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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틀랜타 칼럼〉 시나리오 작가의 눈

지역뉴스 | 외부 칼럼 | 2017-07-28 19:19:29

칼럼,윤의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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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이 내가 시나리오를 썼다고 하면 나도 쓰고 싶다고 한다. 우리는 무궁무진한 사연을 가지고 있다. 특히 이삿짐을 가지고 그 동안의 역사와 두툼했던 추억의 친지들을 뒤로 하며 태평양을 건너온 그 자체 만으로도 드라마다. 두렵고 부풀었던 꿈은 우리를 시련으로 몰았던 것이다. 우리가 숨쉬고 있는 한 모든 것이 작품이다. 바로 이런 것들을 작가의 시선에서 영상 처리한 것이 시나리오다. 시나리오에는 드라마 시나리오와 영화 시나리오가 있다. 시나리오는 영상을 위한 작품이고, 말보다는 씬(scene)으로 처리해야 하기에 다른 글과는 다르다. 누구나 쓸 수도 있고, 누구나 쓸 수도 없다. 시나리오는 수학적이고, 조직적으로 써야 하기에 어려우면서도 한번 써 보면 폭 빠지는 매력적인 글이다. 쓸 때 인생을 퍼즐 하는 느낌이 든다. 

시나리오는 읽으며 영상을 그릴 줄 아는 PD나 배우나 시나리오작가들을 위한 글이다. 예전엔 시나리오를 발로 쓰라고 했다. 작품을 좁고 깊게 파고 들어가야 하기에 뛰어 다니며 공부하고 연구하여 쓰라는 말이다. 모든 작품이 그렇듯 시나리오를 쓰려면 우선 좋은 소재를 선정해야 하고 논리적 사고방식으로 재미있게 써야 한다. 캐릭터를 잘 찾아내어 대층시키면 쓰기가 훨씬 쉬워진다. 좋은 캐릭터를 찾기 위해선 작가의 눈으로 사람들을 볼 때 보이는 면만 보지 말고 앞면, 뒷면, 측면, 위, 아래, 속까지 면밀히 관찰하고, 연구하여야 한다. 너무 식상되고 평범하면 재미 없으니 남들이 못 찾아낸 것들을 끌어 내어 신성감을 주어야 한다. 무엇이던 단순하게 보던 눈이 작가의 눈으로 변하고, 성격도 과감해진다. 인생을 다산 사람처럼, 다 알 것처럼 변한다. 부끄러울 것도 없고, 못 했던 말도 과감히 내 뱉는다. 내가 아닌, 내가 모르는 것도 써야 하니 인간들의 심리 상태까지 공부해야 한다. 시나리오를 쓸 땐 옷고름을 풀고 솔직히 쓰라고 한다. 그리고 시나리오 속에 자아를 넣어야 메시지가 분명히 전해지는 힘있는 시나리오가 된다. 드라마의 시작도 중요하나 끝도 여운을 남겨 답은 시청자들에게 선택권을 주는 것도 좋다.

시나리오를 쓰면 내가 신이 된 느낌이 든다. 이름을 짓고, 생명을 좌지우지하며 고민할 때 웃음이 나온다. 혹 하나님이 우리의 생명을 놓고서 이처럼 결정을 고민하지는 안나? 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드라마는 첫 씬을 더욱 신경 써서 채널을 돌리지 않게 해야 하지만, 영화는 돈 내고 들어 왔으니 아까워서 끝까지 참고들 본다. 작품에는 여러 모양의 형태가 있다. 단순한 방법으로 한 스토리를 힘있게 쭉 끌고 가는 시나리오 작법이 있고, 또는 머리 땋듯 두 갈래, 세 갈래, 네 갈래 등으로 스토리를 갈라서 서로 꼬고, 또 꼬는 작법도 있다. 스토리를 갑자기 반전시켜서 시청자들을 놀라게 하는 방법이 있고, 아니면, 아! 내 그럴 줄 알았어, 하며 공감을 느껴서 통쾌함을 맛보게 하는 방법도 있다. 동작을 쓸 땐 간접적 표현, 우회적, 역설적인 수단을 쓸수록 강하고 재미있다. 내가 내 몸을 떠나(out of body) 주인공이 된 나를 내려다 보면 내가 잘하고 사는지, 잘못하고 사는지가 객관적으로 보인다. 하나님은 PD(피디)고, 운명은 내가 쓴 각본이다. 나는 내 인생 작품의 주인공이다. 행복하든 불행하든 자만할 필요도 없고, 좌절할 필요도 없다. 분명 내가 주인공인 이 드라마에도 반전이 있고 해피 앤딩으로 끝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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