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탈출해 미 정착
‘북한 상위 1% 엘리트’
북한을 탈출해 미국으로 건너온 남매가 올해 아이비리그 명문인 컬럼비아대 대학원을 나란히 졸업해 화제다.
주인공은 리현승(38)·서현(32)씨 남매로 이들은 10년 전인 2014년 북한 노동당 39호실 고위간부 출신 아버지 리정호씨와 함께 북한을 탈출했다. 한국을 거쳐 2016년 미국에 정착했으며 당시 워싱턴포스트(WP)는 이들을 ‘북한 상위 1% 엘리트’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북한 김일성종합대학, 중국 동북재경대, 그리고 미국 컬럼비아대 대학원까지 함께 다닌 이들 남매는 서로 다른 체제를 모두 경험한 북한전문가로서의 입지를 다지고 있다. 리현승씨는 “북한의 대학은 정치적 이념을 강요했지만 미국의 대학은 학생들의 창의적 사고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발표의 기회도 많았다”며 “세계 각국의 지도자가 강사로 초청되는 강의도 많아 정말 좋은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1년 과정의 공공행정 석사과정을 마친 그는 “글로벌평화재단에서 연구원으로 일하고 있지만 다른 연구소나 싱크탱크 등 앞으로의 진로를 고민하고 있다”며 “무슨 일을 하든 궁극적으로는 북한을 변화시키는데 도움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학교에 남아 북한을 연구하거나 워싱턴에서 정책 자문역할을 할 수도 있고, 보다 실질적으로 대북관련 스타트업 창업도 생각하고 있다”며 “자유로운 미국에서 북한에서는 생각하지도 못했던 많은 기회를 누리고 있다”고 말했다.
동생 리서현씨는 오빠보다 1년 먼저 대학원에 입학해 2년 과정의 국제관계 석사학위를 받았다. 북한에서는 고위층 자녀로 경제적 부담 없이 공부할 수 있었지만 미국에서는 다른 이민자들의 삶과 다르지 않았다. 이들 남매는 “물가가 비싼 뉴욕 맨해튼에서 공부도 하고 일도 하면서 제대로 자본주의를 배웠다”고 밝혔다.
리서현씨는 “자본주의를 비판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개인의 능력에 따라 얼마든지 자신의 꿈을 보여줄 수 있는 최적화된 제도라고 생각한다”며 “북한에도 재능이 많은 친구들이 많은데 아무런 기회도 없이 노예처럼 살아가고 있다는 것이, 그래서 더욱 가슴 아프다”고 말했다.
<유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