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이규 레스토랑
김성희 부동산
첫광고

[민경훈의 논단] 오랫동안 메아리 칠 대법원 판결

지역뉴스 | | 2023-07-05 15:05:10

민경훈의 논단, LA미주본사 논설위원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미국 크래딧 교정

민경훈(LA미주본사 논설위원)

지난 주 연방 대법원은 교육에 관한 역사적인 판결을 두 개 내렸다. 첫 번째는 ‘공정한 입학을 위한 학생들’(SFA)이란 단체가 하버드와 노스 캐롤라이나 대학의 입학 사정시 인종 고려를 금지해달라고 낸 소송에 대해 원고 승소 판시했다.

9명의 대법관 중 6명의 지지를 얻은 다수 의견을 쓴 존 로버츠 대법원장은 “하버드와 노스캐롤라이나 대학의 입학 기준은 (수정 헌법 14조의) ‘평등 보호 조항’의 약속과 양립될 수 없다”며 따라서 이는 위헌이고 무효라고 밝혔다. 로버츠 대법원장은 과거 “인종 차별을 끝내기 위해서는 인종 차별을 끝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연방 대법원은 2003년 인종을 입학 기준의 하나로 삼는 것을 허용하면서 25년 후에는 그럴 필요가 없을 것이라고 했는데 20년이 지난 후에도 이들 두 대학이 이를 종식시키기 위한 아무런 조치도 하지 않자 언제까지나 이대로 방치할 수는 없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1960년대 과거 흑인 등이 받아온 인종 차별에 대한 배상과 인종 다양성을 확보하기 위한 ‘소수계 우대 조치’(affirmative action)의 하나로 시작된 대입 사정시 인종 고려는 선의에 기반을 둔 것임은 분명하다. 이로 인해 많은 흑인과 라티노들은 대학에 처음 발을 디디고 사회경제적 지위를 향상시킬 수 있었다.

그러나 세월이 가면서 그 부작용도 뚜렷해지기 시작했다. 그 중 하나는 이들이 우대를 받는 바람에 백인과 아시안은 이들과 같은 성적을 가지고는 원하는 대학에 들어갈 수 없게 됐다는 점이다. 과거 백인들이 한 잘못으로 그 후손인 백인 학생들이 불이익을 받는 것도 문제지만 아시안은 19세기 중반 중국 이민자들이 유입되기 시작한 이래 100년 동안 모진 차별과 박해를 받아왔다. 그런 피해를 입은 아시안계의 후손을 아시안이란 이유로 원하는 대학에 들어가는 것을 어렵게 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미국에서 가장 아시안이 많은 가주에서 대입 사정시 인종을 고려할 수 없게 한 주민발의안 209가 1996년 통과된 것은 그런 의미에서 너무나 당연하다. 리버럴 진영에서는 이를 뒤집기 위해 2020년 대입 사정 기준으로 인종 고려를 허용하는 주민발의안 16을 상정했으나 56.1% 대 43.9%로 부결됐다. 이는 1996년의 54.5% 대 45.5%보다 표차가 더 벌어진 것으로 리버럴한 가주 주민조차 이를 원하지 않고 있음을 보여준다. 퓨 리서치를 비롯한 각종 여론 조사에 따르면  전국적으로도  흑인과 라티노 등을 포함 모든 인종에 걸쳐 과반수가 인종 고려 없는 대입 사정을 지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판결은 대학이 단순한 인종 고려는 안 되지만 지원자가 에세이를 통해 개인적으로 인종 차별을 극복한 경우 그 용기와 결의를 고려할 수 있다고 함으로써 소수계에게 개별적인 혜택을 줄 수 있는 길은 열어놨다.

연방 대법원은 교육에 관한 두 번째 판결에서 6대 3으로 바이든이 내린 학자금 융자 탕감 조치가 대통령의 권한을 초과한 것이라며 무효로 판시했다. 바이든은 전쟁이나 비상 사태의 경우 교육부 장관이 학자금 융자액을 조정이나 면제할 수 있도록 한 ‘영웅법’을 근거로 4,300억 달러에 달하는 학자금 융자를 탕감할 것을 지시했다.

이에 대해 존 로버츠 대법원장은 이 정도 액수의 융자 상환을 면제하면서 이를 “조정”이라고 부르는 것은 프랑스 대혁명이 프랑스 귀족들의 지위를 “조정”했다고 부르는 것과 같다며 프랑스 혁명은 이들을 “폐지”하고 “완전히 새로운 정권으로 교체했다”고 밝혔다.

