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김성희 부동산
첫광고
이규 레스토랑

[뉴스칼럼] 이미 취소된 ‘올림픽 장외종목’

지역뉴스 | 외부 칼럼 | 2021-06-10 10:10:30

뉴스칼럼

권순상 노흥성 부동산 470-218-6136표정원 융자미국 크래딧 교정

올림픽은 단순히 국가들이 메달을 놓고 치열하게 각축을 벌이는 스포츠 이벤트가 아니다. 세계 각국에서 온 선수들과 관람객들이 한데 어울리며 친구가 되는 평화와 화합의 축제이다. 그래서 그토록 많은 사람들이 4년마다 열리는 지구촌 최대의 축제인 올림픽을 손꼽아 기다리는 것이다.

 

올림픽 기간 중 팬들 사이에 재미있고 짜릿한 민간 교류의 장으로 큰 사랑을 받아온 문화가 있다. ‘핀 트레이딩’(pin trading)이 그것이다. 전 세계의 핀 수집가들은 올림픽 기간이 되면 개최지에 모여 갖고 싶었던 핀을 찾기 위한 여정을 시작한다. 핀 트레이딩이 날로 폭발적 인기를 모으게 되면서 ‘올림픽 장외 종목’ 혹은 ‘비공식 종목’이라 부를 정도가 됐다.

 

올림픽 핀의 역사는 길다. 첫 아테네 대회에서 심판과 선수 등을 구분하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진 것이 효시였다, 그러다 소장욕구에 따른 수요가 점차 늘어나자 대중을 상대로 한 핀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자신이 갖고 있는 핀을 다른 핀들과 교환하는 트레이딩 문화가 생겨났다.

 

‘핀 트레이딩’이 올림픽 장외종목으로 자리를 잡을 수 있게 된 계기는 1988년 캘거리 동계올림픽에서 처음 문을 연 코카콜라의 ‘핀 트레이딩 센터’였다. 트레이딩 센터가 문을 열자 엄청난 인파가 몰렸다, 이후 이 센터는 전 세계의 열정적인 트레이더들과 함께 올림픽 핀 트레이딩 문화를 선도하는 역할을 해왔다.

 

올림픽이 열리면 전 세계에서 수많은 트레이더들이 몰려든다. 이들은 트레이딩 센터 안에서 혹은 거리에서 다른 트레이더들을 만나 서로의 필요에 따라 즉석에서 핀을 교환한다. 핀 트레이딩을 위해 한 번도 거르지 않고 올림픽을 찾는 열성적인 수집가들도 상당수이다.

 

올림픽 핀을 발행하는 주체들은 국가올림픽위원회와 조직위원회 그리고 올림픽 스폰서 기업 등 다양하다. 당연히 핀이라고 다 같은 가치를 지니는 것은 아니다. 디자인의 독특함이나 희소성 등에 따라 가치가 크게 달라진다. 여기에도 수요와 공급의 법칙이 작용하는 것이다.

 

상업적 이익을 위해 핀을 수집하는 사람들도 물론 있다. 이베이에는 현재 약 8만 개에 달하는 올림픽 핀 리스팅이 올라와 있다. 어떤 이유에서인지 지난 1998년 나가노 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는 소량의 핀만을 발행했다. 그러자 트레이딩 광풍이 뒤따랐다. 단 며칠 사이에 4만 달러를 번 사람들도 있었다. 마치 네덜란드의 튤립 광풍을 연상시키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7월 열릴 예정인 도쿄 올림픽의 분위기는 완전히 다를 것으로 예상된다, 올림픽 조직위원회는 핀에 열광하는 방문객들을 위해 600종의 공식 핀을 제작했다. 그리고 도쿄 주변에 12개의 기념품 상점을 개설했다.

 

그럼에도 코로나19 상황으로 볼 때 올림픽 핀 트레이딩은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무엇보다 안전을 위해 무관중 혹은 일본 관중만 입장한 가운데 치러지게 되면 일본을 찾을 큰 이유가 없어져버린다. 더 중요한 것은 올림픽 조직위원회의 방침이다. 위원회 지침서는 올림픽 참가자들의 다른 사람과의 신체 접촉을 최소화하고 밀폐 공간에서의 접촉을 피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핀 트레이딩은 서로 얼굴을 맞대고 만나 대화를 나눠야 하는 등 어느 정도 신체적 접촉이 불가피한 행위이다.

