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구정광대다라니경’ 미인쇄역사협 연표 명시
한국의 대표적 불교 문화유산의 하나인 ‘무구정광대다라니경’(이하 무구정경)이 미주 한인 학자의 노력으로 최근 미국인쇄역사협회(American Printing History Association)의 인쇄 연표에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목판 인쇄물’로 기재된 것으로 알려졌다.
유우식 국제문화재전략센터 전문위원 겸 문화유산회복재단 학술위원에 따르면 미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권위를 인정받는 학술단체인 미국인쇄역사협회가 ‘무구정경’을 세계 최고의 목판 인쇄물로 명시함에 따라 세계 많은 교육·연구기관이 이를 바탕으로 인쇄 기술에 관한 정보를 수용·교육해 나갈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고 한국 법보신문이 전했다.
무구정경은 죄나 허물을 소멸시켜 맑고 깨끗하게 해주는 진언을 설한 경으로, 1966년 경주 불국사 석가탑 보수 작업 과정에서 사리구와 함께 발견됐고 한국 사학계에서는 이를 704~751년 사이에 제작된 세계 최고의 목판인쇄본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제작연도와 제작자가 명확하지 않다는 점과 중국에서 제작됐다는 주장도 나오면서 국제적 공인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는데, 유우식 위원이 국가유산청과 국립중앙박물관이 제작한 자료를 토대로 각종 연구결과를 미국인쇄역사협회에 제공하며 ‘무구정경’을 현존하는 목판 인쇄물 중 가장 오래된 것으로 등재할 것을 요청했다. 이후 엄격한 심의 절차를 거쳐 타당성이 인정되면서 세계적으로 권위를 인정받는 ‘미국인쇄역사협회’에 공인받을 수 있었다고 신문은 전했다.
샌프란시스코에 거주하고 있는 유 위원은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무구정경’이 세계 최고의 목판 인쇄본임에도 세계적으로 잘 알려져 있지 않다”며 “세계적으로 영향력 있는 인쇄 연표들을 수정하고 이를 인용하도록 홍보하는 과정을 통해 제대로 된 기록역사를 인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문에 따르면 앞서 유 위원은 지난 2022년 세계적 학술지 ‘헤리티지(Heritage)’에 ‘남명천화상송증도가’ 공인본이 ‘백운화상초록불직지심체요절’(1377)보다 오래된 금속활자임을 주장하는 논문을 발표해 미국 학계로부터 연구성과를 인정받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