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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아침] 가을 계곡

지역뉴스 | 외부 칼럼 | 2017-11-04 19:19:47

김정자,수필

권순상 노흥성 부동산 470-218-6136표정원 융자미국 크래딧 교정

 

숨겨진 비경처럼 레이번 호수를 두른 산자락에서 흘러내리는 미네하하 폭포를 찾았다. 은밀한 절경으로 비밀스레 남겨지고 싶었던 걸까. 폭포를 만나기까지 그리 쉬운 길은 아니었다. 특이한 이름을 갖고있는 Minnehaha Fall은 그리 큰 규모는 아니지만 우아한 격을 이룬 요조한 풍광을 마련하고 방문객을 기다리고 있다. 미네하하와의 첫 만남은 만발한 진달래 덤불에 묻혀 꽃내음을 노래하듯 너울너울 흘러내리는 화창한 봄날이었다. 천지가 초록 일색이던 여름날에 만난 폭포는 계절과 폭포가 환상을 이룬듯 천상 제절기를 찾은 것 같은 넉넉하고 행복해 보였던 한 여름 날의 만남이 엊그제 같다. 계절마다 찾게된 미네하하의 가을 폭포가 왠지 마음을 흔든다. 다난하고 굴곡진 세월의 흔적을 엿보았기 떼문일게다. 눈이라도 내려주는 겨울이 되면 눈 속에서 만난 폭포를 가난한 시어로 조신스레 그려보리라. 기대가 무르익어 갈때 쯤 언젠가에. 

 

죠지아 내셔날 포레스트가 숨겨놓은 계곡의 구비를 두르다 낚싯터와 팬션들이 나타나면서 비스듬 산줄기를 1/4 마일 쯤 오르다 물소리가 들리기 시작하고 폭포가 모습을 드러낸다. 우둘두둘 트래킹 코스를 걷다보면 100피트 높이의 폭포가 여울지듯 층을 이루고 우람한 물소리로 계곡을 공명해내며 서두르지 않고 단정히 흘러내리고 있다. 기묘하게 바위를 층층이 깍아내린 듯 사람의 손길이 닿지않은 천혜의 계단으로 구비를 이룬 보기드문 폭포이다. 물보라의 영롱한 반짝임에 덧입혀지듯 운무가 서리는 장관을 연출하고 있다. 수런수런 한줄기 바람이 지나간다. 폭포 물줄기가 사르륵 흔들리며 울창한 숲에 가리워져 한 낮인데도 어둑해진 계곡을 순리처럼 흐르고 흐른다. 더위를 한시름 넘긴 폭포 언저리가 가을 내음을 뿜어내느라 울긋블긋 물들어가고 있어 가을 정취를 무르익게 해주고 있다. 미동부 애팔라치아 산맥의 줄기가 끝나가는 부근에 엔젤스 폴, 데소토 폴을 비롯해 탈루야 협곡과. 타코아 폴, 아미카롤라 폴, 헬렌조지아의 안나루비 폴이 산맥의 기암절벽과 어우러지며 만들어 낸 진경산수로 자리잡고 있어 아름다운 자연과 풍경을 수시로 즐길 수 있다. 계절을 이리저리 젖히고 뒤척이기도 하며 계절의 변화를 사랑스러움으로 지켜볼 수 있는, 시절마다 꽃들이 내지르는 향기며, 절기따라 흙을 일구어내며 뒤집어 훑어내듯 각양의 모양새로 피워내는 꽃들의 아름다움에 마음껏 취해도 좋을 절경들이다.

 

하늘은 청명하기 이를데 없고 햇살은 조름을 불러들일 듯 따스하다. 단풍도 절정에 이르고 가을 야생화들이 화사한 정원을 이루고 있다. 풀벌레 소리가 비감을 담은 듯 건조해진 가을 공기 속으로 조용히 미끄러지듯 사라진다. 청량한 공기방울이 미묘한 비경의 매혹을 압도적이라할 만큼 뿜어내고 있어 시원한 에너지를 공급해준다. 수려한 계곡과 폭포 풍경 속으로 아직은 세상 분진이 들어서지 않은 청정골짜기라서 부디 청정계곡으로 보존되고 남겨지기를 소원해본다. 귀넷 카운티에서 2시간여 정도의 드라이브로 폭포가 있는 계곡과 단풍까지도 즐기면서 가벼운 트래킹도 함께 곁들일 수 있어 하루 나들이로 무리 없는 소소한 즐거움을 누릴 수 있다. 폭포에 이르는 길을 어렵잖게 오를 수 있는 것도, 단풍도 덤으로 즐길 수 있는 행운으로 받아들이며 가을의 깊은 품에 안겨보고자 나선 걸음이 상쾌하다.

 

깊은 수림 속에 자리한 폭포를 만날 때 마다 모든 인생에게 주어진 순간들의 소중함을 새롭듯 절감하게 된다. ‘어언 봄이왔네, 벌써 여름이네, 어느덧 가을로 접어들었네’ 를 해마다 반복하면서 흐르는 시간의 찰나를, 순간의 순각을, 시간의 소중함을 언뜻언뜻 잊고 지나왔음 앞에 엄숙한 숙연히 옷깃을 여미게 된다. 폭포의 물줄기도 서서히 여위어가고 있어 줄기찬 물방울의 흐름 앞에 서면 시간을 허사로 버리지 말라는 응징이 가슴을 두드린다. 위에서 아래로 흘러내리는 물의 순리도, 생명을 있게 해주는 물의 거룩함과, 살아있음을 일깨워주는 성스러운 소리를 듣게된다. 흐르는 물에 발을 담그자 온 몸이 오싹 서리가 내린 듯 하다. 신비로운 만남이다. 일상의 굴레를 잠시 내려놓고 낯선 일탈로 달뜬 설레임이 가득하다. 가을 계곡이 일구어낸 무릉도원이 따로 없다 싶다. 가을을 흠뻑 담고 아쉬움 가득한 폭포를 떠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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