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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법칼럼] 이민법원의 개혁 가능한가

미국뉴스 | 이민·비자 | 2024-01-22 09:07:52

이민법칼럼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

김성환 변호사  

 

이민법원은 추방재판을 다룬다. 이민판사의 결정에 따라서 추방도 되고, 구제도 된다. 이민법원은 연방 법무부 이민심사국(EOIR) 산하 기관이다. 이민법원 뿐만 아니라 이민항소위원회(BIA) 이민법원도 법무부 이민심사국에 속한다.

법무부는 이민 법원의 인사, 운영, 심지어 판결에도 관여한다. 이민판사 임명도 당연히 법무부가 한다. 따라서 정권의 이민정책의 영향력에서 벗어날 수 없다. 행정부의 정책에 따라서 재판도 영향을 받을 뿐만 아니라 우선적으로 처리해야 하는 케이스들도 달라진다. 이민판사는 딱 정해진 임기가 없다. 아무때나 법무부 장관이 해임할 수 있다. 이민판사가 법무부의 눈치를 볼 수 밖에 없는 구조다. 그도 그럴 것이 이민법원을 최종적으로 지휘하는 법무부 장관은 추방재판에서 추방을 시키려는 연방 정부의 대표자이므로 사실상 원고라고 할 수 있다. 이민법원은 이름만 법원이지 법무부의 외청인 셈이다.

트럼프 같은 반이민 성향의 정부가 들어오면 이민판사들의 추방 판결 비율이 자연히 높아진다. 트럼프 행정부 당시에는 이민법원에 있는 케이스를 줄이겠다며 아예 이민판사 한 명이 1년 동안 700건을 판결하도록 할당을 했다. 당연히 이민판사들의 반발이 컸다. 결국 이민판사 4명 중 3명이 정해진 할당량을 처리하지 못했다.

현재 이민법원에 계류돼 있는 케이스는 모두 260만건이나 된다. 최근 2~3년 새 이민법원의 케이스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너무 케이스가 넘치다 보니 극단적인 경우이기는 하지만 재판날짜가 2027년에 잡히는 경우도 있다. 이민판사도 증원을 거듭해 69개 이민법원에서 일하는 이민판사는 700명이다. 처리해야 할 케이스가 살인적인 수준이고 지원도 열악해 일할 맛이 나지 않는다는 이민판사들의 불만이 높다.

이처럼 이민법원이 독립성이 약하기 때문에 이민법원의 결정에 대한 신뢰가 높지 않다. 재판을 받은 이민자들이 적정절차의 보호를 받으리라는 확인도 없다. 제7 연방항소법원 리차드 포스너 판사는 이민법원을 가장 무능한 연방 정부 기구라고 혹평했다. 이민법원이 제가능을 못할 만큼 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이다.

이민법원의 위기는 이민법원이 법무부에서 독립해서, 헌법 1조를 근거로 연방의회의 입법을 통해서 설립되는 진짜 법원이 되어야 해결할 수 있다. 조세법원과 파산법원이 헌법 1조에 근거로 설립된 독립법원으로, 이민법원이 이들 법원과 같이 되려면 의회가 관계 법률를 만들어야 한다. 이민법원이 독립법원이 되면 적체 상태가 심각한 이민 케이스를 보다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또 이민판사들이 권한과 자율성이 높아지고, 공정한 재판이 이뤄질 수 있다. 정치적 외풍의 영향을 받지 않고 재판을 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이민법원이 독립법원이 될 확률을 현재로서는 희박하다. 민주, 공화 양당의 합의가 필수적인데, 현실적으로 이 이슈에 대해서 두 당이 합의를 할 가능성이 없기 때문이다. 이민법원 이슈와 관련해 더욱 심각한 문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다시 행정부를 장악할 가능성이다. 그렇게 되면 이민법원의 사정은 더욱 나빠질 것이 뻔하다. 이민법원의 전향적 개혁은 커녕 이민법원은 행정부에 더욱 예속될 뿐만 아니라 이민판사의 권한도 한층 축소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트럼프는 이민법원의 적체 케이스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면 재판을 받는 피고의 적정절차 보호 원칙을 무시한 조치의 도입도 주저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김성환 변호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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