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엘리트 학원
첫광고
경동나비

체감온도 123도…‘가마솥 열돔’에 갇힌 미 남부

미국뉴스 | 사회 | 2023-06-29 09:37:27

가마솥 열돔,체감온도 123도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누가 스킨 케어

텍사스 ‘살인 폭염’… 데스밸리보다 더 더워

 

 텍사스주 샌안토니에서 지난 27일 낮 기온이 100도를 넘긴 가운데 한 건설공사 인부가 수돗물로 세수를 하며 열기를 식히고 있다. [로이터]
 텍사스주 샌안토니에서 지난 27일 낮 기온이 100도를 넘긴 가운데 한 건설공사 인부가 수돗물로 세수를 하며 열기를 식히고 있다. [로이터]

지난 23일 텍사스주의 빅벤드 국립공원. 섭씨 48도에 달하는 폭염 속에서 하이킹을 하고 있던 소년(14)이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아버지(31)는 소년의 형에게 “잠시 돌보고 있으라”고 말한 뒤, 도움을 청하러 홀로 차량을 몰고 달리다 절벽 아래로 추락해 숨졌다. 소년도 결국 세상을 떠났다. 이틀 전인 21일에도 기온이 39.4도까지 치솟은 한낮에 텍사스주 팔로 듀로 캐년 주립공원을 오르던 17세 소년이 사망했다. 초여름 이상고온이 잇따라 비극을 야기한 셈이다.

 

■펄펄 끓는 미국

최근 3주째 텍사스주를 펄펄 끓게 만든 건 바로 ‘열돔(고기압이 정체하면서 뜨거운 공기를 가두는 현상)’이다. ‘거대한 찜통’이 형성된 결과, ‘살인 더위’가 덮쳤다는 얘기다. 실제로 여름 문턱인데도 텍사스주 곳곳에선 역대 최고기온 기록이 연일 경신되고 있다.

텍사스 남부 델리오와 라레도는 115도를 찍었다. 이는 데스밸리보다도 더 높은 기온이다. 샌안젤로의 수은주도 지난 20, 21일 이틀 연속 역대 최고인 113도까지 치솟았다. 심지어 동남부 연안 코퍼스크리스트의 체감온도는 무려 123도로, 비공식 최고 기록마저 갈아치웠다.

국립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26일 기준 미국 전체 인구의 14%인 약 4,500만 명이 폭염에 신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무더위는 이번 주 텍사스 북·동쪽인 애리조나·앨라배마·오클라호마·아칸소주로까지 세력을 확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소한 다음 달 4일까지 불볕더위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도 놀라는 기록적 열돔

폭염은 해가 갈수록 더욱 맹위를 떨치고 있다. 더 더워지고, 더 오래 지속되며, 더 빈번해지고 있다. 2018년 미국의 ‘국가기후평가’ 보고서는 “1960년대 연평균 2회 발생했던 폭염이 2010년대 들어 연평균 6회로 급증했다”고 밝혔다. 폭염은 그 자체로 생명을 위협할 뿐 아니라, 가뭄 및 산불이라는 ‘또 다른 재앙’도 부른다.

이 같은 현상은 역시 기후변화 때문이다. 제프 베라델리 WFLA TV 수석 기상학자는 USA투데이 인터뷰에서 “전문가들조차 놀랄 정도로 극심한 기록적 열돔이 발생하고 있다”며 “열돔은 기후변화 없이는 기본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온실가스 더 늘었다

문제는 기후변화의 충격 요법이 좀처럼 통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지난해 전 세계의 화석연료 사용량은 전체 에너지 사용량의 82%를 차지한 것으로 조사됐다. CNN방송은 에너지연구소와 컨설팅업체 KPMG·커니가 공동 발간한 ‘세계 에너지 통계 리뷰’를 인용해 26일 이같이 보도했다. 석유와 석탄, 가스 등은 지구온난화의 ‘주범’으로 꼽힌다.

특히 오염물질을 가장 많이 배출하는 석탄은 소비와 생산 모두 늘었다. 전 세계 석탄 생산량은 전년 대비 7%나 급증했고, 소비량도 0.6% 증가했다. 화석연료가 주된 에너지원으로 사용된 결과, 에너지 부문에서 발생한 온실가스 배출량 역시 전년 대비 0.8%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풍력과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사용 비중은 세계 에너지 소비량의 7.5%에 그쳤다.

