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첫광고
김성희 부동산
이규 레스토랑

코리언 아메리칸 아리랑

지역뉴스 | 사설/칼럼 | 2018-11-08 19:19:12

권명오,코리언 아메리칸 아리랑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미국 크래딧 교정

지천(  ) 권명오

수필가·칼럼니스트

                                                                                                  

제  1 부.  한국  38  년(27)    

                                                    

구두닦이들과  꿀꿀이죽 생활

이른 새벽 금촌으로 가서 물건을 팔고 돌아오면 전날밤 일들이 꿈만 같고 지옥을 헤멘 것만 같았다. 그때 겪은 일들과 경험들을 잊을 수가 없고 훗날 그것이 삶의 인내심과 도전과 위기를 극복 할 수 있는 큰 자산이 됐다.  

날이 갈수록 양키물건 장사도 경쟁이 심해지고 물건을 구하기가 힘들어 졌다. UN 군 부대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부러웠다. 어떻게 하든 UN군 부대에서 일을 해 보려고 노력했지만 하늘에 별 따기다. 아버지는 적성면 피난민 수용소가 있는 무건리 인근 양주군 효천면 해내미 마을에 집을 구해놓고 이사를 했다. 그리고 적성면과 효천면에서 식량 배급을 받고 또 형과 아버지는 농사 품을 팔았다.  그리고 나는 더 이상 양키물건을 구할 수가 없고 또 오음리와 금촌 중간 지점에서 잠을 자고 갈 수 있는 집도 없어져 장사를 그만 두었다.

아버지는 무건리에다 임시 오막사리 집을 지어놓고 나를 그 집에서 살게하고 다섯 식구의 식량을 배급 받게 했다. 솔직히 부정이지만 어쩔 수가 없었다.  

고향 가월리와 임진강 넘어  38선 인근에서는 UN군과 중공군이 한치의 양보도 없이 치열한 전투를 계속하고 있다.  전쟁은 언제 끝나게 될지 알길이 없다. 임진강변  38 선 인근에서 산 것이 원망 스럽다. 전쟁은 어리석은 인간들이 만든 비참한 인재다. 70이 넘은 사람들은 거의 다  6.25 남침으로 인한 피해자들이다.  나도 6.25 남침으로 인해 생사의 고비를 수 없이 넘나들면서 때로는 보리겨로 죽을 끓여 먹고 나무장사 날품팔이를 하고 피난 보따리를 지고 각 곳을 옮겨 다니고 한강을 건너 가기 위해 밤마다 강가에서 추위에 떨며 밤을 새우고 양키물건 장사를 하면서 눈 덮인 밤 산길을 오가고 또 다시 무건리에서 나무 지게를 지고 험하고 먼 산길을 돌아 신산리로 가 팔아야 했던 고충과 푸대접과 피눈물 나는 과거사가 눈앞을 아른 거린다.  

이 글을 쓰면서 무사히 살아온 지난 83 년이 너무나 감사하다.  전쟁은 언제 끝날지 예측 할 수도 기약 할 수도 없고 나무 장사를 계속 할수도 없다.  그렇다고 형처럼 농사 품팔이를 할 실력도 관심도 없다. 아버지는 그런 내 심정을 아시는지 말이 없다.  나도 무엇인가 살길을 찾아야 할텐데 길이 보이지 않아 집을 나와 무작정 미군부대 주변을 헤맸다.  집으로 돌아 가는것도 싫어 구두닦이 하는 아이들과 노숙을 하면서 지내게 됐다. 그래도 꼴난 자존심 때문에 구두 닦는 일은 못하고 그들이 벌어온 돈이나 구해온 빵과 꿀꿀이죽 ( 미군 식당에서 버린 음식)을 얻어 먹고 사는 한심한 생활을 했다. 

그렇게 하루하루 허망한 오색 꿈을 꾸는 한심한 거지생활을 하고 있는 나를 우연히 외삼촌이 발견하고 아버지 어머니를 찾아가 명오가 신산리 미군부대 주변에서 구두닦는 아이들과 함께 거렁뱅이 노릇을 하고 있다면서 야단을 해 집안이 난리가 났고 아버지가 급히 찾아와 집으로 가자고 했다.  할 말이 없었으나 그대로 돌아 갈 수가 없었다.  무엇인가 살길을 만든 다음 집으로 돌아 가겠다는 결심 때문이였다.  

