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은행 NYCB 주가 반토막
지역은행 뉴욕커뮤니티뱅코프(NYCB)의 주가가 지난달 31일 40% 가까이 폭락한 데 이어 1일에도 11% 넘게 급락세를 이어가면서 상업용 부동산발 은행권 위기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상업용 부동산 대출 부실화가 은행들의 실적 악화로 이어지고 있다는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
1일 뉴욕증시에서 NYCB 주식은 전날 대비 11.1%(72센트) 급락한 5.75달러에 마감했다.
NYCB는 전날 37.6% 폭락한 데 이어 이틀째 두 자릿수대 내림세를 기록하면서 10달러대였던 주가는 이틀 새 반토막 수준으로 떨어졌다. 대출 부실화에 대비해 대규모 대손충당금을 쌓으면서 작년 4분기 예상치 못한 순손실을 기록한 데다 배당금을 70%까지 대폭 삭감을 예고한 게 투자자들의 우려를 키웠다.
NYCB는 지난 2022년 플래그스타 은행을 사들인 데 이어 지난해 3월에는 파산한 시그니처 은행의 핵심 자산을 인수하면서 자산이 1,000억달러 이상으로 불어났다. 자산 1,000억달러를 넘는 은행들에는 더욱 엄격한 자본 및 유동성 요건들이 적용되는데, NYCB의 지난해 12월 기준 자산은 1,163억달러다.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전날 NYCB를 신용등급 하향 조정 검토 대상에 올려 투기 등급으로의 등급 하향을 예고했다. 무디스는 “뉴욕 오피스 및 공동주택 부동산 부문에서의 예상치 못한 손실, 이익 감소, 자본금 감소, 시장성 자금조달 비중 증대 등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상업용 부동산 위기가 은행 재무제표에 본격적으로 반영되기 시작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사업 구조가 유사한 다른 지역은행들의 주가도 급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웹스터파이낼셜(-4.7%), 시노버스파이낸셜(-4.41%), 밸리내셔널뱅코프(-6.9%), 시티즌스파이낸셜그룹(-4.7%) 등 다수의 주요 지역 은행도 전날 급락한 데 이어 이날도 5% 안팎의 하락세를 이어갔다. KBW 지역은행 지수는 전날 6% 급락해 지난해 3월 실리콘밸리은행(SBV) 파산 사태 이후 가장 큰 하락 폭을 기록한 데 이어 이날도 2.3% 하락세를 이어갔다.
NYCB에 실적 충격을 안긴 미국 내 상업용 오피스 시장의 침체는 금융시장에 충격을 미칠 수 있는 취약 고리로 일찌감치 예견돼왔다. 팬데믹 이후 재택근무 확산으로 오피스 공실률이 개선되지 않은 상황에서 금리 상승으로 자금조달 비용마저 크게 불어나 대출 부실화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데이터 회사 트렙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 대출과 부동산담보증권으로 전환된 대출의 연체율은 6%로, 팬데믹 이전의 1% 미만에 비해 급등한 상태다.
지난해 SVB 사태의 경우 금리 급등으로 촉발된 예상치 못한 은행의 유동성 위기가 배경이 됐다면 NYCB 주가 급락은 예견된 대출 부실화 확대가 원인이 됐다고 볼 수 있는 지점이다. 상업용 부동산 대출 부실화에 따른 은행권 영향은 앞으로 지속해서 나타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