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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 소유주 노리는 ‘좀비 모기지’

미국뉴스 | 부동산 | 2023-11-30 09:47:21

좀비 모기지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누가 스킨 케어

투자사들 채권 매입한 후 세컨드 모기지 상환 요구

 

북가주 살리나스에 거주하는 사울 델라 크루즈는 요즘 모기지 채무 때문에 곤경에 빠졌다. 그는 글로벌 경제위기 직전인 2007년에 주택을 구입했는데, 주택구입에는 프라이머리 모기지 이외에도 세컨드 모기지 1만4,600달러도 받은 상태였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터진 후 그는 모기지 회사와 대출 금액 및 상태를 조정했는데, 그는 자연히 세컨드 모기지도 조정 대상에 포함되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15년이 훨씬 지난 지금, 크루즈는 세컨드 모기지를 상환하지 않으면 주택 차압(foreclosure)을 하겠다는 통지를 받았다. 1만5,000달러 남짓한 세컨드 모기지는 없어지기는 커녕, 15년새 몇배로 불었던 것이다. 크루즈는 주택 차압을 막기 위해 친지들에게 돈을 빌려 일부를 갚았지만, 갑자기 모기지 2개를 동시에 내려니 힘겨운 상태라고 캘리포니아 지역 법률서비스(CRLA)와 언론들이 전했다.

이는 최근 발생하고 있는 ‘좀비 모기지’(zombie mortgages)의 전형적인 사례다. 법률 전문가들에 따르면 사정은 이렇다. 2007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당시 주택 가격이 폭락하자, 대출 은행은 후순위 채권인 주택자산신용한도(HELOC) 등 세컨드 모기지를 ‘상각’ 손실처리했다. 따라서 대다수 주택 소유주들도 고지서를 몇 년 동안 받지 않았으므로 프라이머리와 함께 세컨드 모기지가 해결됐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렇지 않았던 것이다.

HELOC 등은 후순위 채권이므로, 차압 시 선순위 채권(프라이머리)에 대한 변제가 모두 이뤄지고, 잔액이 남는 경우에 한해 받을 수 있다. 그런데 10여년이 지난 후 가주 등 전국 주택 가격이 유례없이 오르면서, 후순위 채권도 돈을 받아낼 가능성이 커졌다고 생각한 일부 투자 회사들이 HELOC 등을 매입한 후 주택 소유주들에게 느닷없이 상환 요구를 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15년이 지난 후 난데없는 상환 요구는 불법의 소지가 크다는 지적이다. 소멸 시효가 지났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연방 금융소비자보호국(CFPB)은 지난 4월 채권자들에게 “소멸 시효가 지난 채권에 대해 차압 등 법적 조처를 하겠다고 위협하지 말라”고 경고하고, 각 주정부 법무장관에게 이 같은 지침을 전달했다. 그러나 단체들은 많은 주택 소유주들이 이들 투자회사에 돈을 지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법률보조단체 ‘주택경제권리옹호’(HERA)의 조 하마릴로 변호사는 “부동산 안정법(Real Estate Settlement Procedures Act)에 따르면 모기지 회사는 바이어에게 대출 현황을 정기적으로 고지해야 한다”며 “하지만 일부 회사는 바이어에게 오랜 기간 대출 정보를 제공하지 않아서 정확한 대출금액을 숨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하마릴로 변호사는 갑자기 세컨드 모기지 페이먼트 요구를 받았을 때 절대 돈을 먼저 지불하지 말고 변호사 또는 지역 봉사단체의 법적 자문을 받을 것을 권고했다.

HERA는 가주 주택 소유주들이 겪는 다른 법적 문제들도 많다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주택 소유주가 유서를 작성하지 않고 사망한 경우(intestacy), 남은 주택이 누구의 소유냐로 법적 문제가 된다. 유서가 없는 경우 지역 유산법원(probate court)에서 각 주법으로 정한 비율로 유산을 분배하게 되는데, 시간과 비용이 들게 된다. 게다가 이 기간 동안 죽은 사람을 대신해 누가 모기지와 세금, 보험을 지불할지에 대해 법적으로 불명확한 상태가 되어 가족이 곤경에 빠지는 경우가 많다. 하마릴로 변호사는 특히 소수계 주택 소유주들이 이런 일을 자주 겪고 있다며, 지금이라도 유서 및 사후재산 대비를 해두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조환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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