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구팀 "모유 보체 단백질이 장내 미생물 형성 유도, 세균 감염 보호"
아기에게 모유를 먹여야 할 이유가 하나 더 늘었다. 생쥐 실험 결과 모유 속 보체 단백질(complement protein)이 장내 미생물 군집 형성을 도와 병원성 세균 감염으로부터 새끼를 보호하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미국 존스 홉킨스 블룸버그 공중보건 대학원 펑이 완 교수팀은 25일 과학 저널 셀(Cell)에서 보체단백질의 유전자를 제거한 유전자 조작 생쥐와 이 쥐의 젖을 먹은 새끼 쥐를 이용한 실험을 통해 이런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모유에는 아기가 건강하게 성장하는 데 필요한 각종 영양분이 들어 있고 엄마의 항체와 백혈구를 공유할 수 있게 해 장단기적 질병 위험으로부터 아기를 보호한다는 사실이 밝혀졌지만, 모유의 이점들은 새로운 연구를 통해 계속 확인되고 있다.
연구팀은 모유에는 박테리아를 공격하는 항체와 함께 작용하거나 항체를 보완하는 보체 단백질이 들어 있는데, 이런 모유 속 보체 단백질은 혈액 속 보체 단백질에 비해 연구가 덜 돼 있고 그 역할도 불분명하다고 연구 배경을 설명했다.
연구팀은 이 연구에서 중요한 보체 단백질 유전자가 결여된 유전자 조작 생쥐를 만든 다음, 특정 보체 단백질이 들어 있는 모유와 들어 있지 않은 모유를 먹인 새끼 쥐들의 장내 미생물 군집 차이와 박테리아 감염에 대한 반응 등을 관찰했다.
유전자 조작 생쥐를 이용한 모유의 새끼 보호효과 실험 그림보체 단백질이 없는 모유를 먹은 새끼들은 설치류 장염균인 시트로박터 로덴티움에 감염된 후 빠르게 죽었으나 보체 단백질이 들어 있는 모유를 먹은 새끼 쥐들은 가벼운 장염 증세만 보인 후 회복됐다. [Cell/Fengyi Wan et al.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그 결과 보체 단백질 결핍 생쥐의 모유를 먹은 생후 수주된 새끼 생쥐는 설치류에 장염을 일으키는 시트로박터 로덴티움(Citrobacter rodentium) 감염에 매우 취약해져 감염 후 빠르게 죽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보체 단백질이 정상적으로 들어 있는 모유를 먹은 새끼 쥐들은 시트로박터 로덴티움에 감염된 후 일시적으로 경미한 장염 증세만 보인 후 회복됐다.
연구팀은 이런 보호 효과가 모유 속 보체 단백질이 새끼 쥐의 장 내에 건강한 미생물 군집이 형성되도록 한 데서 비롯됐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보체 단백질이 장내의 특정 박테리아 종을 죽여 감염 후 염증이 심해지지 않게 만든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이어 별도 시험관 분석에서 인간 모유에도 이런 보체 단백질이 들어 있고 특정 박테리아에 유사한 활성을 보이는 것을 확인했다며 이는 모유가 특정 박테리아 감염으로부터 아기를 어떤 메커니즘으로 보호하는지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완 교수는 "장내 미생물은 건강에 매우 중요하다"며 "이 연구 결과는 모유 보체 단백질이 새끼의 장내 미생물 군집을 건강하게 형성시켜 초기 장내 세균 감염으로부터 아기를 보호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 출처 : Cell, Fengyi Wan et al., 'Complement in breast milk modifies offspring gut microbiota to promote infant health', https://www.sciencedirect.com/science/article/pii/S0092867423013843?dgcid=author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