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첫광고
엘리트 학원
이규 레스토랑

[뉴스칼럼] ‘프로보커터’

지역뉴스 | | 2023-07-06 13:16:55

뉴스칼럼,이런 이야기 저런 이야기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누가 스킨 케어

지난달 미국 여자프로농구(WNBA) 피닉스 머큐리의 스타 선수인 브리트니 그라이너가 원정 이동 도중 달라스 공항에서 공격을 받는 일이 발생했다. 

그라이너는 지난해 3월 러시아에서 공항 보안 검색 도중 대마초 농축액이 적발돼 러시아 당국에 억류됐고 징역까지 살았다. 

미국 정부의 노력 끝에 같은 해 12월 석방됐고 이후 원 소속팀 피닉스에서 시즌을 치르고 있다. 당시 피닉스는 인디애나 피버와 원정경기를 위해 이동 중이었다.

그라이너를 공격한 사람은 알렉스 스테인이라는 이름의 우익 유투버였다. 

그는 공항 복도에서 그라이너를 향해 고함치며 “여전히 미국을 보이콧하기를 원하는가” “그녀는 미국을 싫어한다” 등을 외쳐댔다. 그리고 그는 이 같은 충돌 장면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그대로 공개했다.

이 사건을 보도한 미국 언론들은 스테인을 ‘프로보커터’(provocateur)라 지칭했다. ‘프로보커터’는 도발(provoke)을 하는 사람이란 뜻으로, 인터넷 등에서 글이나 영상을 통해 특정인이나 집단을 도발해 조회 수를 끌어 올리고 그렇게 얻는 관심을 밑천 삼아 금전적 이득을 얻거나 사회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사람을 일컫는다. 스테인의 도발 행위 역시 다분히 이런 것들을 노린 것이었다.

‘프로보커터’들은 어느 날 하늘에서 갑자기 뚝 떨어진 존재들이 아니다. 인터넷과 소셜미디어의 시대가 낳은 산물이다. 

관심과 주목을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는 점에서 좋은 의미보다는 나쁜 종류의 ‘관심종자’들이라 할 수 있다.

‘프로보커터’들의 등장 이면에 자리 잡고 있는 것은 이른바 ‘주목 경제’(attention economy)이다. 정보과잉 시대에는 모두가 주목하는 정보만이 경쟁력과 가치를 지닌다는 개념이다. 

자극적인 도발을 통해 사람들의 시선을 끌어 모으고 이것을 바탕으로 생계를 유지하고 영향력을 만들어내는 ‘프로보커터’들은 ‘주목 경제’의 이런 개념을 누구보다도 확실히 이해하고 있는 부류라 할 수 있다.

주목과 관심이 점차 최고의 가치가 되면서 무플보다는 특정 세력이 열광하는 악플을 추구하게 되고 그러면서 콘텐츠는 한층 더 자극적으로 만들어지고 소비가 된다. 포털에 뜨는 뉴스들 가운데 상당수가 이런 범주에 들어간다.

‘프로보터커’는 보통 세 가지 유형으로 분류된다. 

‘싸움꾼’과 ‘음모론자’ 그리고 ‘삼위일체’(싸움꾼+음모론자+관종)형이 그것이다. 

한국사회의 ‘프로보커터’를 연구해오고 있는 김내훈 씨는 싸움꾼형의 대표적 프로보커터로 진중권을, 음모론형 프로보커터로는 김어준을 꼽는다. 

진중권에 대해서는 “주목이 걷히고 여유를 잃은 그에게는 억지와 악만 남았다”고 비판하고, 김어준에 대해서는 “우리 편만 결집하고 상대 진영과 중도를 배제하는 ‘정치 종족주의’에 빠져 있다”고 꼬집는다.

프로보커터들이 발붙일 공간을 만들어 주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해 온 것은 바로 언론들이다. 언론들은 이들의 도발을 아무런 여과 없이 중계방송 하듯 대중에 전달함으로써 ‘프로보커터’들이 영향력을 키우는 데 일등 플랫폼이 돼 주었다.

