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행 실행계획 담은 노트 발견
사건1주일전 범행 암시 발언도
지난달 발생한 애팔래치고 총격사건 용의자 콜트 그레이는 치밀하게 범행을 준비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또 범행 일주일 전 할머니와의 통화에서 범행을 암시하는 말도 한 것으로 확인됐다.
17일 배로우 카운티 법원에서 열린 콜트 그레이와 아버지 콜린 그레이에 대한 예비심리에서는 애팔래치고교 총격사건에 대한 새로운 사실들이 밝혀졌다.
이날 심리에서 조지아 수사국(GBI)은 범행 계획이 상세히 기록된 콜트의 노트를 공개했다. 수사당국이 총격이 벌어진 뒤 학교와 콜트의 집에서 발견한 두권의 노트에는 범행의 구체적인 방법과 희생자 수를 추정하는 내용의 글과 그림이 적혀 있었다. 또 총격을 벌인 교실을 묘사한 인형 그림도 있었다고 GBI는 전했다.
또 콜트의 방에는 학교 총격사건들을 다룬 기사 스크랩과 사진들이 컴퓨터 책상 뒤에 붙어 있어 그가 오래전부터 범행을 계획해 왔던 것으로 추정됐다.
범행에 사용된 소총은 콜트의 아버지 콜린이 2023년 11월 크리스마스 선물로 콜트에게 사준 것이었다. 콜린은 당시 소총뿐만 아니라 전술조끼와 탄약, 조준기 등을 함께 선물했고 두 부자는 인근 사격장을 자주 방문해 사격 연습까지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범행 1주일 전에는 할머니와의 통화에서 범행을 암시하는 발언도 한 것으로 확인됐다.
8월 23일 콜트는 할머니에게 플로리다 파크랜드 고교 총격사건을 언급하며 “내가 끔찍한 일을 저질러도 여전히 나를 사랑할까요?”라고 말했다고 GBI는 전했다.
범행 1시간 전에는 부모에게 “미안하다”는 내용의 전화문자를 보낸 것도 확인됐다.
이날 심리에서는 범행 당일 콜트의 자세한 행적도 밝혀졌다.
GBI에 따르면 이날 콜트는 소총이 가방에 다 들어가지 않자 끝 부분을 포스터 보드로 감싸 마치 과제물인 것처럼 위장한 채 등교했다. 범행은 2교시 직전 일어났다. 1교시를 마친 콜트는 2교시가 시작되기 전 상담사를 만나겠다며 교실을 빠져 나와 화장실로 들어갔다. 화장실에서 20분 정도 범행을 준비한 뒤 총을 숨긴 채 다시 교실로 향했지만 이상한 낌새를 느낀 학생들과 교사가 문을 열어 주지 않자 옆 교실로 가 총격을 하기 시작한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이날 심리에서도 콜트의 범행 동기에 대해서는 여전히 밝혀지지 않았다. <이필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