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환 변호사
이민은 연방 정부의 고유 권한이다. 그래서 이민법 역시 연방법이다. 그런 원칙을 무너뜨리려는 시도가 공화당이 집권한 주에서 잇따라 시도되고 있다. 지난해 입법이 된 텍사스주 SB-4가 그런 예이다. 이민 문제를 둘러싼 관할권 다툼으로 그 귀추가 주목되는 SB-4를 둘러싼 이슈를 정리했다.
-텍사스 SB-4의 골자는 무엇인가?
▲SB-4는 국경을 넘어오는 난민문제를 방만하게 처리한 바이든 행정부의 난민정책에 대한 반감으로 지난 연말 통과된 텍사스 주법이다. 무단으로 국경을 넘어서 텍사스로 입국하는 것을 범죄로 규정하고 있다. 주와 지방경찰이 이민법을 집행할 수 있도록 했다.
이 법에 따르면 주와 지방경찰이 불법 입국자을 체포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카운티 판사가 불법입국자의 추방을 명령할 수 있다. 불법체류자를 기소하면, 판사는 유죄판결을 하기 전에 이 비시민권의 자발적 출국을 명령할 수 있다.
판사가 유죄판결을 할 경우에는 형기를 마친 다음에 추방된다. 이 추방명령을 위반하면 최고 징역 20년의 중범으로 처벌 받을 수 있다.
-애리조나에서 제정됐다가 일부 위헌 판정을 받았던 반이민법과 어떻게 다른가?
▲2010년에 나온 애리조나주 반이민법 SB 1070은 이민자는 이민서류를 반드시 소지해야 하고, 지방 경찰과 셰리프는 불법입국자들은 조사하거나 구금할 수 있도록 했다고 규정했다. 연방 대법원은 이민정책의 관할권은 연방정부에 있다는 원칙을 재천명하고, SB 1070이 위헌 요소가 있다고 판단했다.
경찰이 불법체류자로 의심된다고 해서 체포하는 것. 체류 신분없이 일하거나 체류신분을 입증하는 서류를 소지하지 않은 것이 주형법에 위반되는 범죄라는 규정은 위헌이라고 지적했다.
-SB 4는 현재 시행되고 있는가?
▲그렇지 않다. 이 법이 공표되자 연방 정부와 ACLU가 SB-4는 위헌이라고 텍사스 오스틴 소재 연방지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데이빗 에즈라 연방지방법원판사는 지난 2월말 SB-4는 연방 이민법과 상충되고, 아울러 연방법이 주법의 우위에 있다는 헌법규정을 훼손하는 것이라고 판결했다. 연방지법은 3월5일 시행예정이었던 SB-4 시행의 잠정중지를 결정했다.
이렇게 되자 텍사스주는 관할 제5항소법원에 SB-4를 즉각 시행하게 해달라고 항소했다. 5항소법원은 연방지방법의 결정을 뒤집어, 항소심이 진행되는 동안 SB-4는 예정대로 시행하는 것이 맞다는 행정적 정지를 내렸다. 이 결정에 맞서 바이든 행정부는 대법원에 긴급 항소를 했다. 연방대법원은 5항소법원의 판단을 그대로 유지했다. 한편 연방대법원이 이 결정을 내린 날 5항소법원은 일단 연방지방법원의 판결대로 SB-4의 집행정지를 유지하는 것으로 입장을 바꿨다.
-다른 주에서도 SB-4와 유사한 법률이 검토되고 있는가?
▲텍사스 SB-4와 유사한 법이 공화당이 집권하는 다섯개 주에서 추진중이다. 아이오와주의 경우 불법체류자는 징역 2년에 처할 수 있다는 법안을 추진하고 있다. 조지아, 미주리, 오클라호마에서도 유사한 법률을 만드려는 움직임이 있다. 만약 텍사스 SB-4가 대법원에서 합헌 판결을 받는다면, SB-4와 같은 법률이 우후죽숙으로 나올 것이 틀림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