이 판결에 소수 의견을 낸 세 명의 리버럴 대법관은 대통령에게 그럴 권한이 있다고 주장했으나 2021년 당시 연방 하원의장이던 낸시 펠로시마저 이런 정도의 액수를 탕감할 권한은 대통령이 아니라 의회에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학자금 탕감안도 부채로 고통받는 학생들의 부담을 덜어주려는 선의에서 나온 것으로 이해할 수 있지만 여러 문제점을 안고 있다. 바이든 안은 연소득 12만5,000달러 미만까지의 융자자들에게 혜택을 주고 있는데 학자금 융자를 통해 대학을 나오고 그 덕에 미국인 평균 소득의 2배에 달하는 소득을 올리는 사람들에게까지 학자금을 면제하는 것이 과연 공정하냐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이렇게 될 경우 이로 인해 늘어난 부채는 돈이 없어 대학을 가지 못한 사람들과 성실히 빚을 갚은 사람들이 갚아나가야 한다. 그래도 그 길을 가야겠다면 연방 헌법에 의해 ‘지갑의 힘’을 부여받은 의회의 동의를 얻는 것이 정도다.

앞으로 오랫 동안 미국 교육계에 큰 영향을 미칠 연방 대법원의 두 결정은 올바른 방향으로의 첫 걸음이라 본다.              

[민경훈의 논단] 오랫동안 메아리 칠 대법원 판결
민경훈

댓글 0

의견쓰기::상업광고,인신공격,비방,욕설,음담패설등의 코멘트는 예고없이 삭제될수 있습니다. (0/100자를 넘길 수 없습니다.)

한국 기업 미 법인들 “노동법 위반” 줄소송
한국 기업 미 법인들 “노동법 위반” 줄소송

현대 모비스·한일 에코 등“오버타임 미지급·보복해고” 수천명 대리 집단소송까지 현대차 공장 2천만달러 피소도 한국 기업 미국 법인들이 각종 노동법 위반 혐의로 잇따라 소송을 당하고

“싼 주유소 찾아 3만리… 카풀·대중교통도 급증”
“싼 주유소 찾아 3만리… 카풀·대중교통도 급증”

■고유가 시대 절약 백태카플 플랫폼 폭발적 인기장거리 운전해‘원정 주유’가급적 불필요한 운전 줄여 개솔린 가격이 급등하면서 운전자들은 한푼이라도 저렴한 주유소로 몰리고 있다. 코스

국무부, 트럼프 얼굴 새긴 '한정판 여권' 발급
국무부, 트럼프 얼굴 새긴 '한정판 여권' 발급

여권 표지 안쪽에 새겨…미 건국 250주년 기념해 7월부터 워싱턴DC서 발급트럼프 얼굴이 커버 안쪽에 새겨지는 미국 '한정판 여권'[미 국무부 배포. 재판매 및 DB 금지] 미국에

“트럼프 지지율 34%… 2기 최저 수준”

로이터통신 여론조사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두 번째 집권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란전과 유가 상승으로 인한 물가 부담이 지지율 하락

뱅크오브호프 ‘깜짝 실적’… 1분기 순익 40% 급등
뱅크오브호프 ‘깜짝 실적’… 1분기 순익 40% 급등

2,954만달러·주당 23센트자 산·예금·대출 높은 성장‘순이자마진’수익성 개선일 본은행 인수효과도 기대 케빈 김 행장 미주 최대 한인은행인 뱅크오브호프(행장 케빈 김)가 올해 1

연방 최저임금 25달러 인상 추진

하원서 단계적 인상안 발의17년간 7.25달러서 멈춘 임금 현실반영 대기업 2031년·중소기업 2038년까지 17년간 머물러 있는 연방 최저임금을 시간당 25달러까지 인상하는 법안

와이어바알리, 실시간 송금 결제 강화
와이어바알리, 실시간 송금 결제 강화

‘튠즈’와 파트너십 체결   와이어바알리 유중원(왼쪽) 대표이사와 튠즈의 피터 드 칼루웨 최고경영책임자(CEO)가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와이어바알리 제공]  한인 해외 송

디즈니랜드, 입장객 ‘안면 인식’ 전면 확대
디즈니랜드, 입장객 ‘안면 인식’ 전면 확대

게이트에서 티켓과 대조“편의성·티켓 부정 방지”사생활 침해 우려 확산“자료 유출 위험” 경고도   애나하임에 있는 디즈니랜드 리조트. [로이터]  디즈니랜드가 입장 게이트에서 전체

이란전쟁 여파… 소비자 심리 부진

4월 49.8, 50년래 최저소비자 물가 우려 고조 이란 전쟁 여파로 물가 상승 우려가 커지면서 4월 소비자들의 경제 심리가 약 50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28일 언론들

세계은행“올해 에너지 가격 24% 급등”

원자재 가격도 16% 상승인플레 가중·성장 저해 세계은행(WB)은 28일 이란 전쟁으로 인해 올해 에너지 가격이 24% 폭등할 것으로 예상했다. WB는 이날 최신 원자재 시장 전망

이상무가 간다 yotube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