 

골수 수집가들에게는 슬픈 일이겠지만 핀 트레이딩이라는 ‘올림픽 장외종목’은 열릴 수 없게 됐다. 올림픽의 취지를 생각해볼 때 핀 트레이딩이 사라진 올림픽은 완전해 보이지 않는다. 도쿄 올림픽이 IOC와 일본정부의 고집대로 다음 달 개최될지는 알 수 없지만 만약 열리더라도 이래저래 김빠진 반쪽 올림픽이 될 수밖에 없는 운명처럼 보인다.

 

댓글 0

의견쓰기::상업광고,인신공격,비방,욕설,음담패설등의 코멘트는 예고없이 삭제될수 있습니다. (0/100자를 넘길 수 없습니다.)

[애틀랜타 칼럼] 비판을 긍정적으로 받아 들이는 마음

이용희 목사 “나의 실패에 책임질 사람은 나 자신 외에는 아무도 없다. 나 자신이 바로 나의 큰 적이요, 비참한 운명의 원인이다.” 이 말은 세인트헬레나 섬에 유배되어 있던 프랑스

[독자기고] 인류의 보편적인 문화로 자리매김 한 K-컬쳐
[독자기고] 인류의 보편적인 문화로 자리매김 한 K-컬쳐

김대원(애틀랜타 거주) 요즈음 케이 팝과 한국의 민요인 아리랑 그리고 구곡간장을 녹이는 판소리를 배우고 싶어하는 10대 20대의 젊은 외국인들이 대단히 많다고 한다. 무엇보다도 온

[법률칼럼] DACA, 2026년 현재와 미래… 드리머들의 선택은 무엇인가

케빈 김 법무사 2012년 시작된 DACA(Deferred Action for Childhood Arrivals)는 미국에 어린 시절 부모를 따라 입국한 서류미비 청년들에게 추방을

[행복한 아침]  하고 싶은 것, 해야 할 일들

김 정자(시인 수필가)   하루 일상의 시작은 식사준비에서 시작된다. 매일 설거지하고 치우고 닦기를 번복해도 그리 표시가 나지 않는데 며칠만 손을 놓으면 당장 뒤죽박죽에 난장판 일

[모세최의 마음의 풍경] 따뜻한 시선으로 세상 바라보기
[모세최의 마음의 풍경] 따뜻한 시선으로 세상 바라보기

최 모세( 고전 음악·인문학 교실) 초여름인 6월의 날씨는 밤새 내린 비로 인해 봄날의 산들바람처럼 싱그럽다.빗물 머금은 풋풋한 신록의 나무 잎새는 부드러운 바람결에 하늘거리고 있

[재정칼럼]  천경태의 은퇴를 지키는 쇼셜시큐리티 인사이트 - 은퇴와 생활의 기초를 지키는 가장 현실적인 제도 읽기 (17)
[재정칼럼] 천경태의 은퇴를 지키는 쇼셜시큐리티 인사이트 - 은퇴와 생활의 기초를 지키는 가장 현실적인 제도 읽기 (17)

대대적인 디지털 대전환 선언: 사회보장국(SSA)의 운영 혁신과 은퇴자 가이드종이 없는 모바일 SSN 도입, 24시간 디지털 서류 제출 등 대고객 서비스 개편 총정리 천경태 (금융

[신앙칼럼] 폭염의 향성: 솔라 피데(Tropism in the Sweltering Heat: Sola Fide, 마태복음Matthew 26:39)

방유창 목사 혜존(몽고메리 사랑 한인교회) 서론: 믿음의 향성(Tropism of Faith)프랑스 작가 나탈리 사로트(Nathalie Sarraute)는 자극에 끌려 미세하게 반

[추억의 아름다운 시] 나무들

조이스 킬머 나는 결코 볼 수 없으리나무처럼 사랑스러운 시를 굶주린 입으로단물 흐르는 대지의 젖가슴을 물고 있는 나무 온종일 하느님을 바라보며잎새 무성한 팔을 들어 기도하는 나무 

[삶과 생각] 한국전 기념 및 헌화행사
[삶과 생각] 한국전 기념 및 헌화행사

지천(支泉) 권명오 (수필가 / 칼럼니스트) 한미우호협회(회장 박선근, 이사장 프랭크 브레이크)가 주최한 한국전 기념 및 헌화 행사가 지난 7월 24일 엄숙히 거행됐다.1992년부

[수필] 뒷짐 진 삶에게 던지는 질문

김혜경(사랑의 어머니회 회장·아도니스 양로원 원장) 평소 같으면 골프를 치고 돌아와 가방만 슬쩍 던져놓고는 조용히 제 할 일을 하던 과묵한 남편이었다. 그런데 오늘은 웬일인지 현관

이상무가 간다 yotube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