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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년층 ‘우울·불안·수면장애·후각 저하’ 주의… 치매 징조

미국뉴스 | 라이프·푸드 | 2026-07-23 13:57:16

노년층,우울·불안·수면장애·후각 저하,치매 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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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워싱턴포스트 특약 건강·의학 리포트

느려진 걸음걸이·악력 감소도 알츠하이머 초기 징후

인지기능 이상 전 뇌 변화 진행 중일 수 있다는 연구

생활습관 개선으로 45% 예방 가능… 조기 진단 중요

 

기억력과 사고력 저하는 치매 진단과 가장 흔히 연관되는 증상이다. 그러나 인지 기능과 관련되지 않은 증상들은 그보다 수년, 심지어 수십 년 전에 나타날 수 있다. 특히 수면과 보행의 변화는 인지 기능 문제보다 훨씬 오래전에 시작될 수 있다. 치매의 60~80%를 차지하는 알츠하이머병은 크게 세 단계에 걸쳐 진행될 수 있다. 첫 번째 단계는 인지 기능에 눈에 띄는 변화가 나타나기 15~20년 전부터 시작될 수 있다. 이 시기에는 뇌가 서서히 위축되기 시작하며, 알츠하이머병의 대표적인 특징인 비정상적으로 접힌 단백질들이 축적되기 시작한다. 즉, 뇌에는 끈적한 아밀로이드 베타 플라크가 쌓이고, 신경세포 안에는 타우 단백질 엉킴이 형성된다.

그 다음 단계는 경도인지장애(MCI)다. 이 단계에서는 기억력과 인지 기능에 눈에 띄는 문제가 나타나기 시작하지만 전반적인 일상 기능은 비교적 잘 유지된다. 이후 ‘치매’ 단계로 진행되면 여러 인지 영역이 손상돼 일상생활을 독립적으로 수행할 수 없게 된다. 과학자들은 첫 번째와 두 번째 단계에서 일어나는 뇌의 생물학적 변화가 실제 진단 수년 전부터 정서적, 감각적, 신체적 증상을 유발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UCLA 신경학과 부교수인 티모시 장 박사는 “이러한 초기 징후들이 많이 나타나더라도 인지 기능 증상은 전혀 없을 수 있다”고 말했다.

물론 전문가들은 알츠하이머병 위험 증가와 관련된 초기 증상이 있다고 해서 반드시 치매가 발생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한다. 또한 치매 사례의 약 45%는 생활습관 개선을 통해 예방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음은 나중에 알츠하이머병 진단을 받는 사람들에게서 자주 나타나는 6가지 초기 증상이다.

 

■노년기에 새롭게 시작된 우울증과 불안

우울증은 이미 잘 알려진 치매 위험 요인이다. 2023년 발표된 한 연구에서는 덴마크 성인 140만 명 이상을 분석한 결과, 우울증 진단을 받은 사람들의 치매 위험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2.4배 높았다. 그러나 55~60세 무렵에 새롭게 나타난 우울증과 불안 역시 뇌에서 이상이 진행되고 있다는 경고 신호일 수 있다.

장 교수는 “치매 초기 단계에서 일어나는 뇌 신경망의 변화가 정신 건강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핵심”이라며 “정신 건강의 변화는 뇌 기능에 잠재적인 초기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는 신호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자들은 이러한 기분 증상이 치매 진행 속도를 더욱 빠르게 만들 수 있다는 사실도 발견했다.

 

■무기력, 짜증, 초조함의 증가

짜증과 초조함 같은 신경정신과적 증상은 알츠하이머병에서 흔히 나타나며, 인지 기능 저하가 시작되기 전부터 관찰될 수 있다. 2017년 발표된 한 연구에서는 약 1,400명을 분석한 결과, 인지 기능이 정상인 고령자의 약 31%가 기분 관련 증상을 보인 반면 치매 위험이 증가한 사람들에서는 약 47%, 경도인지장애가 있는 사람들에서는 약 54%가 이러한 증상을 보였다.

최근 전임상 알츠하이머병에서의 감정 조절 장애를 연구한 스탠포드대 정신의학·행동과학과 강사 애덤 턴불은 “알츠하이머병 병리학적 바이오마커를 가진 사람들의 약 50~60%는 최소 한 가지 이상의 신경정신과적 증상을 보인다”고 말했다. 턴불은 “항상 화가 나 있고 짜증이 나며 사람들에게 자꾸 신경질을 내고, 인간관계가 지속적인 다툼과 부정적인 분위기로 가득 차 있다면 노인정신과 전문의의 도움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수면 문제

충분하고 질 좋은 수면은 뇌를 보호하는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수면의 질 저하는 “무언가 잘못되고 있다는 신호”가 될 수 있다고 턴불은 말했다. 2025년 발표된 39개 연구 메타분석에 따르면 수면무호흡증을 비롯해 과도한 주간 졸림, 하지불안증후군, 일주기 리듬 수면장애 등 다양한 수면장애는 치매 위험 증가와 관련이 있다.

