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기차 시장 확대에도 불구하고 한국 자동차 브랜드들의 점유율은 추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미국 시장에서 전기차는 총 65만5,699대가 판매됐다. 이는 순수 전기차(EV)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수소전기차(FCEV)를 합친 숫자로 전년 동기 대비 54.8%가 증가했다.
조 바이든 행정부가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효과에 전기차 보조금이 지급되면서 시장 확대를 이끈 것으로 분석된다.
브랜드별로 살펴보면 한국 자동차 브랜드인 현대자동차·기아의 부진이 눈에 띈다. 두 회사와 제네시스를 합친 현대차 그룹의 전기차 판매량은 상반기 4만6,826대를 기록했는데 시장 점유율이 7.2%로 지난해 10.5%에서 3.3% 포인트 감소했다. 전년 동기 대비 판매량은 5.9% 증가했지만 전체 시장 속도를 쫓아가지 못해 점유율이 하락했다.
한국 브랜드들의 부진은 IRA 보조금 수혜 불가 여파로 분석된다. 정부 보조금을 받지 못해 가격 메리트가 떨어지기 때문에 다른 브랜드의 전기차를 눈을 돌리는 고객들이 많아진 것이다.
대다수 전기차 가격이 일반 개솔린 차량보다 높기 때문에 정부 보조금은 구매자에게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이다.
자동차 회사별로 살펴보면 한국 브랜드를 외면한 고객들이 주로 미국 브랜드로 넘어간 것으로 보인다. 테슬라를 필두로 스텔란티스, 제네럴모터스(GM) 등 미국 자동차 업체들의 전기차 판매량이 전년 동기와 비교해 무려 60.7%나 성장했다. 같은 기간 시장 점유율도 68.5%에서 71.2%로 증가했다.
모델별로 살펴보면 테슬라 모델Y가 상반기 18만9,827대 팔리면서 가장 큰 인기를 차지했다. 한국 전기차 중에서는 아이오닉5가 1만3,692대 팔려 7위를 차지했다.
<이경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