 일 수도 있겠다 싶은데 문득 고결한 동행이 길 잃음에서 부터 시작되었던건 아닐까하는 생각에 잠류하게 된다. 

길잃음 같은 실수는 실수를 불러들이고 거듭된 실수를 만회하기 위해 기울였던 노력의 흔적들이 과정의 반복을 겪어오는 동안 좌절감이 절정에 닿는 순간을 지나고 보면 실수라는 엄청난 부끄러운 경험이 새로운 경지를 맛보게 해주었다는 위로가 숨겨져 있다. 완충지대로의 탈바꿈으로 안내되면서 넘어지고 길 잃은 것들로하여 한걸음 뒤로 물러나 주춤거리고만 있었다면 새로운 길로 접어들 수 없었을 것이었다. 실수를 당연한 것으로, 넘어짐이 마땅한 세세고연이요, 지당하다고 풀어버리는 순간 재도전할 수 있는 새로운 시도가 가벼움으로 다가왔다. 고결한 모험이 평탄치 못할 것이라는 우려 또한 사려의 밑바닥에서 우러나온 궁극의 모습일 것이라는 추구가 가슴을 두근거리게 해주었기에 고결한 동행이 가능했던 것이리라. 길을 잃고 길을 찾으며 곁길로 접어들기도 하고 발목을 접지르기도 하고 기운이 빠지고 기가 꺾이기도 하면서 실수가 낳은 실패의 진수를 찬찬히 관망하게 되었다. 실수를 인지하고 부끄러움을 용납하는, 미흡함을 인정하며 매사에 모자람을 시인하는 용인을 끌어안아주며 받아들이기로 수락하는 경지를 맛보게 되었다. 

빈틈이 많은 편이라 실수를 실패로 돌리지 않으려는 발버둥의 안깐힘이 이어지는 동안, 스릴의 긴장감으로 마음을 졸이고 떨림을 가다듬는 동안의 팽팽함이 가슴을 조이고 육과 대립되는 이성적인 근원력의 의지를 붙들어 주었다. 두려움이 이완되는 순간의 짜릿함을 즐기는 엇박자가 만든 기예의 순간도 접하게 되면서 번복되는 실수로 인한 긴장된 상태가 연출해낸 급박함도 느슨해지고 완화된 긴장도 해이와 유화를 교차하면서 실수가 만들어낸 삼각주 모래톱마냥 길 잃음 같은 실수가 안주할 여유로움을 즐기기에 이르게 되었다. 구태의연한 안정감이라기 보다 실수를 즐길 수도 있다는 경지를 터득하는 것으로 인정

해주고 싶다. 앞 뒤 상황을 정연하게 전개하지 못하고 우왕좌왕을 곧잘 연출하는 야무진데라곤 찾아보기 힘든, 기가 드센 분을 만나면 우선 한걸음 물러나기 바쁜 얼간이 같은 내가 좋다. 완벽하지 않아서, 앞장서지 못하는, 내세울만한 재주 없음이 더욱 좋다. 대열에서도 갓 줄을 선호하며, 대로에서도 한 가운데를 휘젓고 걷지 못하고 갓 길로만 접어들고, 눈에 거슬리는 정황들을 만날 때도 그럴수도 있지를 마음에 새기는 숫기 없음에도 익숙해져 있는 못난 모습이 정겹다. 이러한 허접한 모습이 눈물겨울 때도 있다. 생각의 길 잃음, 관계에서 놓쳐버린 길 잃음이며, 일상 중에 크고 작은 길 잃음의 비롯을 고결한 동행으로 삼으며 새롭게 시작되는 한 주간에도 실패와 나란히 손잡고 고결한 동행을 이어갈 것이다. 허물 많음과 실책과 실타를 연신 거푸하는 나를 사랑해가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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