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리테일러 등 파산… 2분기 43% 껑충
자바 한인업계 직격탄… 뚜렷한 대책없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남가주를 비롯한 미 전역에서 기업들과 중견 업체들의 파산이 급증하고 있어 남가주 한인 경제에도 큰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특히 최근 연이은 대기업들의 파산 신청으로 남가주의 한인 업체들, 특히 LA 다운타운을 중심으로 한 한인 의류업계 등이 심각한 타격을 입고 있어 단기간 내에 상황 반전이 없을 경우 한인 업체들까지 줄도산과 폐업 사태가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최근 월스트릿저널 보도에 따르면 올들어 팬데믹 사태를 견디지 못하고 파산을 신청한 미국 업체수는 상반기 6개월 동안에만 총 3,604곳에 달해 지난 2012년 상반기 이후 8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26%나 증가한 수치다.
코로나19 팬데믹 사태가 본격화된 올해 2분기에는 파산보호 신청 건수가 무려 43%나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미국파산협회(ABA)는 밝혔다.
또 뉴욕타임스는 ‘파산 물결이 다가온다”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코로나19 경제 충격으로 미국 기업들이 ‘줄도산’할 것이며, 연말까지 파산하는 업체수가 지난해 파산보호 신청수 6,800여 건을 훨씬 뛰어넘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처럼 줄을 잇고 있는 기업들의 잇따른 파산보호 신청 사태는 한인 경제에도 직·간접적으로 막대한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인 대형 로펌 ‘림넥서스’는 코로나19 사태 속에 미국의 대표적인 대형 의류업체들과 유통업체들의 파산이 한인 경제, 특히 의류업계에 막대한 피해와 영향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지난달 23일 챕터 11 파산보호 신청을 한 대형 의류체인 ’앤 테일러’의 모기업 ‘아세나’는 많은 한인 의류업체들이 의류를 공급하고 있어 한인 업계에 충격파를 몰고 오고 있다는 것이다.
유명 브랜드 ‘앤 테일러‘, ‘래인 브라언트’, ‘캐서린스‘ 등을 소유한 아세나는 2,800여개의 매장을 소유하고 있는 대형 의류소매 체인으로 이번 파산보호 신청 여파로 ‘캐서린스’ 브랜드 등 약 1,200여개의 매장 문을 닫을 것으로 알려졌다.
한인 의류업계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소비가 위축돼 이중고를 겪고 있는 가운데 대형 의류업체들의 파산 쓰나미 사태까지 맞닥뜨리고 있어 한인 업체들의 폐업 사태도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림넥서스 관계자는 “최근 줄줄이 파산보호 신청을 한 아세나, 제이크루, 럭키브랜드 등 대형 의류업체들에는 많은 한인 업체들이 맞물려 있으며, 연이은 파산으로 채권 회수에 어려움을 겪는 한인 업체와 한인 기업들이 크게 늘고 있다“고 전했다.
올들어 파산보호를 신청한 주요 기업들은 지난 5월 ‘제이크루’에 이어 같은 달 명품 백화점 ‘니먼 마커스’와 중저가 백화점 체인 ‘JC페니’로 이어졌고. 청바지 업체 럭키브랜드와 G스타로우에 이어 지난 지난 8일에는 의류업체 브룩스브라더스도 파산보호 신청을 했다. 또 캘빈클라인, 타미힐피거의 모회사인 PVH도 코로나19 여파로 북미지역에서 일자리를 450개 줄이고 소매점 162곳을 폐쇄하기로 했다.
이들 의류 및 유통업체들 외에도 미 2위 렌터카업체 허츠를 비롯해 85년 역사의 비타민 브랜드 GNC, 최대 피트니스 업체 ‘24아워 피트니스’, 소매업체 ‘뉴욕&컴퍼니’ 등도 파산했다.
월스트릿저널은 미 기업들의 파산 행렬이 전 산업 부문으로 확산되고 있지만 가장 타격이 큰 업계는 대형 유통업체와 의류업체, 식당체인 등이며 코로나19 팬데믹이 2차 확산사태로 장기화되면 하반기에는 항공사, 호텔 등 여행관련 업체들이 줄줄이 파산보호 신청 대열에 합류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김상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