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만2천회 기록 경신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를 강타한 역대급 폭염에 지구가 열병을 앓는 듯 끓고 있다. 서남부 전역에서는 지난 주 내내 폭염 경보가 내려진 가운데 올해 미국에서 벌써 1만2,000회나 최고 기온 기록이 경신됐다는 소식도 나왔다.
기상 당국에 따르면 지난주 캘리포니아부터 플로리다까지 미국 내 약 1억2,300만 명이 폭염 경보의 경향을 받았다. 미국 국민의 3분의 1이 넘는 수준이다. 국립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일요일 미국 전역에서 3자릿수 기온을 경험한 인구는 약 3,500만 명이며, 그 중 700만 명 이상은 110도 이상의 고온을 겪어야 했다.
서남부가 여름에 더운 것은 지극히 정상이나 올해 폭염은 그 지속기간이 예년과 비교해 정상이라고 보긴 힘든 상황이다. 지난 22일 팜데일과 랭커스터는 109도의 기온을 기록해 각각 1953년과 2006년의 최고 기온 기록을 뛰어넘었다. 데스밸리는 무려 84일 연속 110도 이상을 기록했고 피닉스는 미 주요 대도시 가운데 처음으로 110도 이상의 기온을 23일 연속으로 기록했다. 지난 19일은 하루 중 최저기온이 97도라는 신기록을 달성하기도 했다.
폭염으로 인한 인명피해도 이어지고 있다. 폭염은 현재 미국에서 허리케인과 토네이도의 사망자수를 합친 것보다 두 배 이상 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앗아가고 있다. 애리조나주 마리코파카운티 공공보건국은 올해 폭염 관련 사망자 18명이 확인됐고, 69명을 추가로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피닉스의 한 의료 센터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폭염 관련 환자로 코비드19 사태 때보다 더 바쁘게 병원이 돌아가고 있다고 전했다.
미 전역 국립공원들에서도 6월1일 이후 약 한달 반 동안 6명이 사망했고 이는 일반적인 평균 연간 사망자 수를 초과하는 숫자다.
한편 기상청 LA사무소는 23일 트위터를 통해 이번주 남가주 지역은 지난주에 비해 기온이 낮아지고 습도가 상승할 것이지만 밸리와 인랜드 지역은 여전히 100도 이상의 불볕더위기 이어질 것이라고 예보했다.
<황의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