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1억5천만불 보유
경합주 집중 투입 계획
두 전현직 대통령의 리턴매치를 예고한 올해 미국 대선에서 민주당 소속인 조 바이든 대통령이 자금력에서는 공화당 소속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앞서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 캠프는 지난 2월 한 달에 민주당과 함께 선거자금으로 5,300만달러를 넘게 모금했다고 뉴욕타임스(NYT) 등 미국 언론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에 따라 바이든 대통령과 민주당은 현재 1억5,500만 달러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 1월 말 기준 1억3,000만 달러보다 약 2,500만 달러 늘었다.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과 공화당전국위원회(RNC)는 지난 1월 말 기준으로 4,000만 달러를 보유했다. 트럼프 측은 2월 모금액은 아직 공개하지 않았다.
제프리 캐천버그 바이든 캠프 공동위원장은 “우리가 1억5,500만 달러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은 그냥 엄청난 경쟁우위”라며 “이 돈은 100% 선거운동을 강화하는 데 사용되며 이번 대선의 승패를 결정할 6∼7개 주에 집중 투입하고 있다”고 밝혔다.
바이든 캠프는 올해 초 바이든 대통령이 의회 폭동 3주년(1월 6일) 연설을 시작으로 메시지의 초점을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맞추기 시작한 뒤로 기부가 많이 는 것으로 파악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오는 28일 뉴욕시에서 전직 대통령인 빌 클린턴과 버락 오바마와 함께 유세하는 데 이 행사도 선거자금 모금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NYT는 유권자들의 관심이 큰 대통령 선거는 다른 선거보다 돈이 덜 중요하긴 하지만 이번 대선은 초접전이라 모든 변수가 중요해졌으며 민주당이 자금력 우위를 바탕으로 경합주 판세를 유리하게 끌고 갈 수 있다고 관측했다.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모금액의 상당 부분을 법률 비용으로 쓰면서 큰 자금 압박을 받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대선 뒤집기와 기밀 문건 유출 등 88건(당초 91건이었으나 조지아주 법원이 3개 혐의를 기각함)의 혐의로 4차례 형사 기소됐을 뿐만 아니라 최근 민사 소송 2건을 잇달아 패소했다.
그는 성추행 피해자에게 명예 훼손 위자료를 지급하라는 법원 결정에 항소하기 위해 9,160만 달러의 공탁금을 법원에 맡겼으며, 자산 부풀리기 사기 의혹 재판에서도 패소해 항소하려면 4억5,400만 달러를 공탁해야 한다.
트럼프의 소송 비용을 내온 정치자금 모금단체인 ‘세이브 아메리카’ 팩(PAC)은 지금의 지출 속도대로라면 여름에는 자금이 바닥난다고 NYT는 평가했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트럼프의 팩은 작년에 5,500만 달러가 넘는 돈을 법률 비용으로 썼다.
이에 트럼프 전 대통령은 최근 모금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NYT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플로리다주의 마러라고 자택에서 한 주에 많게는 세 번이나 공화당의 고액 기부자들을 만찬에 초청해 접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초청객 중에는 래리 엘리슨 오라클 공동창업자와 설탕 재벌인 페페 판줄 등이 포함됐다.
트럼프 측은 만찬에서 초청객들에게 바로 자금을 요청하지는 않았지만, 이런 구애가 향후 정치·재정적 지원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최근 공화당전국위원회(RNC)를 장악하고 며느리 라라 트럼프를 공동의장에 앉힌 것도 RNC의 모금 능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라고 보도했다.
트럼프 측은 RNC 일부 부서에서 대규모 정리해고를 발표했으며 공화당의 모금 담당 직원 전원을 이달 말까지 플로리다에 있는 선거본부로 옮길 예정이다. 또 공화당 대선 후보직을 확정한 만큼 유세 횟수를 줄여 비용을 절감할 계획이다.
심지어 트럼프 측은 최근 ‘트럼프 황금 운동화’(판매 가격 399달러), 검은색 ‘마가 모자’(‘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라는 트럼프 선거구호가 적힌 모자·판매가격 50달러) 등 트럼프상품을 만들어 지지자들에게 판매하며 후원금 모금에 역점을 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