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민사회 "초유 사건" 충격
괴한, 한인 관광객 부부 소지품 빼앗다 남편 총 쏴
괌 경찰, 범인에 현상금 5만달러 걸어
50대 한국인 관광객이 미국령 괌에서 괴한이 쏜 총에 맞아 사망했다. 현지 한인 사회는 초유의 사건이라며 충격에 휩싸인 분위기다.
5일 괌 현지 언론 쾀(KUAM) 뉴스 등에 따르면 괌 경찰과 괌 정부는 이날 합동 브리핑을 통해 전날 오후 7시40분께 한국인 남성이 괴한의 총에 맞았고,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이날 오전 숨졌다고 발표했다.
괌 경찰청(GPD) 스티븐 이그나시오 서장은 한국에서 여행 온 부부가 괌 투몬 지역 건비치에서 츠바키 타워를 향해 걸어가고 있을 때 스포츠유틸리티차(SUV) 한 대가 두 사람에게 접근했다고 전했다.
그는 "차에서 한 괴한이 내려 총으로 두 사람을 협박하며 소지품을 요구했고 이후 몸싸움이 벌어졌다"며 이 과정에서 남성이 총에 맞았다고 설명했다.
숨진 남성은 은퇴를 기념해 부인과 함께 괌 여행을 나섰다가 변을 당했다고 현지 매체들은 전했다.
부인은 현재 깊은 괴로움에 빠져 있으며 "왜"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 물었다고 루 레온 게레로 괌 주지사는 말했다.
한국인 관광객에 총을 쏜 범인은 아직 잡히지 않은 상태다.
이그나시오 서장은 이번 사건과 연루된 남성 2명을 찾기 위해 모든 자원을 수사에 투입하고 있다며 용의자 체포에 결정적인 제보를 한 사람에게는 5만 달러(약 6천600만원)가 지급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괌은 안전한 관광지로 알려져 많은 사람이 찾아온다"며 "우리는 지역사회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루 레온 게레로 괌 주지사는 병원에서 피해자 아내를 만나 위로했다며 피해자 아내가 남편 유해를 한국으로 빨리 운구하고 싶어 해 경찰이 최대한 빨리 부검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어 "우리 공동체는 이런 범죄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외교부도 한국 국민 1명이 총기 피격으로 사망했다며 현지 공관(주하갓냐 대한민국 출장소)이 사고 직후 병원에 영사를 급파해 영사 조력을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한국에 있는 피해자 유족들이 괌 현지를 방문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교민 사회는 이 사건을 충격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분위기다. 괌에서 우리 국민을 대상으로 한 총격 피습 사망 사건은 본격적인 해외 관광이 시작된 1980년대 이후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임홍순 괌 한인회장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괌에 38년간 살았지만, 한국인은 물론 관광객이 총에 맞아 숨졌다는 이야기는 처음 들었다"며 "교민들도 매우 놀랐으며 한인회 차원에서 대응할 수 있는 것이 있는지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이그나시오 서장은 괌에서 벌어진 관광객 대상 살인 사건은 2013년 일본인 관광객 3명이 흉기에 찔리는 등 사망한 사건 이후 처음이고, 관광객이 총에 맞은 사건은 이전까지 없었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