댓글 0

의견쓰기::상업광고,인신공격,비방,욕설,음담패설등의 코멘트는 예고없이 삭제될수 있습니다. (0/100자를 넘길 수 없습니다.)

[법률칼럼] I-94 한 줄 뒤에 숨은 ‘새 감시 시대’

케빈 김 법무사 최근 한국 언론에 “무비자 I-94 정보 제출, 얼굴인식·소셜미디어·DNA까지 확대 검토”라는 제목이 등장하자, 많은 분들이 “미국 가려면 공항에서 DNA까지 채취

[미주시문학을빛내고있는 10명의시인을찾아서8] 구르는나무
[미주시문학을빛내고있는 10명의시인을찾아서8] 구르는나무

이성열 사막을 가로질러 기어가듯이데굴데굴 구르는 나무를 보고비웃거나 손가락질하지 마어떤면에선 우리의 삶도거꾸러져 구르는 나무 같지짠물 항구도시 인천에서 태어나아버지를 따라 무논과

[행복한 아침]  겨울 안개

김 정자(시인 수필가)       이른 새벽. 안개에 둘러싸인 도심은 마치 산수화 여백처럼 단정한 침묵으로 말끔하고 단아하게 단장 되어있었다. 시야에 들어온 만상은 화선지에 색감을

[추억의 아름다운 시] 그대 그런 사람을 가졌는가(全文)

만리 길 나서는 길처자를 내맡기며맘놓고 갈 만한 사람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온 세상이 다 나를 버려마음이 외로울 때에도''저 맘이야''하고 믿어지는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탔

[한방 건강 칼럼] 불면증, 한방치료와 접지족욕(Groudning Foot Bath)의 시너지
[한방 건강 칼럼] 불면증, 한방치료와 접지족욕(Groudning Foot Bath)의 시너지

최희정 (동의한의원 원장) Q:  CJ, Maybe it does not work for me! I still sleep less than 6 hours!A:  Be patient

[신앙칼럼] 은혜의 환대의 모략(The Conspiracy Of Gracious Hospitality, 마태복음 Matthew 7:12)

방유창 목사 혜존(몽고메리 사랑 한인교회) “그러므로, 무엇이든지 남에게 환대(대접)을 받고자 하는 대로 너희도 남을 환대(대접)하라. 이것이 율법이요 선지자니라.” 환대의 대가,

[추억의 아름다운 시] 우리가 서로 사랑 한다는것

김수환 추기경 아침이면 태양을 볼 수 있고저녁이면 별을 볼 수 있는나는 행복합니다.잠이 들면 다음날 아침 깨어날 수 있는나는 행복합니다.꽃이랑, 보고싶은 사람을 볼 수 있는 눈.아

[수필] 카이자의 삼각형
[수필] 카이자의 삼각형

김혜경(사랑의 어머니회 회장·아도니스 양로원 원장) 살다 보면 떠밀리듯 마주 서야 하는 순간들이 있다. 변명이나 용서를 구할 틈도 주지 않고 일방적인 통보를 받았을 때다. 버릴 수

[전문가 칼럼] 보험, 그것이 알고 싶다 :메디케어 가입 전에 꼭 알아야 할 용어 정리
[전문가 칼럼] 보험, 그것이 알고 싶다 :메디케어 가입 전에 꼭 알아야 할 용어 정리

최선호 보험전문인  메디케어에 처음 가입하거나 플랜을 변경하려 할 때, 많은 사람들이 가장 먼저 부딪히는 벽은 바로 ‘용어’다. 파트 A, B, C, D부터 시작해 메디갭, 프리미

[애틀랜타 칼럼] 비판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자

이용희 목사 “나의 실패를 책임질 사람은 나 자신 외에는 아무도 없습니다. 나 자신이 바로 나의 큰 적이요 비참한 운명의 원인입니다. “이는 세인트 헬레나 섬에 유배되어 있던 프랑

이상무가 간다 yotube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