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경동나비
엘리트 학원
첫광고

[삶과 생각} 시냇물과 저수지

지역뉴스 | 외부 칼럼 | 2024-04-22 14:20:10

삶과 생각, 김범수,목사,시냇물과 저수지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누가 스킨 케어

물은 위에서 아래로 흐른다. 이것은 자연의 순리이다. 물이 아래에서 위로 흐르면 그것은 역리가 되고, 자연은 더 이상 자연이 될 수 없다. 삶은 자연이 되어야 한다는 말은 순리와 질서를 따를 때 아름다운 것이고, 정상이 유지되는 것이다.

물은 하나의 본질을 가지고 있지만 그 물의 모양은 여러 가지이다. 하늘에서 비가 되어 내린 물은 시냇물이 되고, 시냇물은 모여 저수지가 되거나 큰 강물이 되고, 그 강물은 바다가 된다.

때로는 우리의 삶은 작은 시냇물과 같다. 시냇물은 굽이굽이 흐를 때마다 소리를 낸다. 그 소리는 마치 우리가 살면서 신음하며 탄식하며 박수치며 노래하듯이 시냇물도 노래하고, 슬퍼서 신음하는 소리를 내며 흘러간다.

산에서 흐르는 물은 여러 가지 갈래로 산 아래로 흐른다. 마치 숲을 이루는 여러 나무들처럼, 들판에 핀 여러 꽃들처럼 시냇물도 하나가 아니라 산에서 이리저리 갈라져 저 산 밑으로 흘러 내려가게 된다. 그러나 그 흘러내려가는 시냇물은 제 각기 서로 다르게 시냇물의 크기와 세기에 따라 피아노의 건반의 각종 다른 음처럼 그렇게 소리를 낸다.

우리 인생은 다 각자마다 흐르는 시냇물이다. 어떤 인생은 큰물을 품거나 더 가파른 각도를 치고 내려오거나 완만하게 작은 물을 가지고 내려올 수 있다. 그래서 소리는 각자 다르게 크고 작고, 세미한 소리를 낸다. 조물주가 그 흘러내리는 시냇물을 보면서 누구를 더 칭찬하며 누구를 더 편애하겠는가?

우리는 우리 인생의 시냇물이 있다. 흐르는 골짜기가 있고, 피해야 할 돌이 있고, 함께 내려가야 할 나뭇가지와 풀잎들이 있다. 그 모든 것들은 다 우리가 감당해야 할 인생들이다. 

각자가 내야 할 자기만의 인생의 소리가 있다. 그 소리가 소리로 들릴 때 그 시냇물의 인생은 큰 자연을 이루는 작은 삶이 되는 것이다.

산에서 흘러나온 시냇물들은 잠시 쉬어가는 쉼터가 있다. 그 쉼터는 저수지이다. 저수지는 이곳저곳에서 흘러나온 시냇물들을 한데 모아 큰물을 담고 있다. 그동안 오랜 여정을 겪으면서 몸과 마음이 피곤한 시냇물들이 모여 한동안 저수지에서 잠자고, 쉬고, 놀고, 아무 생각없이 편히 쉬는 곳이 저수지이다.

우리도 가끔씩은 쉬어가야 한다. 힘들 때 쉬어야 하고, 아플 때 쉬어가야 한다. 그래야 다시 흐를 수 있는 힘을 모을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고 마냥 쉴 수는 없는 것처럼 저수지도 또한 오래 동안 아무 것도 하지 않으면 그 물은 썩기 마련이다. 깨끗하게 흘러들어온 시냇물도 저수지에서 너무 오래 머무르면 저수지는 오염되고 썩을 수밖에 없다.

그래서 저수지는 그 물을 다시 밖으로 내보내야 한다. 창밖에 시원한 공기를 집안으로 들어오도록 창문을 열듯이 물이 더 넓은 세상으로 가도록 저수지 문을 열어야 한다. 

저수지 아래 논과 밭에 물이 마르지 않도록 물을 보내야 한다. 그래서 그 땅들이 풍요로운 옥토가 되도록 해야 한다.

