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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칼럼] 노년에 더욱 필요한 ‘친구’

지역뉴스 | 외부 칼럼 | 2024-10-16 11: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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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들수록 필요한데 나이 들수록 부족한 것. 우선 꼽히는 게 건강이다. 노년층이 모이면  어떤 화제로 대화가 시작되었든 결국 도달하는 주제는 건강이다. 기-승-전-건강이다. 요즘 나는 어디가 아프고, 누구는 어디를 삐끗했고, 누구는 뭘 먹어서 나았고, 어느 병원이 용하고 … 부터 시작해 ‘그 건강하던 사람이 갑자기 …’ 하면서 이야기는 끝도 없이 이어진다.

 

기대수명이 길어지면서 노년의 날들은 날로 길어지고, 그 긴 여명을 살아내려면 건강은 필수. 건강이 나쁜 상태로 오래 사는 건 불행이자 심한 경우 저주일 수도 있다. 

그런데 이렇게 어울려 노년의 불편함을 하소연할 대상이 있다면 그 노년은 일단 복되다. 그렇지 못한 노년층이 너무 많다. 노년에 꼭 필요한 것, 그런데 날로 부족해지는 것 - 바로 친구다. 건강이 안 좋아 외출을 못하는 친구, 저 세상으로 떠난 친구, 연락이 두절된 친구, 사이가 나빠진 친구 등을 모두 빼고 나면 남는 친구가 많지 않다.

친구에는 여러 종류가 있다. 학교 친구, 운동이나 취미활동을 같이 하는 친구, 직장 친구, 자녀가 한반이어서 어울리게 된 학부모 친구 등. 하지만 이들 대부분은 세월과 함께 무대 뒤로 사라진다. 졸업하거나 취미가 바뀌거나 이직하거나 아이들이 자라거나 하는 등 상황이 바뀜에 따라 오기도 하고 가기도 하는 일시적 친구들이다.

외부 상황과 무관하게 세월이 흘러도 여전히 친구인 진짜 친구들은 대부분 소수에 불과하다. 오랜 세월 같이 지내면서 서로를 깊이 알고, 힘들 때마다 서로 의지하며 응원하는 친구들이 많기는 어렵다. 여기서 더 나아가 평생을 함께 가는 절친은 정말이지 몇 안 된다.

노년에 친구의 존재가 얼마나 중요한지는 여러 연구에서 확인되었다. 건강면에서 볼 때 가족보다 좋은 게 친구라는 결론들이다. 가족은 항상 사이가 좋기만 한 관계는 아니다. 가장 깊이 사랑하지만 그래서 가장 깊이 상처를 줄 수 있는 존재들이다. 가족은 ‘운명’ - 좋다고 같이 지내고 싫다고 버릴 수 있는 존재가 아니다. 마음에 맺힌 게 있어도 가능한 한 속으로 눌러둔다. 잘못 말했다가 관계가 틀어질까 두렵기 때문이다. 

반면 친구는 ‘선택’ - 부담이 없다. 마음이 통해서 친구가 되고, 아니다 싶으면 관계를 접을 수 있다. 속 썩이는 성인자녀들부터 밉살스러운 배우자, 앞날에 대한 고민 등을 가장 편하게 털어놓을 수 있는 대상이 누구겠는가. 바로 친구, 정신건강에 좋을 수밖에 없다. 

수십년 시간의 풍화작용을 거뜬히 견뎌내며 때로 가족보다 더 가까운 관계, 그런 우정은 어떻게 가능할까. 성향, 관심, 성장배경이 비슷할수록 가능성이 높다고 진화심리학자인 로비 던바 박사는 말한다. ‘친구들: 우리의 가장 중요한 관계들’이라는 저서를 쓴 그는 절친 관계 형성에 필요한 조건으로 7가지를 꼽는다. 같은 언어 사용, 같은 지역에서 성장, 서로 겹치는 커리어 궤도, 같은 취미 그리고 세상을 보는 시각이나 관점, 유머 감각, 음악 취향이 서로 통할 것 등. 모든 절친이 이 모두를 갖는 건 아니지만 공유하는 게 많을수록 친구관계가 끈끈해질 가능성이 높다고 그는 말한다.

아울러 중요한 것은 같이 보내는 시간. 캔서스 대학 연구진에 따르면 최소한 300시간을 같이 보내면서 깊은 속내를 털어놓을 때 진짜 친구가 된다. 친한 친구가 되고 나면 꾸준히 우정을 유지하는 노력이 필수. 진짜 절친은 항상 붙어있어야 되는 건 아니다. 몇 달, 몇 년을 못 만나도 우정이 지속되는 경우는 많다. 미국에 살면서 한국에 절친을 둔 케이스들이다. 정기적으로 연락하고 중요한 일이 있을 때마다 소식을 주고받으며 이따금 같이 여행하면서 가꿔온 친구관계는 세월을 넘어 지속된다. 노년에 건강과 즐거움의 근원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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