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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아침] 유월의 신록 속으로

지역뉴스 | 외부 칼럼 | 2017-06-03 18:18:31

칼럼,김정자,수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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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으로 눈이 부신 유월로 접어들었다. 가벼운 차림새로 어디론가 훌쩍, 빈 마음으로 여정 없는 하룻길 여행이라도 홀가분하게 떠나도 될 것 같은 설레임이 스물스물 마음을 휘젓고 다닌다.

유월이 들어서면 바다를 염두에 두어도 된다는 허락을 받은 것 같다. 설레임이 음율이 되어 마음을 적셔준다. 빛으로 쓴 녹색 편지가 천지를 덮고있어 손만 뻗히면 눈부신 편지를 받아볼 수 있다. 빛이 부셔서 차마 눈을 뜨고 걷기가 어려울 만큼 빛살의 난무가 낭자한데 시선을 울창한 녹색으로 돌리면 금새 눈이 편안해진다.

녹색은 유성이 지구로 달려오면서 만들어낸 섬광 같은 영감을 안겨주기도 한다. 연록의 새 잎이 고물고물 녹색으로 익어가는 과정에서 시한과 감성이 그냥 머물러주었으면 하는 시기가 이즈음이 아닐까. 짙은 녹색으로 무르익어가는 내력 가운데 녹색의 색감이 가장 눈부시고 영롱한 무렵이라할 수 있겠다.

어느 사이에 짙푸르게 성숙한 녹색이 검푸르게 농익는다 싶으면 금새 윤기를 잃고 빛이 바랜다. 녹색의 찰나는 더할 수 없는 지극히 단순한 머무름이요 승화의 몸부림이 빚어낸 회화적 감성의 극치라할 수 있겠다. 녹색의 향기를 부여잡고 앉혀두고 싶어지는 극히 단조로운 순간들이 반딧불 반짝임처럼 쏟아진다. 

빛살은 굽지않는다. 가리워질 때도 있긴하지만 빛살의 창조는 세월을 넘어 날마다 시간마다 새로움으로 덧입혀지고 있다. 녹색의 빛부심을 덧입히기 위한 빛살의 사명도 날마다 시간마다 대기권이란 창을 넘나들며 넘실넘실 녹색을 무르익음으로 능숙하게 빚어내고 있었나보다. 계절이 그리움을 삭여내고 있어서인지 밤 하늘도 예사롭지가 않다.

밤 하늘을 올려다보면 별이 쏟아질 것 같이 담박하다. 욕심없이 산뜻하고 정겨운 정원이 밤 하늘에도 펼쳐지고 있다. 무한공간에 별 빛이 어우러진 환상적인 조화의 이치가 찬란하게 하모니를 이루고 있다.

현대를 살아내야하는 고달픔을 힐링하기에는 밤하늘을 올려다 보는것으로도 한 몫은 할것이다. 계절따라 쏟아내고 있는 밤 하늘의 역동적 팽창을 지켜보는 것 조차도 세상을 견제하는 이치를 깨우칠 빌미를 얻어낼 수 있을 것만 같다. 고르게 분포한 별들의 장막은 우주의 유한함을 일깨워주고 수만 광년의 별빛이 시야에 머물러준다는 경이로움 만으로도 일상을 바라보는 시각을 더 넓게 확보할 수있는 풍요로움에 지긋이 젖어볼 수 있는 유월이라서 마음이 달뜨나 보다.  

겨울 모퉁이를 지나 봄 울타리를 둘러보며 향수를 새김하듯 긴 여정을 지나 삭이고 삭인 그리움이 연록으로 물들었나보다. 영원을 향한 숭고한 빛살이라서 순수하게 아로새겨진 순정한 정제된 녹색으로 성숙했나 보다. 뙤약볕이 내려쬐는 여름이 찾아들기 전에 서둘러 빚어낸 초록의 난무가 시원스럽다. 바람까지도 싱그럽다.

유월 숲이 만들어내는 소리는 싱싱하고 상쾌하다. 숲 바람 소리까지도 신선하다. 햇살을 받은 풀잎도 맑고 발랄하다. 유월의 아침들은 청신하고 산뜻하다. 산책길을 드리운 숲내음도 향기롭다. 들풀도 들꽃도 말쑥함을 드러내듯 요요하고 생기가 넘친다. 흙내음도 보드랍고 푸근하다. 아직 만나보지 못한 유월의 바다마저도 순편하고 안온하게 맞아줄 것이다.

유월의 녹색은 호화롭고 다채로워서 벅차도록 휘황하다. 천지는 하루가 다르게 생명력으로 가득하다. 헐벗은 생명일랑은 아예 눈에 띄이지도 않는 연록의 찬란한 숲이 눈부시다.   소슬함을 담뿍담아 유월의 신록 속으로 우아하게 느린 걸음으로 들어서고 싶다.

반짝이는 숱한 녹색의 환대를 받으며 들뜬 설레임으로 마음을 치장하고 활기찬 몸짓으로 사랑스런 눈빛을 지닌 나그네가 되어 출렁이는 기쁨을 감추지 못해 상기된 표정으로 춤추듯 사쁜사뿐 들어서고 싶다.

유월이 다하면 한 해의 절반이 유실된 것 같은 헛헛함이 몰려올 것 같지만 유난히 더위가 긴 애틀랜타의 여름을 반쯤은 보냈다는 안도를 붙들 수도 있겠다. 유월을 보내고나면 왠지 마음도 겹질러질 것 같다. 유월 햇살만큼만 살아졌으면 좋으련만. 녹색이 눈부신 유월이 흘러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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