그리고 그 이면에는 이들의 발언에 자극적인 제목을 달아 클릭 수 장사를 하려는 언론들의 속셈이 있다. ‘프로보커터’들을 추종하는 사람들은 물론, 이들에 비판적인 사람들조차 어떤 ‘헛소리’를 했는지 궁금하다는 이유로 클릭의 유혹에 빠지곤 한다. 그러면서 프로보커터들의 입지는 더 강화된다.

프로보커터들의 영향력이 큰 사회는 결코 바람직하다고 할 수 없다. 이것은 그들의 정치적·경제적 속셈에 넘어가는 것이며, 그들의 목소리가 커질수록 사회적 담론은 혼란스러워질 것이기 때문이다.

 이들의 언어를 무분별하게 퍼다 나르는 언론의 각성과 콘텐츠 소비자들의 분별력이 필요한 이유이다.      

댓글 0

의견쓰기::상업광고,인신공격,비방,욕설,음담패설등의 코멘트는 예고없이 삭제될수 있습니다. (0/100자를 넘길 수 없습니다.)

달러 가치 2년여 만에 최고… “5% 추가 상승 가능”
달러 가치 2년여 만에 최고… “5% 추가 상승 가능”

트럼프 관세·인플레 우려원 화 1,460원대 고공행진 미국 국채 금리가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시장 ‘발작’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달러화 가치도 2년여 만에 최고 수준으로 올라갔다

재외국민 119응급의료상담 급증

2023년 대비 18.5%↑…하루 13.4명 이용해상 52.8%, 육상 47.1% 순…20·30세대가 과반 지난해 미국 등 해외에 체류한 재외 국민이 119응급의료상담서비스를 이

불법 성매매 한인 여성들 체포

스파업소 마사지 위장경찰 함정수사에 덜미 펜실베니아주 사우스 애빙턴 지역에서 한인 여성 2명이 불법 성매매 혐의로 체포됐다. 뉴욕에서 원정온 이들은 손님을 가장한 경찰의 함정 수사

‘화재 손실… 보험업계 300억·경제손실 2,750억달러’
‘화재 손실… 보험업계 300억·경제손실 2,750억달러’

■ 웰스파고 피해현황 분석미보험 주택도 상당 추정강풍 계속돼 피해 확산고용감소 등 경제손실↑ 대형 산불로 보험 업계는 물론 지역 경제도 천문학적인 경제손실이 예상된다. 소방대원들이

연방의회서 “미주 한인의 날 축하”

한미 양국 정상 축사 보내앤디 김 연방상원의원 참석 한인 이민자들이 미국에 도착한 122주년을 기념하고 한인들의 미국 사회에의 기여를 알리는 ‘미주 한인의 날’ 행사가 지난 13일

2023년 파워볼 1등 당첨자 말리부 385만불 저택 전소

파워볼 복권 추첨에서 20억 달러의 1등 잭팟에 당첨돼 돈벼락을 맞았던 남성도 이번 LA 대형산불의 화마를 피하지는 못했다. LA타임스는 지난 2023년 20억 달러가 걸렸던 파워

연준,“한동안 금리 동결 가능성 시사” 주목
연준,“한동안 금리 동결 가능성 시사” 주목

올해 기준금리 전망“인플레 여전히 위협” 제롬 파월 연준 의장. [로이터]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RB·연준) 인사들이 한동안 금리 동결을 시사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반이민에 농업 무너진다”…트럼프2기 뜻대로 될까
“반이민에 농업 무너진다”…트럼프2기 뜻대로 될까

강경 핵심 정책 벌써 잡음불법이민 추방 공약 현실화땐  도널드 트럼프(사진·로이터)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강경한 반(反)이민정책과 연방정부 대수술을 예고했지만 고용시장 및 공무원

취임 코앞… ‘도루묵’ 된 트럼프 랠리

뉴욕증시 상승분 반납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해 11월 대선에서 승리한 이후 주식시장이 크게 상승했지만 최근 금리 인하 기대감이 낮아지면서 주가 상승분도 거의 다 날아가

국방 인사청문회 격론… “관료주의 흔들 것” vs “자격 미달”
국방 인사청문회 격론… “관료주의 흔들 것” vs “자격 미달”

피트 헤그세스 장관후보자연방상원 군사위서 ‘찬반’  14일 연방 상원 국방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 후보자가 답변하고 있다. [로이터] 연방의회 상원 군사위원회가

이상무가 간다 yotube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