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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칼럼] 팬데믹과 성형 붐

지역뉴스 | 외부 칼럼 | 2021-06-14 10:10:50

뉴스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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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 사는 한인들이 한국 TV를 보다보면 헷갈릴 때가 있다. 드라마에 나오는 배우들이 모두 그 얼굴이 그 얼굴 같아서 구분이 안 되는 것이다. 낯익지 않은 신인들의 경우 특히 알아보기가 힘들다.

 

엄연히 부모가 다른 이들이 모두 비슷한 얼굴을 갖게 된 것은 비밀이 아니다. 미용성형이라는 의술 덕분이다. 한국은 인구대비 성형외과의사 수가 가장 많은 나라이다. 한국이 성형대국이라는 사실은 강남에 가보면 바로 느낄 수 있다. 지하철역에서부터 성형외과 병원 선전이 도배를 하고 있고, 거리를 걷다보면 빌딩이 통째로 성형외과인 병원들이 줄을 잇는다. 연예인들뿐 아니라 거리에서 지나치는 젊은 여성들도 얼굴이 비슷하기는 마찬가지다.

 

이제는 생활의 일부가 되다시피 한 성형수술은 역사가 길다. 기원 전 고대인도에서는 죄인들에게 코를 자르는 형벌이 내려졌다고 한다. 얼굴의 중심인 코가 없으면 평생 죄인으로 낙인찍힌 채 살아야 했다. 이들을 위해 이마의 피부를 잘라내 코를 만들어준 것이 성형수술의 기원이라고 한다.

 

그리고 수 천년 성형은 선천적 후천적 변형을 교정해주는 의술로 발전해왔다. 성형이 지금처럼 대중화하는 결정적 계기가 된 것은 1차 대전이었다.

 

1차 대전은 이전의 전쟁들과 다른 점이 있었다. 참호를 파고 병사들이 그 안에 들어가서 싸웠다. 그로 인한 결과는 부상의 부위로 나타났다. 다리나 허리 등 하체 부상은 적고 머리나 얼굴 부위를 다친 안면부상 환자들이 수없이 발생했다.

 

얼굴이 찢겨나가거나 화상으로 일그러진 참전용사들이 사회생활을 하려면 우선 흉한 모습을 최대한 정상으로 복원시켜야 했다. 그때 구원의 손길이 되어준 것이 성형외과 의사들이었다.

 

여기에 ‘미용’이 끼어든 것은 100년 쯤 전. 정상인 사람이 좀 더 예뻐 보이려고 멀쩡한 얼굴이나 몸을 성형하는 미용성형 문화가 시작되었다. 외모지상주의의 출현이다.

 

이와 관련 ‘비너스 시샘: 미용성형수술의 역사’라는 책을 쓴 엘리자베스 하이켄은 1921년 가을을 주목한다. 그해 8월 미국 성형외과학회의 전신이 결성되고, 9월 제1회 미스 아메리카 선발대회가 개최된 것이 우연이 아니라는 것이다.

 

팬데믹이 미국에 미용성형 붐을 몰고 왔다. 베벌리힐스의 한 유명 성형외과의사는 앞으로 1년 수술 예약이 꽉 찼다고 하는 데 이것이 그만의 일이 아니다. 미용성형 받으려면 보통 몇 개월씩 기다려야 할 정도로 환자들이 폭증하고 있다.

 

미용성형에 불을 붙인 것은 줌이었다. 대면 미팅을 할 수 없어 줌 미팅을 하다 보니 얼굴이 너무 부각되는 것이 모두의 시선을 끌었다. 얼굴의 주름살이며 잡티가 마구 확대돼 보이자 미용성형의 필요성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그 김에 피부도 탱탱하게 하고 눈도, 코도, 얼굴윤곽도 조금씩 손보는 여성 그리고 남성들이 늘어났다.

 

이어 사무실에 나가지 않아도 되는 천혜의 기회가 주목을 받았다. 지방흡입술로 뱃살을 빼고, 처진 엉덩이를 탄력 있게 올려주며, 가슴을 풍만하게 만드는 등의 수술을 하려면 상당한 회복기간이 필요하다. 평소에는 휴가를 내야 가능한 프로젝트인데 팬데믹 기간에는 집에서 일을 하니 그 문제가 해결된 것이었다. 휴가여행을 할 수 없어 돈도 굳었으니 ‘이때다’ 하며 성형외과로 향하는 사람들, 특히 고소득 전문직 종사자들이 줄을 이었다.

 

이제 마스크 없이 만나는 새로운 시대에 멋진 새 모습으로 나타나고 싶은 욕망이다. 서로 얼굴은 알아볼 정도여야 할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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