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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틀랜타 칼럼] 결혼은 구속 (binding)이 아니라 나눔 (sharing) 이다

지역뉴스 | 외부 칼럼 | 2017-10-20 20:20:42

애틀랜타칼럼,윤의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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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이들은 사랑하는 사람과는 결혼하지 말라고 말한다. 그 아름다운 사랑이 시간이 가면서 퇴색되기 때문이란다. 음식점에서 식사를 하던 한쌍의 젊은 연인들은 사랑을 나누느라 식사를 못하며, 상 위에서 서로 손을 만지며 재잘대고 있었다. 한편 저쪽 자리에는 노부부가 벙어리처럼 앉아 밥만 열심히 먹고 있었다. 그 광경을 힐긋 쳐다본 젊은 남녀는 속삭였다. ‘우린 결혼해서 늙어도 저렇게 되지 말고, 지금처럼 변치말고 살자’고 말했다. 그러다가 또 우연히 노부부를 다시 쳐다보게 되었는데 두 노인이 상 밑에서 손을 꼭 잡고 있는 게 아닌가. 감동을 받은 두 젊은이들은 ‘우리도 늙으면 저리 살자’고 다짐했다고 한다. 

예전에 어느 미국부부의 멋진 집을 방문한 적이 있었다. 집을 보여주겠다며 집주인 남편은 자랑스럽게 우리를 안내했다. 방의 문들이 유럽의 골동품 같이 육중하고 섬세하게 세공돼 있어서 참으로 품위있고, 아름다웠다. 문고리 손잡이도 특수한 수집품 같아 보였다. 문을 열고 들어가니 또 다른 문이 앞을 딱 막고 있었다. 깜짝 놀란 나는 아무 말 못하고 주인을 올려다 보았다. 주인은 웃으며 문을 열어 주었다. 그 문은 매우 간단한 현대식 문짝으로, 피곤했던 눈을 시원하게 해주었다. 놀라는 내가 재미있었는지 집주인은 신이 나서 설명을 했다. 골동품은 자기가 좋아하는 것이고, 현대식은 부인이 좋아해서 싸울 필요 없이 공평하게 '이중 문'을 한 것이라고 했다. 이 부부는 문을 열고 닫을 때마다 사랑을 확인하며 살 것이다. 우리와는 차원이 다르다. 돈이 많다고 다 그렇게 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서로를 존중하며, 배려하는데 어찌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 그 부부가 존경스러웠다. 이것이 진짜 결합을 의미하는 결혼이라는 것이다. 그런 문화 속에서 2세들이 자라면서 진정한 사랑을 맛본다면 또다른 진정한 사랑을 낳을 것이다.

한 예화로 6·25전쟁때 한 미국인이 한국을 방문했다가 한복을 입은 자그마한 여자가 애를 등에 업고, 한 손은 애를 잡고, 또 다른 손은 짐을 들고, 또 머리에 큰 짐을 이고 가는 것을 보았다. 그녀 앞에는 팔자 걸음의 남자가 혼자서 빈손을 휘저으며 걷다가 뒤의 여자를 돌아보며 빨리 오지 못한다고 인상을 쓰며 호령을 했다. 그 미국인은 잊지 못할 광경을 보았다고 했다. 그리고는 6·25전쟁이 끝난 후 한국을 다시 방문했는데 이게 웬일인가! 여자가 앞장(lady first)을 섰다. 큰 반전이다 싶었다. 그러나 여자는 여전히 짐과 애를 다 데리고 가고, 남편은 여전히 맨손으로 그 뒤를 쫓아가고 있었다. 의구심이 들어 뒤를 쫓아가는 남편에게 무엇이 그를 바꾸게 만들었느냐고 물었다. 남편은 웃으며 '그것은 빨갱이들이 쫓겨가며 지뢰를 하도 많이 심어놓아서 여자를 먼저 보낸다'고 했다. 미국인은 ‘그러면 그렇지, 한국의 남존여비 사상이 그리 쉽게 바뀔 리가 없지, 한국의 여자들이 너무 불쌍하다’고 했다. 

몇 십 년이 지난 지금은 미국과 한국이 뒤바뀐 것 같다. 한국 남자들은 요리를 하고 애도 본다. 재력도 여자가 다 갖는다. 이젠 한국의 남자들이 불쌍한 것 같다. 우리가 결혼이라는 것을 할 때는 완벽한 하나가 되려고 반쪽과 반쪽이 만나서 이 험한 세상을 뚫고 나아가려는데 동상이몽에, 마이동풍에, 동문서답을 하는 상대를 어떻게 사랑할 수 있을까? 이곳에서 자라는 한국의 2세들은 보통 오래 전에 한국을 떠나온 부모로부터 옛날 사고방식을 유산으로 받는다. 문화의 차이, 생활의 차이가 나는 곳에서 미국인도 한국인도 될 수 없는 입장이 된다. 반면 잘 키워지면 한국인도, 미국인도 될 수 있다. 

그런데 어떤 한국인을 만나서 이야기를 하던 중 ‘이젠 아들 결혼시켜서 며느리 밥 좀 얻어 먹어야겠다’고 한다. 지금 한국은 며느리가 같이 살자고 해도 싫다고 도망을 간다. 며느리가 어쩌다 놀러 오겠다고 연락이 오면, 시장가방 들고 시장으로 달려가서 며느리가 좋아하는 것을 사다가 요리해 놓는 며느리 시대, 아니 젊은이들 시대가 되었다. 결혼은 나눔과 배려다. 서로를 구속하려 하지 말고, 사랑을 나누며, 잠자리도 나누며, 미담도 나누고, 음식도 나누어 먹고, 금전도 나누어 쓰고, 시간도 나누면서 서로 존중해주며 살아가면 행복한 결혼생활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나 때문에 너를 죽이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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