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상선암, 3년 연속 한국인 암 발생 1위
해조류를 많이 먹으면 갑상선암에 걸릴 위험이 줄어든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지원 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연구팀은 해조류를 1주일에 5회 이상 먹으면 1회 미만으로 먹었을 때보다 갑상선암 유병률이 58% 낮아졌다고 밝혔다.
연구에는 강상욱 연세암병원 갑상선내분비외과 교수·권유진 용인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교수·이혜선 강남세브란스병원 의학통계학과 교수가 참여했다. 지난해 말 발표된 ‘2021년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갑상선암은 10만 명당 68.6명이 발생해 3년 연속 암 발생 1위에 올랐다.
갑상선암은 분화갑상선암, 수질암, 역형성암, 기타 암으로 나뉜다. 이 중 분화갑상선암을 다시 갑상선 유두암과 갑상선 여포암으로 분류한다. 대표적인 ‘거북이 암’인 갑상선 유두암은 국내 갑상선암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30~50대 여성에게서 흔히 발생한다.
요오드는 갑상선암 중 한국에서 유병률이 높은 유두암 발생 위험을 높인다고 알려져 있다. 요오드가 갑상선 호르몬인 티록신의 원료가 되기 때문이다. 암 발생 원인을 조사할 때는 음식 외에 인종적 요인 등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한국인 갑상선암 환자를 대상으로 요오드 섭취와 갑상선암 발생 간 영향을 살펴본 연구는 드물었다.
연구팀은 대규모 갑상선암 환자 데이터를 활용해 요오드를 많이 포함한 음식 섭취가 갑상선암 발병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했다. 먼저, 한국인유전체역학조사사업(KoGES) 자료를 활용해 갑상선암 환자 16만9,057명이 자주 섭취하는 요오드 고함량 음식을 추렸다.
섭취가 잦은 상위 세가지 음식은 달걀, 해조류, 유제품 순이었다. 요오드 하루 섭취 권장량은 연령별, 성별로 다르나 보통 성인은 150㎍이고 임신부는 여기에 90㎍가, 수유부는 190㎍가 추가된다.
다음으로 세 가지 음식 섭취 횟수가 갑상선암 유병률에 어떠한 영향을 주는지 통계 분석했다. 섭취 횟수에 따라 주 5회 이상 섭취군, 주 3~4회 섭취군, 주 1~2회 섭취군, 주 1회 미만 섭취군으로 구분했다.
음식별로 섭취군 간 갑상선암 유병률 차이를 살펴보면 해조류 주 5회 이상 섭취군은 주 1회 미만 섭취군보다 유병률이 58% 낮았다. 주 3~4회 섭취군, 주 1~2회 섭취군은 주 1회 미만 섭취군보다 각각 43%, 32% 낮아 해조류 섭취 횟수가 늘어날수록 유병률은 반비례했다.
유제품 주 3~4회 섭취군은 주 1회 미만 섭취군보다 유병률이 24% 낮았다. 달걀 섭취 횟수와 유병률 간에는 연관성이 없었다.
이지원 교수는 “요오드 섭취량이 많을수록 한국에서 흔한 갑상선 유두암 위험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요오드를 함유하고 있는 식품 종류에 따라 갑상선암 발생 위험이 달라진다는 결과가 나왔다”며 “과도한 요오드 섭취는 좋지 않지만 무조건 요오드를 함유한 식품을 피하는 것보다는 적절한 해산물 섭취가 오히려 갑상선암을 예방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영양학(Nutrients)‘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