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 신화 마이클 양씨 한미동맹 70주년 맞아 BMW 모터사이클 타고 알래스카 최북단 종주
1998년 실리콘밸리에서 창업한 인터넷 가격비교 사이트 ‘마이 사이몬(MySimon.com)’으로 벤처신화를 썼던 마이클 양(61)씨가 한미동맹 7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알래스카 최북단까지 모터사이클 종주에 나선다. 벤처사업가로서 화려한 인생 1막을 살았던 그가 이번에는 어드벤처 모험가로서 인생 2막을 펼치는 것이다.
오는 29일 LA를 출발하는 양씨는 유타-아이다호-몬태나-캐나다 로키산맥을 거쳐 캐나다 유콘주의 다슨시티에서 뎀슨 하이웨이를 타고 북극해와 만나는 캐나다 턱토약턱까지 질주할 예정이다. 500마일 거리의 뎀슨 하이웨이는 비포장도로로 모터사이클 운전자 사이에 악명이 높다.
다시 다슨시티로 내려 와 알래스카 페어뱅크스로 진로를 튼다. 여기서부터 달튼 하이웨이를 타고 알래스카 북단에서 북극해와 맞닫는 프루도베이로 향한다. 400마일 거리의 이 구간 역시 북극해 시추선에 채취한 석유를 운반하는 파이프라인이 연결된 비포장도로다.
이후 알래스카 페어뱅크스에서 캐나다 서부 해안을 따라 남하해 캐나다의 위슬러와 밴쿠버, 미국 시애틀을 거쳐 5번 프리웨이를 타고 LA로 돌아오는 일정이다. 총 거리 1만2,000마일, 40일이 걸리는 대장정이다.
양씨는 “올해 뜻깊은 한미동맹 70주년을 맞아, 라이딩 도중 만나는 사람들에게 전쟁 폐허 속 피로 맺어진 한미동맹의 의미를 널리 알리고 오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그의 모터사이클 사랑은 고등학교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서울에서 태어나 14세 때 미국으로 이민을 온 양씨는 샌호세의 세븐일레븐에서 파트타임으로 일하면서 100cc짜리 야마하 중고 모터사이클을 200달러에 사서 동네를 누볐다.
양씨는 8년 전 부모님이 사는 LA로 내려왔다. 벤처 사업 대신에 모터사이클에 몸을 싣고 미지의 세계를 탐험하려는 그의 꿈은 열정 이상의 것이다.
그는 2018년부터 매년 한차례씩 북미 대륙을 누비는 장거리 라이딩을 한다. 지난 해 6월에는 40일 동안 미국과 캐나다, 멕시코를 횡단하는 모터사이클 대장정을 마쳤다.
총 거리는 1만2,258마일. 대서양 연안인 캐나다 동쪽 끝 뉴펀들랜드주의 이스터몬스터가 최종 목적지였다. 그의 북미 대륙 도전기는 세계적인 모터사이클 전문 매체인 ‘로드 오브 어드벤처’의 3월호 커버 스토리를 장식하기도 했다.
양씨는 “한번도 가보지 않은 곳을 방문하고, 낯선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보는 것은 또 다른 즐거움 ”이라고 말한다. 곳곳에서 모터사이클 동호인들이 그를 반갑게 맞아 주었고, 모터사이클이 고장났을 때 이를 고쳐준 사람들도 동호인이었다.
다음 목표는 콜럼비아에서 팬아메리칸 하이웨이를 타고 아르헨티나에서 남극에 제일 가까운 우수아이아까지 라이딩을 하는 것이다. 언젠가 런던에서 시베리아를 가로 질러 서울까지 가는 게 그의 최종 목표다.
양씨는 “지금까지 누빈 거리만 해도 세계의 절반이다. 계속되는 도전을 통해 나머지 절반을 채우겠다”고 말했다.
<노세희 기자>