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팍 파이어’ 역대 6번째 커
미국과 캐나다 서부에서 최근 발생한 산불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하면서 이 지역의 산과 국립공원을 집어삼키고 있다.
29일 캘리포니아주 소방 당국에 따르면 지난 24일 북가주 뷰트 카운티에서 발생한 ‘팍 파이어’(Park Fire)라는 이름의 산불로 인해 지금까지 소실된 면적이 40만에이커를 육박하고 있다.
이는 올들어 캘리포니아에서 발생한 최대 규모 산불이자 역대 6번째 규모로, 샌프란시스코 카운티의 12배가 넘고 LA시보다 더 크며, 서울 전체 면적의 2.5배에 달하는 규모다.
덥고 건조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지난 주말 동안 ‘팍 파이어’는 당초보다 두 배 이상의 면적을 태우는 등 빠른 속도로 피해가 커지고 있다. 뷰트, 플루마스, 샤스타, 테하마 등 4개 카운티가 직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으며, 이 지역에서 130개 이상의 건물이 파손됐다. 또 수천 명의 지역 주민들이 대피하는가 하면 4,200개 이상의 다른 건물들이 산불로 인해 위협을 받고 있다. 소방 인력 수천 명이 진화에 나서고 있지만, 29일 오후 현재 약 12%만 진압된 상태라고 소방 당국은 설명했다.
산불은 화염 토네이도를 일으키면서 캘리포니아 북동부 래슨 화산 국립공원도 위협하고 있다. 공원 측은 “산불이 3년 만에 다시 다가오고 있다”며 “1927년 루미스 박물관(화산폭발의 순간을 담은 사진들이 전시된 박물관)에 보관된 역사적 유물들을 보존하기 위해 애를 쓰고 있다”고 전했다.
이 산불은 40대 남성이 불에 타는 자동차를 18m 높이의 협곡에 밀어 넣으면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현지 검찰은 이 용의자를 체포해 신병을 확보한 상태다.
또 지난 24일 컨 카운티에서 발생한 ‘보렐 산불’로 5만3,010에이커 이상이 불에 탔다. 이 화재로 인해 주민 2,300명이 대피했으며, 베이커스필드 북동쪽 산간지역에 위치한 작은 광산 마을 하빌라 전체가 파괴됐다. 컨카운티 소방국 관계자는 1,200명이 넘는 소방관들이 투입돼 고온 건조한 날씨 속에서 사투를 벌이고 있지만, 29일 오후 기준 진화율 0%를 기록한 채 불길은 계속 확산되는 중이라고 전했다.
이밖에 오리건주에도 30여건의 산불이 발생해 확산하고 있고, 샌디에고 카운티 지역에서 발생한 불로 대피령이 내려지기도 했다. 이들 지역에서 발생한 연기는 대기 중으로 높이 올라가 대륙 전역으로 퍼지고 있다. 미 기상예측센터 앤드류 오리슨 예보관은 “플로리다와 멕시코만 연안을 제외하면 현재 미국에서 연기가 나지 않는 곳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황의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