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고령이 된 재미 실향민들이 6.25 당시 이북 지역의 피난민들이 무사히 철수하는데 혁혁한 기여를 한 당시 미군 수송선을 71년 만에 재방문하는 뜻깊은 행사가 열린다. 재미 남가주 이북5도민중앙회(회장 변무성)가 한국전쟁 71주년을 기념해 샌피드로항에 있는 SS 레인 빅토리호를 방문하는 것이다..
이북5도민중앙회는 오는 17일 오전 11시 이북5도별 6~7명씩 60명의 1세대 실향민들이 SS 레인 빅토리호를 방문해 둘러보고 미주선박협회측에 감사패를 전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국전쟁 당시 흥남과 원산철수작전에서 피난민을 실어 나른 미 병참선 22척 중 19척은 이미 폐선되고 남아있는 세 척 중 한 척은 샌프란시스코에, 다른 한 척은 플로리다에 있지만 폐선을 앞두고 있다. 유일하게 승선이 가능해 일반인에게 공개되는 한 척은 SS 레인 빅토리호다.
SS 레인 빅토리호는 한국전쟁 당시 화물과 병기를 나르던 병참선으로 퇴각하면서 약 9,000여명의 원산 피난민들을 거제도로 실어 날랐다. 그 동안 샌피드로항에 정박되어 미국선주협회가 관리하며 일반인 입장을 허용해 왔지만 팬데믹으로 입장을 제한하고 있다. 배에는 한국전쟁이 발발한지 71년이 지난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다.
변무성 회장은 “실향민 자녀인 2세대들이 실향민 1세대를 위해 한국전쟁으로 고향을 떠나온 부모세대 애환과 가족을 그리워하는 마음을 위로하는 자리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이날 SS 레인 빅토리호 방문에 함흥철수작전으로 배를 타고 피난 온 1세대들은 있지만 원산철수작전으로 SS 레인 빅토리호를 타고 온 실향민은 한 명도 없는 상태다. 변 회장은 “원산철수작전으로 오신 실향민이 있다면 꼭 연락해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변무성 회장이 2세로서 처음으로 LA 재미 남가주 1천만 이산가족 위원회 회장에 선임돼 SS 레인 빅토리호 방문을 마치고 이취임식 기념행사도 열린다.
한편, 재미 남가주 이북5도 중앙회는 황해도, 평안북도, 평안남도, 함경북도, 함경남도 5개도 출신 실향민과 2세들 모임 단체로, 현재 회원은 남가주 지역을 중심으로 700~800명에 이른다. 임원진들도 이사장과 상임고문을 제외하고 모두 2세대로 올해 창립 32주년을 맞이하며 어느덧 차세대로 전환 중이다.
한국전쟁이 끝난 후 1,000만 실향민들이 고향을 그리워하며 이산가족 재회를 염원했지만 그 뜻을 이루지 못하고 애환을 간직한 채 사망해 이제 10만 명도 채 남지 않았고, 미 전역에는 1,000명 정도의 한인 실향민들이 살고 있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문의 변무성 회장 (909)222-0066
< 이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