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지법 위헌판결 불복 결국 대법원까지 갈 전망
연방 법무부와 시민 단체들이 불법체류 청년 추방유예(DACA) 프로그램에 대한 위헌 판결에 항소한다.
최근 법무부와 시민 단체들은 항소의향서를 재판부에 제출했다. 지난 9월 연방법원 텍사스 지법이 내린 DACA 프로그램에 대한 위헌 판결에 대해 항소 절차를 밟기 시작한 것이다.
1심을 맡았던 연방법원 텍사스지법의 앤드류 해넌 판사는 지난 2012년 버락 오바마 당시 대통령의 행정명령으로 시행된 DACA 프로그램에 대해 “헌법이 정한 행정부의 권한을 넘어선 조치”라며 위헌 판결을 내렸다.
다만 해넌 판사는 DACA 프로그램 즉시 중단 명령은 내리지 않아 기존 수혜자의 갱신 신청만 가능하고 신규 신청 승인은 허용되지 않는다.
1심 판결 후 두 달여 만에 조 바이든 행정부가 항소 절차에 돌입한 것. 바이든 행정부는 항소의향서에서 연방 제5순회항소법원에 1심 판결을 뒤집어 달라고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제5순회항소법원에서의 항소 절차는 수 개월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항소심에서 어떠한 결과가 나오든 결국 이 소송은 연방 대법원에서 최종 판가름날 것으로 여겨진다. 대법원의 경우 대법관 9명 가운데 6명이 보수 성향으로 분류되고 있어 DACA의 앞날은 상당히 불투명하다.
이 때문에 이민자 권익 단체들은 DACA에 대해 임시적 성격의 행정명령이 아닌 영구적 시행을 위한 입법 조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연방 의회에서 입법 절차를 밟지 않은 행정명령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언제든 중단 또는 폐지될 수 있는 일시적인 구제책이라는 것. 결국 ‘드리머‘로 불리는 불체 청년들의 추방을 막고 영주권과 시민권을 부여하는 길을 부여하는 법이 만들어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연방의회에서 DACA 수혜자 보호 법안은 여러 차례 추진됐음에도 결국 입법에는 실패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이민정책 등을 놓고 정치권의 끊임없는 논란이 최대 걸림돌이 되고 있다.
연방이민서비스국(USCIS)에 따르면 3월 말 기준으로 DACA 수혜자는 57만8.680명이다.
한편 DACA 수혜자 4명 중 1명은 건강보험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영리 단체 국립이민법센터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DACA 수혜자의 약 27%가 건강보험 미가입 상태인 것으로 조사됐다. DACA 수혜자 약 58만명 가운데 15만7,000여명이 무보험자라는 의미다. DACA 수혜자 가운데 건강보험 가입자라고 답한 사람들 중 80%는 직장에서 제공받는 것으로 파악됐다.
또한 이번 조사에서 DACA 수혜자들은 의료 서비스 이용을 불안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에 응한 DACA 수혜자의 57%는 이민 신분으로 인해 치료를 받을 자격이 없다고 생각하고 있고, 21%는 자신의 의료 서비스 이용이 가족 구성원의 이민 신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더욱이 DACA 프로그램에 대한 불안한 미래 때문에 수혜자들이 겪는 불안, 우울 등 정신건강 문제가 크지만 적절한 도움을 받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한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