줄리엣 데이븐포트 에너지연구소 회장은 “지난해 파키스탄의 파괴적 홍수와 북미·유럽을 강타한 기록적 폭염 등 기후변화가 초래한 최악을 목격했다”며 “그런데도 우리는 여전히 (지구 온도 평균 상승폭을 산업화 이전 대비 1.5도 이내로 제한하기로 한) 2015년 파리기후협약의 요구와는 반대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댓글 0

의견쓰기::상업광고,인신공격,비방,욕설,음담패설등의 코멘트는 예고없이 삭제될수 있습니다. (0/100자를 넘길 수 없습니다.)

주민 뜻 반영 않은 HOA 규정… 정부 법이 보호한다
주민 뜻 반영 않은 HOA 규정… 정부 법이 보호한다

‘주택 소유주 협회’(HOA·Homeowners’ Association) 주택의 외관과 단지 내 편의 시설 등을 관리하기 위한 목적으로, 전국적으로 운영된다.‘커뮤니티 협회’(Co

주택 단점 보완하고 장점 부각하는‘홈 스테이징’
주택 단점 보완하고 장점 부각하는‘홈 스테이징’

집을 팔 때‘홈 스테이징’(Home Staging)의 중요성이 갈수록 강조되고 있다. 홈 스테이징은 주택의 단점을 보완하고 장점을 최대한 부각하는 일종의 판매 전략이다. 홈 스테이

객실예약 필요없어… 편의시설만 사용 ‘데이패스’ 인기
객실예약 필요없어… 편의시설만 사용 ‘데이패스’ 인기

부진한 호텔 수익 만회 전략저렴한 비용으로 여행지 기분경험·가치’중시 수요와 맞아호텔업계 트렌드로 자리 잡아 객실 예약 없이 편의 시설만 사용할 수 있는‘데이 패스’를 판매 호텔이

미국서도 변종 엠폭스 감염 사례 확인
미국서도 변종 엠폭스 감염 사례 확인

엠폭스 바이러스 테스트 장비 [로이터]  아프리카에서 확산 중인 변종 엠폭스(MPOX·옛 명칭 원숭이두창) 감염 환자가 미국에서도 나왔다.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16일 최근 동

갈수록 치열해지는 UC 입학 경쟁…‘종합적 평가 방식’이해해야
갈수록 치열해지는 UC 입학 경쟁…‘종합적 평가 방식’이해해야

UC 대학은 많은 가주 학생들이 선호하는 공립대학이다. 타주에서도 입학을 원하는 학생이 많을 정도로 UC 대학 높은 교육 수준이 인정받고 있다. 각종 대학 순위에서 상위로 꼽히는

가볍지 않은 언어장애… 부모의 귀에서부터 시작한다?
가볍지 않은 언어장애… 부모의 귀에서부터 시작한다?

“그때만 생각하면 왜 그랬는지….” 유치원생 5세 아이를 둔 박모(40)씨는 지난해 가을, 아이를 나무랐던 일을“지금도 후회한다”고 했다. 아직도 기억이 선명한 그날은 아이가 하원

10명 중 7명은 근시… 소아·청소년 근시‘빨간불’
10명 중 7명은 근시… 소아·청소년 근시‘빨간불’

“영유아 검진에서 난시가 있다는 걸 알게 됐고, 안과에서 정기적으로 검사를 받다가 아이가 네 살 되던 때부터 안경을 썼거든요. 시력 발달 속도가 더뎌서 최근 검진을 해봤는데, 근시

신물 올라오는‘역류성 식도염’, 누울 때 왼쪽이 좋아
신물 올라오는‘역류성 식도염’, 누울 때 왼쪽이 좋아

저녁 식사를 후루룩 마친 뒤 곧바로 소파에 누워 TV나 스마트폰 등을 즐기는 사람이 적지 않다. 음식물이 소화되기 전에 누우면 위 속 내용물이 식도로 역류하지 못하게 막는‘하부 식

“똑바로 눕지 못하겠어요”… 누우면 더 아픈‘급성 췌장염’
“똑바로 눕지 못하겠어요”… 누우면 더 아픈‘급성 췌장염’

주말 아침 체한 증상이 있던 30대 남성 K씨는 복통과 구역 증상이 심해 응급실을 찾을 수밖에 없었다. 누워서 쉬려고 해도 등으로 뻗치는 통증 때문에 똑바로 누울 수도 없었다. 검

단백질 파우더·라면… 음식도 아닌 음식을 먹고 있다
단백질 파우더·라면… 음식도 아닌 음식을 먹고 있다

초가공식품의 역사와 현재거의 매일 마트에 간다. 식재료를 사기도 하지만 남들이 무엇을 사는지도 관찰한다. 특히 계산대에 줄을 서 있을 때가 좋은 기회다. 각자 선택이 매우 다양할

이상무가 간다 yotube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