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 500 140%보다도 높아
‘개미는 돈 벌기 어렵다’는 말은 미국 주식시장에서도 통용되던 말이다. 월가에서는 개미투자자가 비쌀 때 사고, 쌀 때 팔기를 반복하는 정교하지 못한 투자자라고 놀린다. 지금도 그럴까?
월스트릿저널(WSJ)은 개미투자자에 대해 ‘멍청하다’고 조롱하는 것은 옛일이 됐다면서 지난 10년간 개미의 투자수익률은 S&P 500 지수를 능가했다고 23일 보도했다.
WSJ은 지난 2014년 초부터 개인투자자들의 투자수익률을 조사해온 반다 리서치의 자료를 인용, 최근 10년 가까운 기간 개인투자자들의 평균 주식 포트폴리오 투자수익률은 150%로, S&P 500 지수 상승률 140%를 웃돈다고 전했다.
일반적으로 소액 투자자들은 대형 기술기업 투자를 선호했다. 투자의 40%를 애플, 테슬라, 엔비디아 등의 주식에 한다. 지난해 대형 기술주가 급락하긴 했지만 대체로 지난 10년간 시장을 지배해 왔다.
애플 주가는 2014년 이후 800% 가까이 급등했고, 테슬라는 약 2,000% 치솟았다. 엔비디아는 10,000% 이상 폭등했다.
온라인 중개업체 로빈후드 마켓은 약 2,300만명의 사용자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100개 종목을 추종하는 지수를 만들었다. 이 지수 주요 투자 종목에는 포드자동차, 월트 디즈니, 게임스톱, AMC 엔터테인먼트 홀딩스 등과 일부 대형 기술주가 포함돼 있다.
워런 버핏도 비슷한 전략을 구사한다. 그는 기술주 투자를 기피해왔는데, 애플에 대한 투자도 배제하다가 한 대리인이 포트폴리오에 담은 이후 애플을 연구해 애플을 소비자 회사로 볼 수 있다고 판단했다. 현재 버핏은 애플에 가장 많이 투자하고 있다.
개미들이 전문가에 비해 가진 장점은 고객에게 성과 보고를 할 필요가 없다는 점이다. 시장이 침체해도 편안하게 극복할 수 있다.
기관투자자들도 주요 지수 이상의 성과를 내기가 쉽지 않다. S&P 다우존스 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10년 동안 미국 대형주 펀드 중 약 86%가 S&P 500 지수상승률을 밑돌았다.
미국 상장 주식과 상장지수펀드에 대한 개인의 순매수는 여전히 팬데믹 이전 수준을 훨씬 웃돌고 있다. 이제 월가는 주식 시장 움직임의 핵심 요소로 소액 투자자를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