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모기지 이자율을 피하기 위한 방법으로 셀러의 모기지를 넘겨받는 대출이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바이어가 별도의 모기지 대출을 신청하지 않고 셀러가 발급받은 모기지의 기존 조건과 이자율을 그대로 적용받아 주택을 구입하는 방식이다. 최근 모기지 이자율이 6% 후반대(30년 만기 고정)로 여전히 높지만 2~3년 전에 주택을 구입한 셀러는 대부분 4~5%대 미만의 낮은 이자율을 적용받은 경우가 많다. 따라서 셀러의 기존 모기지를 넘겨받을 수 있다면 높은 이자 비용을 피해 내 집을 마련이 가능하다. 워싱턴포스트가 셀러 모기지 인수 방식의 대출에 대해 자세히 알아봤다.
FHA·VA 등 정부 보증 대출만 인수 가능
대출 잔액과 매매가 차액 현금으로 내야
◇ FHA, VA 등 정부 보증 대출만 대상
인수 가능한 모기지는 정부가 보증한 FHA 대출과 VA 대출로 제한된다. FHA 대출은 저소득층과 첫주택구입자의 내 집 마련을 지원하기 위해 ‘연방 주택국’(FHA)이 보증을 서는 모기지 대출로 다운페이먼트와 크레딧 기록 조건 등이 일반 대출에 비해 낮은 편이다.
VA 대출은 군 전역자 등 군 관계자를 대상으로 발급되는 대출로 주택 구입 대금 전액이 대출되기 때문에 다운페이먼트가 없어도 내 집 마련이 가능하다. 셀러가 만약 이 두 모기지를 보유하고 있다면 인수가 가능하기 때문에 자격 요건을 알아보는 것이 좋다.
◇ 셀러 모기지 인수 최근 급증
셀러의 FHA, VA 대출을 인수하는 방식의 대출은 전체 대출 중 매우 낮은 비중이지만 이자율이 치솟은 최근 몇 년간 급증했다. 2022년 셀러의 FHA 대출을 인수해 주택을 구입한 바이어는 2,221명이었고 이 숫자는 2023년 3,825명으로 늘었다. 이자율이 큰 폭으로 오른 올해 1~5월 사이 FHA 대출 인수는 3,477건으로 이미 작년 숫자에 근접했고 올해 말 작년의 2배를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VA 대출 인수도 급증세다. 2022년 308건에 불과했던 VA 대출 인수는 지난해 2,224건으로 치솟았고 올해 1분기에만 1,457건의 VA 대출이 인수됐다. VA 대출 업계에 따르면 기존에 발급된 VA 대출에 적용된 이자율은 대부분 5% 미만으로 최근 일반 모기지 대출에 적용되는 이자율보다 매우 낮다.
◇ 대출 잔액과 매매가 차액 현금 지급
셀러의 기존 모기지를 인수하는 절차는 일반 모기지 대출 신청과 크게 다르지 않다. FHA와 VA가 정한 크레딧 점수, ‘총부채상환비율’(DTI) 조건을 갖춰야 모기지 인수가 가능하다. 한 가지 다른 점은 다른 대출 은행으로 통한 인수는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셀러에게 최초로 모기지 대출을 발급한 대출 은행을 통해 인수를 신청해야 하고 승인을 받아야 한다.
셀러 모기지 인수와 관련, 또 한 가지 알아 둬야 할 점은 매매 가격과 기존 대출 잔액 간 차액을 현금으로 지급해야 한다는 것이다. 일반 모기지 대출을 신청할 때 다운페이먼트를 내야 하는 것과 비슷하지만 셀러의 기존 대출 잔액이 낮은 경우 현금으로 내야 할 액수가 높아질 수 있다. 이때 일부 바이어는 2차 대출을 받아 부족한 현금을 마련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매매가가 50만 달러이고 셀러의 기존 대출 잔액이 40만 달러인 경우 바이어가 차액에 해당하는 10만 달러를 셀러 측에 지급해야 셀러의 모기지를 인수할 수 있다.
◇ 군 관계자 아니어도 VA 대출 인수 가능
모기지 인수를 신청하려면 우선 구입하려는 주택이 FHA 또는 VA 대출을 받은 주택이어야 한다. 전체 발급 모기지 대출 중 FHA 대출은 약 13%, VA 대출은 약 11%로 주택 4채 중 1채가 모기지 인수가 가능한 주택이다. FHA 대출을 인수하는 경우 주택이 셀러의 실거주 주택이어야 하고 바이어는 FHA 대출 자격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VA 대출을 인수하려면 VA 대출 담당 부서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VA 대출 인수의 경우 바이어가 군 관계자가 아니어도 가능하다. 이 밖에도 셀러가 바이어의 모기지 인수에 동의한다는 서류에 서명해야 하고 인수 절차가 끝나면 바이어가 셀러의 기존 대출 서류에 대출자로 기재돼 카운티 등기국에 대출 서류가 등기된다.
◇ 낮은 이자율이 가장 큰 장점
셀러 모기지 인수의 가장 큰 장점은 낮은 이자율로 묶어 둘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만기까지 내는 이자 비용도 크게 절약할 수 있다. 또 일반 모기지 대출보다 승인 절차가 빠른 것도 장점이다. 일부의 경우 주택 감정 절차가 생략되기도 한다.
반면 셀러 모기지 인수 시 가장 큰 부담은 매매가와 모기지 대출 잔액 간 차액을 현금으로 지급해야 한다는 것이다. 잔액이 낮은 경우 일반 대출 시 내는 다운페이먼트 보다 더 많은 현금을 준비해야 할 수 있다. 이 같은 부담을 줄이기 위해 일부 대출 은행은 2차 대출을 통해 부족한 현금을 대출해 주기도 한다. 이들 은행을 통해 주택 시세의 80~85%까지(기존 대출 포함) 대출받을 수 있다면 바이어는 일반 대출과 마찬가지로 시세의 15~20%에 해당하는 현금만 마련하면 된다.
◇ VA 대출 넘긴 셀러 VA 대출 혜택 상실할 수 있어
VA 대출 보유 셀러가 셀러 모기지 인수 방식으로 집을 팔 때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 VA 대출을 바이어에게 넘길 경우 다른 집을 구입할 때 VA 대출 혜택을 받지 못하게 된다. VA 대출을 받아 구입한 집을 팔면 기존 대출이 상환되고 새집을 구입할 때 신규 VA 대출을 받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런데 바이어가 VA 대출을 인수하면 대출이 상환되지 않고 여전히 유효하기 때문에 셀러의 VA 대출 혜택이 상실된다. VA 대출 혜택이 상실되는 것을 피하라면 군 관계자 바이어에게 기존 대출을 넘기는 방식을 집을 팔면 된다. 그러면 바이어의 VA 대출 혜택이 셀러의 혜택을 대체하기 때문에 셀러는 VA 대출 혜택을 적용받아 새집 구입에 나설 수 있다.<준 최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