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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칼럼] 9월, ‘심 봤다’ 철이긴 한데…

지역뉴스 | 외부 칼럼 | 2024-09-19 13: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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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은 미국 야생 삼 수확 철이기도 하다. 우리가 흔히 산삼이라고 부르는 미국 야생 삼(wild ginseng)이 나는 동부와 남부 19개 주에서는 지난 1일부터 일제히 야생 삼 채취가 허가됐다. 연방 산림청 등에서 퍼밋을 받고 지역마다 조금씩 다른 규정을 잘 지키면, 대부분 늦가을까지 야생 삼을 캘 수 있다. 미국 삼 자생지는 애팔래치아 산맥이다. 위스콘신 주나 캐나다 온타리오 주 등에는 삼 재배 농장도 있다. 

일반 미국인들은 삼을 약용이나 건강 식품으로 찾지 않는다. 커피 체인 메뉴에 여러 종류의 차가 올라 있으나 아직 인삼차는 없다. 18세기 말부터 일부 산간 주민들이 삼을 캤다고는 하나 소수였다. 삼이 자라는 곳은 연방이나 주 정부 산림일 때가 많지만 대대로 산에서, 산과 더불어 살고 있는 지역민들은 그런 소유권 관념이 희박하다. 주변 산은 그냥 ‘우리 산’이라는 생각이다.

그래도 문제될 게 없었다. 산이 내주는 임산물에 집착이 크지 않았기 때문이다. 산짐승의 요긴한 먹거리인 도토리를 쓸어 와 묵을 쑤지도, 갖가지 산나물을 뜯어 와 무쳐 먹지도 않는다. 고사리만 해도 그렇지 않던가?  야생 삼도 다르지 않았다. 찾는 사람이 많지 않았던 데다, 누가 캐 가든 이슈가 아니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른 이야기다. 국제적으로 수요가 늘면서 야생 삼이 돈이 되기 때문이다. 주고객은 중국, 한국 등 동아시아 쪽인데, 중국 일부 지방에서는 미국 삼 씨를 가져다 재배하는 농가도 있다고 한다. 

미국 삼 출하량은 지난 80년대 말, 90년대 초 이후 줄고 있다. 당국은 남획을 중요한 원인의 하나로 꼽는다. 그 때문에 규제가 갈수록 강화되고 있다. 야생삼을 불법 채취하다 적발되면 첫 벌금이 100달러이던 주는 이를 500~1,000달러로 올렸다. 자칫 실형까지 선고받을 수 있는 지역도 있다. 불법 채취한 삼을 찾기 위해 탐지견을 동원하거나, 잠복 근무를 하기도 한다. 야생 삼에 마이크로 칩을 심어 놓고 추적하는 경우도 있다. 조지아, 테네시, 노스 캐롤라이나, 켄터키 주 등은 국유림에서는 무기한 야생 삼 채취금지령을 내렸다.  

야생 삼 시즌이 한창인 최근 웨스트 버지니아의 한 신문은 불법 심마니 단속 뉴스를 전한다. 몽고메리 헤럴드지에 따르면 체포된 야생 삼 밀매단은 가족과 이웃 주민들로 구성된 11명. 이들에게서 말린 삼 190파운드, 시가 18만달러 어치를 압수했다고 한다. 인디애나 주에서도 야생 삼 불법채취로 25명이 체포됐다는 뉴스가 전해졌다. 위스콘신 주는 ‘프로젝트 레드 베리(삼 열매)’로 이름 붙여진 야생 삼 불법채취와 밀매 단속에 나섰다.   

지역마다 차가 있으나 야생 삼 채취 규정은 까다롭다. 5년 근, 일부 주는 10년 근이 돼야 캘 수 있다. 가지가 3개 있어야 한다. 한 가지에 달리는 잎사귀는 3~5개. 삼의 나이를 가늠할 수 있다. 빨간 열매에는 1~3개의 씨가 들어 있는데, 삼을 뽑아낸 후 씨를 그 곳에 심어 놔야 한다. 깊이 1인치, 씨앗 사이 간격은 1푸트, 심은 후 마른 잎으로 잘 덮어 놓도록 한다. 채취한 야생 삼을 외국으로 보낼 때뿐 아니라 타주로 반출할 때도 허가를 요구한다. 

야생 삼에 관심이 있는 한인 중에는 가을 산도 오를 겸, 그룹으로 삼 채취 여행에 나서려는 이들이 있다. 지역마다 조금씩 다른 규정을 잘 알고, 지켜야 한다. 잘못하면 배보다 배꼽이 큰 일이 생길 수 있다.  전복이나 대합 채취 때 등의 ‘실수’를 생각하면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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