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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칼럼] 거품 낀 '경제 효과'

지역뉴스 | 외부 칼럼 | 2023-11-02 11:54:01

뉴스칼럼,이런 이야기 저런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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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이나 월드컵 같은 규모가 엄청난 이벤트를 유치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는 국가들은 어김없이 이런 행사를 치르면 국가 인지도가 높아지고 비즈니스 거래가 늘어나며 관광객도 증가해 국가 경제에 큰 도움을 준다는 점을 내세운다. 하지만 이런 주장들은 논리적 근거가 약하다는 데 점차 많은 경제학자들이 동의하고 있다.

눈에 보이는 것 같은 경제효과는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 붓는데 따른 직접적이고 단기적인 효과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특히 빅 이벤트에 들어가는 돈을 다른 용도로 사용하지 못하게 됨으로써 발생하는 ‘기회비용’까지 고려하면 메가 이벤트의 경제효과에 대한 의문을 한층 더 커진다.

현재 한국은 2030 부산 엑스포(EXPO) 유치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대통령은 코피까지 쏟아가며 부지런히 엑스포 외교를 벌였으며 재벌 회장들도 유치를 위해 적극적으로 뛰고 있다. 한국 신문에는 연일 부산 엑스포를 홍보하는 광고가 등장하고 있다. 결정권이 없는 한국 국민들에게 왜 이런 홍보가 필요한지 의문이지만 말이다.

홍보에 어김없이 등장하는 것은 엑스포 개최에 따른 ‘경제효과’이다. 부산시는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연구 결과를 근거로 부산 엑스포를 통해 생산유발 43조 원, 부가가치 18조 원 등 약 61조 원의 경제적 파급효과가 예상된다고 주장했다. 천문학적인 수치이다. 이 전망에 따르면 엑스포 6개월 동안 우리나라 전체 인구와 맞먹는 5,050만 명이 부산을 찾게 된다. 한국 전체 인구와 맞먹는 숫자다.

한국에서 가장 최근 치렀던 메가 이벤트였던 2018년 평창 올림픽의 경우 정부는 60조원이 훨씬 넘는 경제효과가 기대된다고 애드벌룬을 한껏 띄웠다. 하지만 실제 경제효과는 이에 크게 못 미친 것으로 추후 평가됐다.

평창 올림픽의 경제효과는 약 29조원이라는 추정치가 나왔지만 이 역시 객관적인 근거를 찾아보기는 힘들다. 극히 적은 경제효과가 있었을지는 몰라도 올림픽 개최로 강원도는 아직까지 엄청난 재정 적자에 시달리고 있다. 반짝했던 부동산 거품이 꺼지면서 남은 것은 철거된 상가와 시설들 그리고 미분양 부동산뿐이다.

모든 국가들이 정권과 이벤트에 대한 국민적 지지 확보를 위해 이를 통해 얻게 될 경제적 효과 홍보에 열을 올리지만 한국정부는 그 정도가 한층 더 심하다. 지난 2010년 이명박 시절 서울에서 이틀 동안 열린 G20 정상회담을 앞두고 정부는 이 회담을 통해 21조원이 넘는 직·간접적인 경제효과가 기대된다고 발표했다.

사실이라면 한국경제에 대단한 축복이었겠지만 찬찬히 뜯어보면 거품이 가득한 수치였다. 직접적 효과는 미미하고 대부분은 정상회담 이후 국가 브랜드 가치 상승 등에 따른 간접적 효과를 뜬 구름 잡기 식으로 한껏 부풀려 놓은 것이다. 서울에 앞서 먼저 G20 정상회담을 개최했던 캐나다의 한 연구소가 내놓은 “호텔이 꽉 차고 식당이 붐비고 택시에도 손님이 몰리면서 발생한 1억 달러 정도의 경제적 효과가 전부”라는 보고서의 내용과 대조적이다.

정부와 부산 시 전망대로 엑스포 6개월 동안 5,000만 명 이상이 부산을 찾는다면 하루에 엄청난 수의 방문객들이 묵을 수 있는 숙박시설이 필요해진다. 이를 위해서는 새로운 시설들을 짓고 행사 후 이를 분양해야 하는 데 부산의 인구변화 추이로 볼 때 과연 분양 수요가 충족될 수 있을지 의문이다.

국제적인 메가 이벤트가 막대한 경제효과를 가져다준다는 신화는 점차 깨지고 있다. 그런 가운데 한국은 부산 엑스포 유치를 위해 그 어느 국가보다도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부산 엑스포는 돼도 걱정, 안 돼도 걱정이라는”이란 말이 나오는 이유다. 2030 엑스포 개최지는 오는 28일 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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