우리가 공부하고, 일하고, 노력하며 사는 시냇물 같은 삶은 저수지가 되기 위한 것이다. 나만을 위한 저수지가 아니라 우리 모두가 다같이 필요할 때 필요한 곳에 유익한 삶이 되는 것, 그것이 우리가 이 땅에 사는 이유인 것이다.

<김범수/목사>

댓글 0

의견쓰기::상업광고,인신공격,비방,욕설,음담패설등의 코멘트는 예고없이 삭제될수 있습니다. (0/100자를 넘길 수 없습니다.)

[행복한 아침] 자연의 가을, 생의 가을

김정자(시인·수필가)                                       단풍 여행을 떠나자는 권면을 받곤 했는데 어느 새 깊은 가을 속으로 들어섰다. 애틀랜타 가

[삶과 생각] 청춘 회억(回憶)

가을이 되니 생각이 많아진다. 그런 생각 중에서도 인생의 가장 치열한 시간은 대학입시를 준비하던 때인 것 같다. 입시를 앞 둔 몇 달, 마지막 정리를 하며 분초를 아끼며 집중했던

[데스크의 창] ‘멕시칸 없는 하루’ 현실화될까?

#지난 2004년 개봉한 ‘멕시칸 없는 하루(A Day Without a Mexican)’는 캘리포니아에서 어느 한 날 멕시칸이 일시에 사라졌을 때 벌어질 수 있는 가상적인 혼란을

[인사이드] 검사를 싫어하는 트럼프 당선인
[인사이드] 검사를 싫어하는 트럼프 당선인

말도 많고 탈도 많던 이번 대선에서 트럼프가 재선에 성공했다. 선거전 여론 조사에서 트럼프와 해리스가 연일 박빙의 구도를 보였으나 결과는 이를 비웃는 듯 트럼프가 압승을 거두어 모

[뉴스칼럼] 유튜브 채널의 아동착취

가족을 소재로 한 유튜브 콘텐츠가 적지 않다. 주로 부부가 주인공이다. 유튜브 부부는 경제적으로는 동업 관계다. 함께 제작하거나 동영상 촬영에 협력하면서 돈을 번다. 유튜브 채널이

[신앙칼럼] 차원 높은 감사(The High Level Of Gratitude, 합Hab. 3:16-19)

방유창 목사 혜존(몽고메리 사랑 한인교회) “나는 여호와로 말미암아 즐거워하며 나의 구원의 하나님으로 말미암아 기뻐하리로다”(합 3:18). 여호와, 하나님을 감사의 대상으로 삼는

[뉴스칼럼] 슬기로운 연말모임 - 말조심

“아버지가 언제 그렇게 바뀌었는지 알 수가 없다”고 60대의 백인남성은 기가 막혀했다. LA에서 대학교수로 일하는 그는 부친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최근 동부에 다녀왔다. 90대

[파리드 자카리아 칼럼] 민주당의 세 가지 실수
[파리드 자카리아 칼럼] 민주당의 세 가지 실수

언뜻 보기에 2024년 한해 동안 나라 안팎에서 치러진 선거는 팬데믹 이후의 혼란과 인플레이션에 휘말린 정치 지도자들을 한꺼번에 쓸어간 거대한 물결로 설명할 수 있을 듯 싶다. 지

[이 아침의 시] 날의 이야기
[이 아침의 시] 날의 이야기

‘남의 이야기’ 고영민  주말 저녁 무렵아내가 내민 음식물 쓰레기통을 비우러밖에 나왔는데아파트 옆 동 쪽으로 걸어가는할머니의 뒷모습에 깜짝 놀랐다영락없는 내 어머니였다돌아가신 지

[안상호의 사람과 사람 사이] 옐프 전국 1위 식당
[안상호의 사람과 사람 사이] 옐프 전국 1위 식당

첫날은 허탕을 쳤다. 미리 주문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일하는 사람은 둘인데 주문 26건이 밀려 있었다. 지금 주문하면 한 시간 반쯤 기다려야 한다고 했다. 25센트 동전 하나에

이상무가 간다 yotube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