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첫광고
김성희 부동산
이규 레스토랑

[삶과 생각] "신문입니다!"

지역뉴스 | | 2024-03-07 11:47:17

삶과 생각,김미라,버클리 문학회원,북가주,신문입니다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미국 크래딧 교정

아침이면 너가 있어 새로운 세상으로 가득한 설렘이 있다. 너에겐 풋풋한 이웃들의 사람 사는 이야기가 있고 먼 나라 이웃나라의 울고 웃는 믿기 힘든 세상도 있다. 

가끔은 내 나라 내 고향의 기분 좋은 승전보에 얼싸안고 환호도 하고, 알만한 이들의 소소한 일상이나 때론 당찬 소신 발언으로 속이 뻥 뚫리게 하는 너가 있어 얼마나 고맙고 신나는 아침을 맞이할 수 있는지.

내 어릴 적 아침은 건넌방 아버지 신문 뒤적이는 소리와 진한 잉크 냄새로 시작되었다. 간간이 내지르시는 울 아버지 거친 반응은 덤으로 들으면서 말이다.아, 신문에는 어릴적 추억이 가득하다. 그 시절 신문은 부지런한 중고교 학생들의 흔치않은 아르바이트 수단이었으며 복잡한 거리나 버스 안에서도 신문을 팔았다. 비록 짧은 시간이었지만 내 두 남동생도 새벽에 집집마다 신문을 돌리는 아르바이트를 했다. 

그 시절 신문은 모두의 아침이었고 어른들이 세상과 소통하는 최고의 통로였다.

지난 월요일, 오랜만에 비 개인 아침 햇살이 눈부시게 화창한 날이었다. 아침 산책 겸 몸살이 났다는 가까운 지인 댁에 병문안 겸 방문을 했다. 

동백꽃이 만발한 지인 집 앞에는 벌써 이른 봄꽃들이 만발하여 눈부신 햇살이 꽃빛으로 빛나고 있었다. 거기에 파랑새 한 쌍이 이른 데이트를 하고 있었다. 

너무 아름다운 풍경이었다. 역시 집도 집 주인 닮아 사랑스런 풍경이구나 싶었다.

그때 어렴풋이 현관 앞에 무언가가 있었다. 얼른 주워들고 보니 ‘한국일보’였다. 

아! 커피향보다 더 구수한 고향 내음이 났다. ‘까마득히 잊고 있었던 아침 냄새’였다. 

미국에서의 조간신문, 새벽은 아니지만 집 앞까지 배달을 해주다니 놀랍고 신기하기까지 했다.

벨을 누르고 “신문 입니다!” 우렁차게 불러봤다. 

깜짝 놀라 누구냐고 물으시며 문을 여셨다. 얼굴을 마주치자 우리는 누가 먼저라 할 것 없이 서로를 얼싸안고 웃음으로 아침 인사를 했다. 평소에 내가 가장 존경하고 좋아하는 애칭 ‘여보야, 부부’이시다. 

신문을 내밀며 “언제부터 한국일보를 보셨어요?” 묻자 “아마 사오십년 될 껄” 하신다. “와~우!” 저절로 감탄사가 나왔다.

여보야 부부께서 이곳 치코로 오신 70년대 중반부터 지금까지 한국일보를 보셨다고 했다. 

“한국 사람이니까 한국 신문을 봐야지” “난, 한국일보 팬이야!”

다시 한번 감탄은 물론 역시 자존감이 강하신 분은 삶이 다르구나 싶었다.

이곳은 시골이라 신문 배달도 쉽지 않은 경로로 온다 하시며 배달하는 사람도 오래됐다고 하셨다. 

매년 크리스마스면 오래 전부터 배달해주시는 분께 조그만 감사 인사를 하신다고 한다. 

요즘처럼 TV, 라디오, 컴퓨터로 쉽고도 초고속 시대에 웬 신문인가 싶지만 나도 활자로 된 신문이 좋다.

오늘 아침에도 그 집 앞에는 새 얼굴하고 신문이 와있겠지. 어제도 왔었고 오늘도 왔고 내일도 올 것이다. 한국인의 자긍심을 가득 담고서. 

