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엘리트 학원
첫광고
이규 레스토랑

[민경훈의 논단] 엔비디아와 닷컴 버블의 추억

지역뉴스 | 외부 칼럼 | 2024-09-11 14:07:05

민경훈의 논단, LA미주본사 논설위원,엔비디아와 닷컴 버블의 추억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누가 스킨 케어

90년대말 미국에서 살던 사람이라면 닷컴 버블을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원래 70년대 미 국방부가 군사 목적으로 개발한 인터넷은 90년대 일반에 널리 퍼지면서 인류의 미래를 바꿀 획기적 발명품으로 주목받았고 이를 이용해 물건을 사고 파는 수많은 닷컴 업체가 쏟아져 나왔다.

이중에는 아마존 같이 실체가 있는 회사도 있었지만 처음부터 수익이 전혀 없었고 앞으로도 낼 전망이 없는 펫츠 닷컴이나 코즈모 닷컴, 이토이즈 닷컴 같은 것들이 대부분이었다. 1997년 18달러에 상장한 아마존은 닷컴 붐이 절정이던 2000년 초반 50배까지 올랐지만 버블이 터지면서 다시 원위치로 돌아왔다. 아마존은 그나마 운이 좋은 편이고 한때 100배 이상 폭등했던 수많은 닷컴 기업들은 흔적도 없이 사라진 경우가 부지기수다.

미국에서 이런 일이 처음 있었던 것은 아니다. 1920년대에는 라디오가 대세였고 이 추세에 불을 지른 사람은 데이빗 사노프였다. 1912년 4월 타이태닉호가 침몰하면서 라디오 구조 메시지를 보냈고 인근에 있던 카파티아호가 이를 듣고 달려가 수많은 생명을 건졌다. 당시 마르코니 전신사 뉴욕 매니저였던 그는 유족들이 사망자 신원 확인을 위해 통신사에 몰려들어 아우성을 치는 모습을 보고 라디오의 힘을 절감했다.

뒤에 RCA의 사장이 된 그는 1921년 헤비급 권투 시합을 생중계하는 등 라디오를 미국인의 안방에 확실히 심어놨고 1920년대 5달러이던 RCA 주가는 라디오 광풍에 힘입어 1929년 500달러까지 올랐으나 증시 버블이 터지면서 다시 5달러 수준으로 떨어졌다.

올해와 작년 미국 주식 시장은 엔비디아를 빼놓고는 말할 수 없다. 작년 한 해 동안 3배가 오른 이 주식은 올 들어서도 최근까지 다시 2배 넘게 올랐다. 올 3월 1일 이 주식의 시가 총액은 2조 달러를 넘어섰는데 1조에서 2조가 되는데 걸린 시간은 불과 6개월로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보다 3배가 빨랐다. 6월에는 3조 달러를 돌파하면서 잠시 미국에서 가장 가치있는 기업이 됐다.

엔비디아(라틴어로 ‘질투’, ‘부러움’이라는 뜻)의 역사는 짧다. 1993년 대만 출신 엔지니어로 LSI 로직에 근무하던 젠슨 황이 선 마이크로시스템에서 일하던 동료 2명과 불과 4만 달러의 자본금으로 시작했다. 그가 이 회사를 만든 것은 컴퓨터 업종 중 가장 인기있는 것은 비디오 게임이고 이를 위해서는 그래픽스 가속 칩이 필요하다는데 착안했기 때문이다. 나중에 이것이 인공 지능이 작동하는데 필수적일 것이라는 점은 누구도 생각지 못했다.

이 회사도 초창기에는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이런 칩 개발에 뛰어든 회사는 70여개에 달했는데 다 망하고 살아남은 것은 엔비디아와 AMD에 흡수된 ATI 둘 뿐이다. 일본 비디오 게임 업체 세가가 엔비디아 제품 성능에 실망해 계약을 종료하면서도 미래를 보고 500만 달러를 투자하지 않았더라면 이 회사도 문을 닫았을 가능성이 크다. 그 후로도 한 동안 어려움이 계속돼 “문 닫기 한 달 전”이 이 회사의 구호가 됐다.

그러나 1999년 주식을 상장하고 Ge포스256 칩 개발에 성공하면서 2007년에는 포브스지로부터 ‘올해의 기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그리고 2020년대 들어 AI 붐이 불고 AI 작동에 필수적인 칩을 사실상 엔비디아가 독점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주가는 폭등을 거듭해왔다.

그런 엔비디아 주식이 지난 1주일 동안 15% 가까이 폭락했다. 이 주식은 3일 하루에만 9.5% 하락하며 시가 총액 2,800억 달러가 증발했는데 이는 미 역사상 최대 규모다.이는 경기 둔화와 AI 거품론, 거기다 연방 법무부의 반독점 조사까지 겹치면서 매물이 쏟아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엔비디아의 경우 이런 정도 하락은 흔한 일이다. 올 들어서만 시가 총액 1,900억 달러 이상 사라진 경우가 8번이나 있었다.

