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메타·MS 매출 상승
뉴욕증시에서 최근 실적발표 기간을 거치면서 이른바 ‘매그니피센트7’ 사이에서도 종목 차별화가 나타나고 있다고 월스트릿저널(WSJ) 등이 4일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MS), 애플, 아마존, 알파벳, 메타플랫폼(이하 메타), 테슬라, 엔비디아 등 ‘매그니피센트7’은 지난해부터 인공지능(AI) 붐에 힘입어 동반 상승하면서 미국 증시 상승을 주도해왔다. 하지만 최근 실적을 발표하면서 이들 간에 격차가 발생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메타는 매출 호조와 사상 첫 배당 발표 등에, MS와 아마존은 매출 상승 등으로 주가가 상승했으며, 이달 말 4분기 실적을 발표하는 엔비디아는 타기업들의 AI 투자계획에 힘입어 주가가 34%나 급등했다. 이에 비해 애플은 중국 시장 매출 부진으로, 테슬라는 성장둔화 우려 등으로 타격을 받았다.
메타와 아마존 주가는 실적 발표 다음 날인 2일 각각 20%와 7.9% 상승했으나 알파벳과 MS는 월가의 예상보다 높은 실적에도 주요 사업 부문에서 기대를 충족하지 못해 실적 공개 다음 날인 지난달 31일 각각 7.5%와 2.7% 하락했다. 다만 MS는 이후 반등해 이틀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
자산운용사 얼라이언스번스타인의 성장주 담당 포트폴리오 매니저 짐 티어니는 “‘매그니피센트7’이 지난해에는 모두 AI의 후광을 받았으나 이제 더 이상 한묶음으로 거래되지 않고 있다”며 “시장이 종목별 전망에 초점을 맞추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지난해 말 인플레이션이 둔화하면서 금리가 정점에 가까워졌다는 기대를 갖게 하면서 상승세를 이끌었으나 최근 들어 이른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치를 낮추고 있다. 연방준비제도(FRB·연준)가 여전히 올해 중에 금리인하를 시작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는 이미 상당 부분 주가에 반영됐기 때문에 시장에서는 추가로 주가 상승을 견인할 수 있는 실적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최근 들어 ‘투자의 달인’ 워런 버핏의 버크셔해서웨이와 제약회사 일라이릴리의 시가총액이 테슬라를 추월하는 등 시장의 분위기도 바뀌고 있다. 특히 ‘살 빼는 약’ 열풍을 주도하는 비만치료제 ‘마운자로’의 제약사 일라이릴리는 실적 호조로 지난해 주가가 두배 가까이 상승하면서 시장에 AI 이외에도 매력적인 투자 테마가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이 회사의 덴마크 경쟁사인 노보노디스크도 급등세를 보여주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 들어 현재까지 4% 상승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를 견인한 상위 7개 종목은 MS, 아마존, 메타, 엔비디아와 함께 애플과 테슬라, 알파벳 대신 일라이릴리, 버크셔해서웨이, 엔비디아의 경쟁사 AMD로 대체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