불면증이나 야간 수면 시간 감소 역시 치매의 전조 증상이 될 수 있다. 인지 기능이 정상인 고령자 4,400여 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밤에 잠을 적게 자거나 낮에 더 많이 자는 사람들이 알츠하이머병의 대표적 생물학적 특징인 아밀로이드 베타가 뇌에 더 많이 축적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대로 밤에 한 시간 더 잘 때마다 아밀로이드 베타 수치는 감소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에 따르면 수면은 아밀로이드 베타를 포함한 노폐물을 뇌 밖으로 배출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물론 오후에 낮잠을 잔다고 해서 걱정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낮 동안 지나치게 많이 자고 밤에는 제대로 잠들지 못하는 상태가 지속된다면 주의가 필요하다고 턴불은 말했다.

 

■후각 상실

냄새를 맡는 능력은 뇌 건강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으며, 후각 상실은 알츠하이머병과 파킨슨병을 포함한 신경퇴행성 질환의 가장 초기 신호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초기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약 85%는 후각 기능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코는 뇌와 독특한 연결 구조를 갖고 있다. 청각이나 시각과 같은 다른 감각과 달리 후각 정보는 보다 직접적으로 대뇌피질로 전달된 뒤, 기억과 인지, 감정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해마와 편도체 등과 연결된다.

흥미로운 점은 후각신경이 재생 능력을 갖고 있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후각 훈련을 통해 냄새를 맡는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 심지어 후각 기능이 정상인 사람들에서도 후각 훈련이 인지 기능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초기 연구 결과도 있다.

 

■느려진 걸음걸이

오랫동안 걷는 속도가 느려지거나 보폭이 짧아지거나 다리를 넓게 벌리고 걷는 변화는 노화의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최근 연구들은 이러한 변화가 인지 기능 저하와 다른 신경학적 문제보다 먼저 나타나며 이를 예측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2024년 65세 이상 건강한 성인 1,300여 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걷는 속도와 제자리에서 360도 회전하는 능력을 포함한 보행 기능이 인지 기능 저하가 시작되기 최대 10년 전부터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악력 감소

악력(손아귀 힘)은 건강한 노화를 보여주는 중요한 지표이며, 경우에 따라서는 혈압보다 기대수명을 더 잘 예측하는 지표로 평가된다. 악력 저하는 인지 건강 악화와도 관련이 있다. 최근 성인 19만 명 이상을 분석한 연구에서는 악력이 11파운드(약 5kg) 감소할 때마다 치매 위험이 남성에서는 20%, 여성에서는 12%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악력이 약한 사람들은 문제 해결 능력 점수가 더 낮았고 기억력 과제 수행 능력도 더 떨어졌다.

의사들은 보행 능력과 함께 악력을 신체적 허약성을 평가하는 주요 지표로 활용한다. 의학적으로 신체적 허약성이란 질병과 부상에 대한 신체의 취약성이 높아진 상태를 의미한다. 이는 치매의 위험 요인이면서 동시에 인지 기능 증상이 시작되기 약 10년 전에 나타날 수 있는 초기 경고 신호이기도 하다.

 

■언제 의사와 상담해야 할까

턴불은 “고령자가 이러한 증상을 경험한다고 해서 곧바로 치매라고 단정하며 공포에 빠질 필요는 없다”며 “상당히 높은 확률로 신경학적 문제와 전혀 관련이 없는 원인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기억력이나 사고력에 대해 걱정이 되고, 특히 이러한 증상들이 함께 나타난다면 반드시 의사와 상담하는 것이 중요하다. 최근에는 PET 스캔, 요추천자 검사, 그리고 새로운 혈액검사 등 진단 기술이 크게 발전해 알츠하이머병 바이오마커를 훨씬 더 일찍 발견할 수 있게 됐다. 이는 치료 시작 시기를 앞당기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장 교수는 “평가를 받아보고 의사로부터 ‘이 부분은 우려할 만하다’ 또는 ‘그렇지 않다’는 전문적인 의견을 듣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치매 위험을 줄이는 방법

치매 위험에는 유전적 요인이 존재하지만, 위험을 낮출 수 있는 방법도 많다. 지난해 발표된 미국 POINTER 임상시험에서는 운동, 건강한 식단, 사회적 교류, 두뇌 활동을 결합한 생활습관 프로그램이 인지 기능 저하나 치매 위험이 있는 고령자의 인지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다른 연구들에서는 금주, 정기적인 예방접종, 청력 보호가 인지 기능 유지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결과도 제시됐다.

<By Richard Sima >

 

<사진=Shutterstock>
<사진=Shuttersto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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