그러나 예사롭게 볼 일도 아니다. 지금 소위 ‘황야의 7인’(Magnificent Seven)으로 불리는 대장주가 S&P 500 지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2%에 달한다. 이들은 모두 하이텍 기업으로 AI 붐을 타고 지난 수년간 폭등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9년 전 이들 비중은 9%에 불과했다.

거기다 미국인들의 금융 자산중 주식 소유 비율은 42%로 닷컴 버블 때보다 높고 기관 투자가들의 낙관론은 4년래 최고다. 일부 기술주 편중과 지나친 낙관론, 객관적 기준에 따른 과대 평가, 거기다 주가 하락이 자주 일어나는 9월이라는 계절적 요인까지 조심해야 할 일이 하나 둘이 아니다.

닷컴이나 인터넷, 라디오가 인간의 삶을 바꿔놓은 것은 사실이지만 그 관련 주식들이 모두 오른 것은 아니다. AI 붐이 어떻게 될 지는 모르나 지금 증시를 낙관만 할 상황은 아닌 것 같다.        <민경훈 LA미주본사 논설위원>

댓글 0

의견쓰기::상업광고,인신공격,비방,욕설,음담패설등의 코멘트는 예고없이 삭제될수 있습니다. (0/100자를 넘길 수 없습니다.)

[내 마음의 시] 가을이  오네
[내 마음의 시] 가을이  오네

이 종 호(애틀랜타문학회 회원) 너무 덥다고밀어 보내지 않아도떠날 때 알고 있는 여름은 이미 이별을 준비하고 있다 금새 떠날걸 알면서도호들갑 떨며 아우성치던 우리는 언제 그랬냐고 

[애틀랜타 칼럼] 인생의 사계절(사추기)

이용희 목사인생의 사계절 중 중년기 그 중에서도 남성의 중년기를 좀더 구체적으로 살펴봅시다. 중년을 묶고 있는 몇 개의 사슬들이 있습니다. 첫째는 정체감의 혼란입니다. 중년기는 흔

김효지 대표, '1031 교환' 강연회 개최
김효지 대표, '1031 교환' 강연회 개최

턴키 글로벌 리얼티, 1031 교환 설명세금 혜택을 통한 자산 증대 소개부동산 투자 전문 기업 '턴키 글로벌 리얼티'(Turnkey Global Realty·대표 김효지)가 8일

말뿐이었던 소수인종∙여성 기업 우대
말뿐이었던 소수인종∙여성 기업 우대

ATL시, 지원금액 부풀려 기록할당액 일반기업 지원에 사용 소수인종과 여성 소유 기업들에 대한 애틀랜타시의 실제 재정지원 규모가 서류상에 기재된 금액보다 상당히 적은 것으로 드러나

차에 두 반려견 묶어 끌고 가다 버린 남성
차에 두 반려견 묶어 끌고 가다 버린 남성

한 마리는 사망···경찰 공개수배동물단체,  5천 달러 현상금까지  반려견 두마리를  차에 묶어 끌고 가다 버린 남성의 동영상이 뒤늦게 공개돼 공분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동물보호

아틀란타 제일장로교회,  홍종수 4대 담임목사 위임예배
아틀란타 제일장로교회, 홍종수 4대 담임목사 위임예배

홍 목사, "십자가의 복음을 들고 나아가자!"김은수 목사 권면, 서삼정 목사 축사 전해   아틀란타 제일장로교회 제4대 담임으로 홍종수 목사를 세우는 위임예배가 PCA 장로교단 소

"예수님께 인도해주는 중요한 사람이 되자"
"예수님께 인도해주는 중요한 사람이 되자"

‘어머니의 품처럼 넉넉하게, 청년의 심장처럼 뜨겁게’아틀란타 한인교회 8년만에 임직예배둘루스에 위치한 아틀란타 한인교회(권혁원 목사)는 지난 3일 ‘2024 신령직 임직예배’를 개

드디어 2024 대선 본선∙∙∙승부 ’Nobody Knows’
드디어 2024 대선 본선∙∙∙승부 ’Nobody Knows’

조지아 조기투표율 53%민주- 불안서 안도감으로공화- 우려 분위기 확산 치열했던 선거전을 마치고 마침내 2024 대통령 선거일이 다가왔다. 하지만 승부는 여전히 안개 속이다. 1일

〈포토뉴스〉 푸른투어, 1등 담청자 경품 증정
〈포토뉴스〉 푸른투어, 1등 담청자 경품 증정

푸른투어 애틀랜타 지사(지사장 유니스 강)가 지난 31일 경품 추첨을 진행한 가운데, 1등 경품 당첨자에게 1일 상품을 전달했다. 이날 1등 당첨자는 대한 항공 & 델타 항

올해 이민 추방자수 14년래 최대
올해 이민 추방자수 14년래 최대

연방 국토안보부 집계 연방 이민 당국이 국경은 물론 다양한 루트로 미국에 들어온 불법 이민자들을 적발해 항공편을 포함한 추방조치를 통해 해외로 추방한 이민자의 수가 2024년 회계

이상무가 간다 yotube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