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올해 수출액 34%↑, 유럽·중국·일본도 상승
친환경차에 보조금을 지급하는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등 영향으로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유럽 지역의 자동차 수출이 늘고 있다고 19일 월스트릿저널(WSJ)이 보도했다.
이 같은 수출 증가는 글로벌 경기 둔화로 다른 산업 분야의 수출이 고전하고 있는 가운데 나타난 것이어서 더욱 주목된다.
보도에 따르면 독일의 승용차 수출 규모는 올해 1∼10월 총 260만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2% 증가했다. 또한 옥스퍼드 이코노믹스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중국의 자동차 수출액은 2021년 월평균 수출과 비교해 71% 늘었다. 같은 기간 한국은 36%, 일본은 18%, 태국은 13% 증가율을 나타냈다.
반면 자동차를 제외하고 보면 이들 아시아 4개국의 수출은 같은 기간 5.4% 감소했다.
한국의 자동차 수출 호조는 산업통상자원부 발표에서도 확인된다.
한국 산자부의 ‘2023년 10월 자동차 산업 동향’에 따르면 올해 10월 기준 자동차 누적 수출액은 579억6,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33.9% 증가했다. 물량 기준으로 보면 1∼10월 총 2천275만대로, 전년 동기 대비 22% 증가했다.
유럽, 아시아 지역 자동차 주요 제조국의 자동차 수출 증가는 자동차 최대 수입국인 미국의 친환경차 보조금 정책의 영향을 받았다고 WSJ은 분석했다.
앞서 미국은 지난해 8월 북미에서 최종 조립된 전기차를 대상으로 세제 혜택을 최대 7,500달러를 부여하는 내용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시행했다. 렌트 및 리스 등 상업용 친환경차의 경우 IRA 적용 조건이 완화 적용돼 한국이나 일본에서 생산한 전기차도 세제감면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된 게 수출 증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미국의 자동차 딜러 등 판매상들이 재고 보유량을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채워놓기 위해 차량 주문을 늘린 것도 올해 유럽, 아시아 지역 자동차 수출 증가를 설명하는 다른 요인이다. 실제 현대차그룹은 전기차의 선전으로 지난달 미국 시장에서 10월 기준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팬데믹과 차량용 반도체 부족으로 자동차 업계는 지난해까지 극심한 공급 부족을 겪어야 했다.
플로리다주 포트로더데일의 한 현대차 판매회사는 작년까지만 해도 공급 부족으로 재고 보유량이 30∼40대 수준으로 떨어지기까지 했으나 현재는 팬데믹 이전 수준인 400대 수준을 채웠다고 WSJ에 전했다.
올해 들어 재고량 보충을 위한 수요 반등 효과가 있었지만, 그 효과는 일시적일 수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