<김미라/버클리 문학회원>

댓글 0

의견쓰기::상업광고,인신공격,비방,욕설,음담패설등의 코멘트는 예고없이 삭제될수 있습니다. (0/100자를 넘길 수 없습니다.)

AAA, 연말연시 음주자 차량 견인 서비스
AAA, 연말연시 음주자 차량 견인 서비스

24일-1월 2일, '토우 투 고' 서비스 전미자동차협회(AAA)가 연말연시 음주운전으로 인한 비극을 막기 위해 무료 견인 및 귀가 서비스인 '토우 투 고(Tow to Go)' 프

애슨스 역주행, 한인 남편 이어 아내·태아 끝내 사망
애슨스 역주행, 한인 남편 이어 아내·태아 끝내 사망

22일 아내와 태아 사망 판정 조지아주 애슨스에서 발생한 끔찍한 역주행 교통사고로 한인 남편이 현장에서 숨진 데 이어, 병원으로 옮겨졌던 임신 중인 아내와 태아마저 끝내 세상을 떠

브라운대 총격범, 대학원 중퇴후 고립된 삶…"유령같은 존재"
브라운대 총격범, 대학원 중퇴후 고립된 삶…"유령같은 존재"

브라운대 박사과정 몇달 만에 그만두고 모국 포르투갈 돌아가NYT "가족·친구와 연락끊고 지내"…전 프로파일러 "무시 못견디는 성격일 것"  브라운대 총격 용의자 시신 발견지점 부근

물류거점창고에 불체자 8만명 수용 추진…'아마존택배' 방식
물류거점창고에 불체자 8만명 수용 추진…'아마존택배' 방식

조지아주 소셜서클, 미국 이민 당국에 체포된 한국인 300여명 중 대부분이 수감된 조지아주 포크스턴의 이민세관단속국(ICE) 시설의 샤워장. 이 사진은 2021년 11월 진행된 미

최악 조지아 산모사망률...이유 있었네
최악 조지아 산모사망률...이유 있었네

전문가 "표준 진료 체계 없어"산모들, 의료현장서'무시'일쑤 조지아가 전국 최악의 산모 사망율과 열악한 산모·영아 보건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구조적 결함을 지

'성실 의무 위반' 귀넷 이민 변호사 영구 제명
'성실 의무 위반' 귀넷 이민 변호사 영구 제명

수임료 받고도 의뢰인 방치 피해노크로스 크리스 테일러 변호사 조지아주 대법원이 의뢰인들의 이민 사건을 방치하고 책임을 회피하려 한 노크로스 소재 '테일러 리 앤 어소시에이츠(Tay

올해 고속성장 C Land, 내년 한국 진출 추진
올해 고속성장 C Land, 내년 한국 진출 추진

올 거래실적 120%늘어조지아선 300% 급성장 C Land 부동산(대표 스티븐 리)은 12월 19일 뉴저지 포트리에 위치한 허드슨 매너 연회장에서 내빈들을 초대해 송년 모임을 갖

교육판매세 수입↑...돈 걱정 없는 귀넷교육위
교육판매세 수입↑...돈 걱정 없는 귀넷교육위

세수실적 목표치 크게 상회대대적 시설 개선사업 나서  귀넷 카운티의 교육 특별목적판매세(E-SPLOST, 이하 교육 판매세) 세수 실적이 예상치를 크게 웃돈 것으로 집계됐다.귀넷

해병전우회 2025년 송년회 개최
해병전우회 2025년 송년회 개최

전재섭 회장 만장일치 재추대 조지아 해병전우회(회장 전재섭)와 앨라배마 해병전우회(회장 조종호)는 지난 21일 오후 5시 둘루스 ‘Glam 104 Bar & Karaoke

취업비자(H-1B), 고연봉자 우선 발급
취업비자(H-1B), 고연봉자 우선 발급

DHS, 규정 변경 확정임금·경력 많을수록당첨률 4배까지 상승내년 3월부터 적용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전문직 취업비자(H-1B) 발급을 내년 3월부터 현행 추첨제가 아닌 고임금

이상무가 간다 yotube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